LG전자(066570)가 엔비디아를 겨냥해 인공지능(AI) 칩 기반의 서버 랙(Rack)을 개발하고 내년 양산을 추진
최근 LG와 엔비디아 간 AI 인프라 동맹을 서버 랙 제조로 확대해가는 것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PRI)이 상반기 엔비디아 ‘베라루빈’ 기반 컴퓨트 트레이 규격에 맞춘 AI 서버 랙 시제품 개발을 완료
LG는 하반기 신뢰성 평가를 거쳐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수주에 나서고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
이번 연구개발은 LG PRI의 평택 사업장에 조성된 1.8㎿(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에서 진행됐음
컴퓨트 트레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장치를 하나의 판 형태로 집적한 모듈로 수십 개의 트레이가 수직으로 쌓여 하나의 랙이 됨
베라루빈 랙에서는 총 108개의 AI 칩이 동시에 작동해 막대한 열이 발생하는 만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열을 식히느냐가 AI 서버 랙의 성능을 좌우
LG전자는 1968년 국내 최초로 가정용 에어컨을 출시한 후 58년간 축적한 냉방 기술을 AI 랙에 이식
이미 AI 서버용 공랭·수랭 냉각 기술을 보유한 LG전자는 이번 AI 랙에는 냉각수를 칩 주변에 순환시켜 발열을 잡는 ‘다이렉트투칩(DTC)’ 냉각 방식을 적용
AI 서버 랙 제조는 LG그룹의 데이터센터 턴키 전략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
LG는 LG전자의 냉난방공조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의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 등을 하나로 묶은 ‘원LG’ 전략을 내세워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을 공략하고 있음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여의도 본사를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AI 랙 공급 등 데이터센터 협력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음
업계 관계자는 “서버 랙 개발로 LG는 칩과 전력 부문을 제외한 AI 데이터센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음
서버 랙 더해 AIDC 공급 퍼즐 완성…“폭스콘 이상의 경쟁력 확보”
세계 최대 가전 회사로 성장한 LG전자(066570)가 냉각 및 기계공학 기술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분야로 영토를 넓힘
데이터센터의 열을 잡는 냉난방공조(HVAC)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선보인 LG전자가 반도체의 발열을 직접 최소화하는 차세대 냉각 기술과 가전 제조에서 축적한 기계 설계 역량으로 AI 서버 랙(Rack) 개발에 성공한 것
LG전자는 대만이 주도하는 AI 서버 랙 시장을 파고들어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을 수십조 원 규모로 키우고 LG그룹의 AI 데이터센터 턴키 공급 역량을 완성해 글로벌 빅테크와 동맹을 확대해나갈 계획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PRI)은 상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 규격에 맞춘 랙 시제품을 개발했고, 하반기 신뢰성 평가를 마친 후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
경기 평택 LG PRI 사업장에는 총 1.8㎿(메가와트)에 달하는 수십 개의 랙이 병렬로 배치된 클러스터가 조성돼 AI 서버 랙 시제품 생산과 품질 검증을 병행하고 있음
LG전자는 AI 서버 랙 시장에 진출해 수조 원의 매출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사업 규모를 수십조 원대로 키운다는 구상
시장조사 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AI 서버 랙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4% 성장해 2030년 4486억 달러(약 67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
현재 AI 서버 랙 시장은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은 폭스콘과 콴타컴퓨터·델타일렉트로닉스 등 대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음
이들 업체는 AI 서버 랙 생산으로만 분기에 1조~2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음
하지만 AI 서버 랙 공급망이 대만에 과도하게 집중되자 빅테크들 사이에서는 공급 거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고 LG전자도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해 제품 개발에 나섰음
가전의 냉각·기계 역량 녹였다...젠슨 황 “LG 냉각 필수적” 극찬
LG전자가 이번에 발열을 최소화하는 AI 서버 랙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58년간 ‘열을 다루는 기술’을 축적해왔기 때문
회사는 1968년 국내 최초의 가정용 에어컨을 출시한 후 냉난방공조의 핵심인 압축기와 열교환기 등을 생산해왔음
가정에만 쓰이던 냉각 기술은 빌딩과 공장에 적용되는 대형 상업용 ‘칠러’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막대한 열을 내뿜는 AI 데이터센터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3년 전 공랭식과 수랭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칩 인근에 냉각수를 흘려 열을 식히는 ‘다이렉트투칩(D2C)’ 냉각 장치까지 자체 개발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의 전력 소모는 대당 100㎾(킬로와트)를 웃돌고 차세대 베라 루빈에서는 20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 후속 제품은 600㎾급까지 거론
AI 서버 랙이 소화해야 할 전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LG의 D2C 기술은 차세대 서버 랙의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방한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회장과 회동한 후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위해 LG의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기대를 표한 바 있음
AI 서버 랙은 단순 조립물을 넘어 수백 개의 칩을 제한된 공간에 고밀도로 집적하는 만큼 기계공학 역량도 함께 요구
LG전자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을 개발하며 모터 같은 핵심 부품 개발부터 열·유체 제어와 진동·소음 관리, 구조 설계까지 기계공학 측면의 기술도 고도화
AI 서버 랙 역시 수십 개의 컴퓨트 트레이와 냉각·전력·통신 장치를 하나의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
업계에서는 정밀기계 설계와 대량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LG전자가 대만 서버 제조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력 서버 랙 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옴
LG 계열사 데이터센터 역량 총동원...마지막 퍼즐은 ‘AI 랙’
LG전자는 AI 랙을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턴키 전략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보고 있음
LG그룹은 국내외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전자의 칠러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의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 등을 하나로 묶은 턴키 전략인 ‘원LG’를 앞세우고 있음
여기에 서버 랙 제조까지 더해 데이터센터 구축 전(全)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한다는 구상
AI 서버 랙 사업에는 LG전자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LG CNS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음
업계 관계자는 “원LG의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던 영역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보드를 연결해 랙으로 완성하는 서버 제조”라며 “LG전자의 제조·냉각 기술에 LG CNS의 서버 설계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결합하면 폭스콘 이상의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
LG는 서버 랙 제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AI 인프라 구축에서 가속기와 메모리 등 칩과 발전소 및 전선 등 전력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역량을 갖추게 됐음
LG전자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전략과 기업가치 재평가 분석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폭발적 성장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초기 AI 시장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라는 '실리콘(Silicon) 중심의 경쟁'에 집중되었다면, 현재는 이러한 초고성능 칩을 물리적으로 수용하고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전력(Power) 및 냉각(Cooling) 인프라 확보라는 '열역학적 병목(Thermodynamic Bottleneck) 극복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단순한 서버의 집합소가 아니라, 고밀도 연산 자원을 가동하기 위한 거대한 발전소이자 정밀한 열 제어 플랜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구조적 변곡점에서 최근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된 LG전자의 엔비디아(NVIDIA) '베라 루빈(Vera Rubin)' 기반 AI 서버 랙(Rack) 자체 개발 및 AI 데이터센터(AIDC) 공급 전략은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선 거시적 함의를 지닌다. 과거 60여 년간 B2C 가전 시장에서 축적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및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B2B AI 인프라 영역으로 전면 확장함으로써, LG전자는 대만 위탁생산(ODM)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던 AI 서버 생태계에 균열을 내고 독자적이고 수직 계열화된 밸류체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의 아키텍처 혁신과 물리적 한계 돌파
[ 베라 루빈의 극단적 성능 향상과 전력 밀도의 급증]
엔비디아가 새롭게 제시한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은 단순한 칩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AI 연산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는 거대한 시스템 아키텍처의 도약이다. 베라(Vera) CPU와 루빈(Rubin) GPU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TSMC의 N2(컴퓨트 다이) 및 N4(IO 다이) 공정을 활용한 3D 칩렛(Chiplet) 패키징을 통해 칩당 약 5,00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있다. 기술적 사양을 살펴보면, 베라 CPU는 88개의 커스텀 올림푸스(Olympus) 코어를 기반으로 총 176 스레드를 제공하며, 루빈 GPU는 이전 세대인 블랙웰(Blackwell) 대비 5배 향상된 NVFP4 추론 성능(50 PFLOPS)과 3.5배 향상된 훈련 성능(35 PFLOPS)을 자랑한다.
더불어 칩당 최대 13TB/s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HBM4 메모리와 288GB의 용량을 통합하였으며, 6세대 NVLink를 통해 GPU 간 5TB/s의 양방향 대역폭을 제공함으로써 256개의 GPU가 500나노초 미만의 지연 시간으로 단일 거대 프로세서처럼 작동한다. 이러한 초연산 능력의 대가는 극단적인 전력 소비와 발열이다. 최신 AI 가속기의 전력 소비량은 기기당 100kW를 넘어 베라 루빈 세대에서는 200kW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단일 랙 시스템(VR200 NVL72)의 가격은 780만 달러(약 11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공랭식의 종말과 100% 직접액체냉각(D2C) 시대의 개막]
전통적인 12V 전력 변환 체계는 칩당 2,000W 수준의 전류 환경에서 감당할 수 없는 전력 손실을 발생시키므로, 베라 루빈은 온패키지 전압 조정과 함께 48V 직접 칩 전력 공급 기술을 구현한다. 가장 눈에 띄는 혁신은 서버 랙 내부의 복잡한 케이블과 배관, 쿨링 팬을 완전히 없앤 설계다. 기존 시스템이 하나의 노드를 조립하는 데 43개의 케이블과 6개의 튜브, 2시간의 작업 시간이 필요했던 반면, 베라 루빈 컴퓨트 트레이는 내부 케이블과 튜브가 '0개'로 설계되어 조립 시간이 단 5분으로 단축된다.
이는 모든 열 교환이 시스템 내부적으로 처리되는 100% 수랭식 시스템, 즉 다이렉트투칩(D2C, Direct-to-Chip) 냉각이 필수 불가결한 기본값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고성능 AI 연산의 패러다임이 '전자 회로 설계'에서 '정밀 유체 제어 및 열역학'의 영역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LG전자의 AI 서버 랙 자체 개발 현황과 '쿨링 중심'의 제조 진입 전략
[ 베라 루빈 맞춤형 AI 서버 랙 시제품 개발 완료 및 실증]
이러한 거시적 기술 변화에 발맞춰, LG전자는 생산기술원(PRI)을 주축으로 2026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 규격에 완벽히 부합하는 컴퓨트 트레이 및 AI 서버 랙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였다. 하반기 중으로 강도 높은 신뢰성 평가를 거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주를 전개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경기도 평택 생산기술원 사업장에 1.8MW(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수십 대의 랙을 병렬로 배치하여 시제품 생산과 품질 및 신뢰성 검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 베드를 가동하고 있다. 서버 랙 개발을 통해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 핵심 칩(가속기, 메모리 등)과 송배전 전력망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물리적 인프라 영역을 자체 역량으로 아우르게 되었다.
[ 58년 축적 열 제어 기술 기반의 다이렉트투칩(D2C) 솔루션]
LG전자가 서버 제조 경험이 풍부한 기존 IT 하드웨어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냉각 역량'이다. 1968년 국내 최초의 가정용 에어컨 출시 이후 58년간 축적해 온 냉난방공조(HVAC) 및 모터 제어 기술은 대규모 빌딩과 공장용 '칠러(Chiller)'를 거쳐 이제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냉각 기술로 진화했다.
컴퓨트 트레이는 GPU 등 연산 장치가 평판 하나에 모듈화된 형태로, 이것이 수십 개 적층되어 하나의 랙을 구성한다. 베라 루빈 랙에는 무려 108개의 AI 칩이 동시에 가동되며 극단적인 열을 뿜어낸다. LG전자는 반도체 칩 주변에 직접 냉각수를 흐르게 하여 발열을 제어하는 다이렉트투칩(D2C) 냉각 장치를 자체 개발하여 트레이에 통합시켰다. 컴퓨트 트레이에는 칩과 전력, 네트워크 장치뿐만 아니라 액체냉각 매니폴드(Manifold)와 퀵 커넥터가 고도로 통합되어 정밀한 유체 흐름을 제어하게 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최근 LG 트윈타워를 찾아 구광모 회장과 회동하며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에 LG의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극찬한 것은, LG의 열역학 기반 시스템 설계가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생태계의 물리적 난제를 해결할 가장 확실한 열쇠임을 방증한다.
대만 주도의 글로벌 AI 서버 밸류체인 분석과 과점 구도의 한계
[ 폭스콘, 퀀타 등 대만 ODM 기업의 과점적 시장 지배 구조]
현재 글로벌 AI 서버 제조 및 조립 시장은 대만 기업들이 전 세계 물량의 약 90%를 담당하며 압도적인 독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대만 정보산업연구소(MIC)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전체 서버 출하량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2.4%에서 2027년 20.9%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세계 최대의 전자기기 위탁생산 기업인 폭스콘(Foxconn)은 2025년 기준 서버 시장 점유율 40%를 상회하며 확고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으며, 퀀타 컴퓨터(Quanta Computer)와 위윈(Wiwynn)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폭스콘의 2026년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2조 1,200억 대만달러(약 660억 달러), 순이익은 19% 증가한 499억 대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2분기 매출 역시 AI 서버 수요 폭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폭등한 120조 원 규모를 기록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업 구조의 전환이다. 폭스콘 전체 매출 중 클라우드 및 네트워킹 제품(AI 서버 포함) 비중이 50%에 육박하며, 과거 스마트폰 중심의 전통적 가전 제조 비중을 사상 처음으로 역전했다. 퀀타 컴퓨터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B200 서버 대량 주문을 확보하며 AI 서버가 전체 서버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대만 위탁 생산 생태계의 내재적 리스크: 마진 압박과 지정학적 단일 장애점]
대만 업체들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첫째, 수익성의 한계다. 폭스콘의 2026년 1분기 총이익률(Gross Margin)은 6.18%,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은 3.57% 수준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폰 위탁 조립 시절보다는 마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조립 및 하드웨어 패키징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초거대 AI 인프라 창출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온전히 흡수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둘째, '지정학적 단일 장애점(Geopolitical Single Point of Failure)' 리스크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입장에서 전 세계 AI 서버 부품 조달과 조립의 90%가 대만이라는 좁은 지역과 특정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심각한 공급망 불안 요소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공급망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강력한 '탈(脫) 대만' 혹은 '대만+1(Taiwan+1)'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설계, 부품 내재화, 냉각 기술을 통합하여 제공할 수 있는 LG전자에게 수십 조 원 규모의 시장 참여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One LG' 에코시스템: AIDC 턴키 구축의 시너지와 파주 하이퍼스케일 프로젝트
LG그룹은 AI 인프라 시장에서 대만 ODM이나 개별 부품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핵심 역량을 하나로 묶는 'One LG' 턴키 전략을 구동하고 있다. 이 원팀 생태계의 거대한 실험장이자 쇼케이스가 바로 LG유플러스가 경기도 파주에 구축 중인 수도권 최대 규모의 200MW급 AI 데이터센터다.
[ 200MW 하이퍼스케일 AIDC의 전략적 가치와 완판 신화]
AI 데이터센터 경쟁의 본질은 결국 GPU 구매를 넘어선 '전력 확보'와 '부지 및 인허가' 경쟁으로 귀결된다. 송배전망 확보가 단기간에 불가능한 현실에서, 파주 AIDC가 확보한 200MW(메가와트)의 전력량은 국내 유일무이한 하이퍼스케일급 규모로 베라 루빈과 같은 극초전력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절대적 기반이다. 이러한 입지적, 인프라적 우위를 바탕으로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파주 AIDC 전산 1동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입주 계약이 전량 완판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계열사 역량이 융합된 'One LG' AI 팩토리 오퍼레이터]
파주 프로젝트는 LG그룹 계열사 간의 수직적 기술 결합이 어떻게 차별화된 인프라 효율성을 창출하는지 입증22.
LG전자 (종합 열관리 및 공조 솔루션): 서버에 부착되는 콜드플레이트와 액체 순환 장치인 CDU(냉각수 분배 장치)를 공급하며, 건물 외부에는 찬 공기를 활용하여 냉각수를 생산하는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Free Cooling Chiller)'를 구축한다.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통해 기존 대비 약 24%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10% 수준의 전력 소모 절감 데이터를 도출해 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및 전력 안정성): 200MW 규모의 전압 변동 및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고성능 UPS 배터리를 탑재한다. 배터리 셀에서 팩에 이르기까지 다중 안전 구조를 자체 설계하여 열폭주와 화재 위험을 완벽히 통제한다.
LG유플러스 및 LG CNS (설계, 시공 및 DCIM 운영): 현장 조립 시간을 단축하고 확장성을 높이는 표준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 공법을 적용한다. 더불어 전력, 온도, 습도 설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 시스템을 전 영역에 적용하여 인프라 가동률 99.99%를 달성한다.
과거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서버, 공조기, 배터리 시스템, 전력망을 제각기 다른 업체에서 구매하여 연동해야 했으나, LG는 'One LG' 패키징을 통해 칩과 송배전망을 제외한 모든 요소를 일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단순 공간 임대업자를 넘어 'AI 팩토리 오퍼레이터'로서 2030년까지 AIDC 누적 수주 5조 원, 연평균 매출 성장률 15~20%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재무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내재화를 넘어선 '피지컬 AI(Physical AI)'와 로보틱스 확장
LG그룹의 AI 인프라 전략은 클라우드 상의 거대한 '두뇌(데이터센터)' 구축에서 멈추지 않는다. 젠슨 황 CEO가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 로봇 택시 등을 아우르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생태계의 도래를 선언했듯, AI는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몸' 즉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팩토리 구축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고도화]
최근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LG CNS는 LG전자와 1,897억 원(2025년 기준 LG CNS 매출의 3.1%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금은 LG전자가 서울 서초구 양재 R&D 캠퍼스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구축 중인 대규모 로봇 학습용 '데이터 팩토리(Data Factory)'에 투입되어 고성능 GPU 기반 연산 인프라와 스토리지 확충에 쓰인다.
이 데이터 팩토리는 LG전자의 휴머노이드 홈 로봇 '클로이(CLOi)'를 비롯한 다양한 상업·산업용 로봇이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물체를 잡고, 옮기고, 판단하는 동작 데이터를 무한대로 생성하고 축적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렇게 수집된 고품질 데이터는 곧바로 로봇의 지능이 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학습시키는 데 활용되어 피지컬 AI의 사업화 시기를 대폭 앞당길 것이다. 동시에 LG CNS는 기업 고객의 AI 전환(AX)을 지원하기 위해 CPU, GPU(H200, B300 등), NPU 연산 자원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XPU웍스(XPUWorks)' 플랫폼을 출시하며 기업 생태계 전반을 공략하고 있다.
[로보틱스 전담 조직 신설과 핵심 구동계 부품(액추에이터)의 르네상스]
LG전자는 이러한 피지컬 AI 미래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최근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는 원포인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35. 송시용 센터장이 이끄는 이 조직은 단순한 로봇 완제품 제조를 넘어 영업, 공급망, 핵심 부품의 제조까지 완결된 권한을 갖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구동계 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의 내재화 및 B2B 외부 공급 추진이다. 가전 사업에서 60년 이상 축적된 세계 최정상급의 모터 설계 역량이 로봇 관절의 정밀 구동계로 완벽하게 치환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자회사인 로보스타와 베어로보틱스가 주도하는 가정용·상업용·산업용 로봇의 포트폴리오를 삼각 편대로 완성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2030년까지 영남권에 9조 4,000억 원을 투자하여 AI 인프라 및 첨단 제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은 이러한 엣지(Edge) 단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글로벌 스케일로 키우겠다는 그룹 차원의 결단이다.
미래 LG그룹의 이익 성장세 기여 전망 및 전사적 기업가치 재평가(Re-rating)
LG전자의 AI 인프라 사업 확장 및 피지컬 AI 로보틱스 포트폴리오 강화는 일시적인 테마성 사업 진출이 아니다. 이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전통적 B2C 가전 중심의 수익 구조를 벗어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마진 확보가 가능한 B2B 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탈바꿈시키는 핵심 모멘텀이다.
[데이터센터 냉각/칠러 사업의 폭발적 수주 실적과 조기 목표 달성 가시화]
가장 빠르게 전사 재무제표에 기여할 부문은 단연 냉난방공조(HVAC) 산하의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사업이다. LG전자는 2026년 1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이 전년 대비 약 3배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재성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장은 '2027년 칠러 사업 매출 1조 원'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으나, 북미 빅테크 기업(마이크로소프트 등 2개사 추정)을 대상으로 한 칠러 품질 테스트(Qual-test)가 막바지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이 목표는 조기 달성이 유력해졌다.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약 6~9개월의 리드타임을 거쳐 대규모 납품이 시작되며 이때부터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단위의 강력한 매출 인식이 이뤄진다. 미국 워싱턴 데이터센터월드에 선보인 1.4MW급 차세대 CDU와 칠러, 나아가 미국 액침냉각 기업 GRC와의 협력을 통한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라인업 등 고성능 열관리 솔루션은 일반 가전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마진을 창출한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의 냉각 인프라는 한번 채택되면 락인(Lock-in) 효과가 강력해 장기간 안정적인 유지보수 및 교체 수익을 담보하는 알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2026~2027년 실적 추정치와 멀티플의 강력한 재평가]
LG전자의 이러한 사업 체질 개선은 실적 전망치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의 2026년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1% 증가한 93조 7,490억 원, 영업이익은 대폭 증가한 4조 5,420억 원에서 4조 6,690억 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의 양호한 잠정 실적과 AI 데이터센터 칠러 수주 임박, 자동차 전장(VS) 및 웹OS(webOS) B2B 플랫폼 사업의 고성장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24만 원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펀더멘털의 변화가 단순한 이익 증가를 넘어, LG전자가 고질적으로 받아온 이른바 '가전 회사 디스카운트(Home Appliance Discount)'를 철폐시키는 강력한 촉매제라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 철수 이후 애플카 이슈 등에 기대어 단발적으로 움직이던 주가는, 이제 '글로벌 초거대 AI 인프라 열관리 플랫폼'이자 '피지컬 AI 선도 기업'이라는 확실한 정체성 전환을 통해 밸류에이션(PER 다중 배수)의 대대적인 리레이팅을 맞이할 변곡점에 서 있다.
<시사점>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축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승부는 누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그 GPU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전력과 냉각,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누가 더 효율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병목은 더 이상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와 열로 귀착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런 점에서 LG전자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기반 서버 랙 개발에 뛰어든 것은 단순한 신사업 진출 이상의 의미로 보여집니다. 서버를 하나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AI 산업의 핵심 가치사슬이 이동하는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베라 루빈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상식을 뒤집고 있습니다. 랙당 전력 소비는 200kW 수준으로 치솟고 공랭 방식은 사실상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액체를 칩에 직접 공급하는 D2C(Direct-to-Chip) 냉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AI 경쟁의 핵심은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열역학과 유체 제어 기술까지 포함하는 종합 엔지니어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LG전자의 강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60년 가까이 축적한 냉난방공조(HVAC), 칠러, 모터, 열관리 기술은 가전산업에서는 성숙 기술이었지만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핵심 기술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냉장고와 에어컨을 만들던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 AI 인프라를 움직이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업 혁신이 새로운 기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의 새로운 활용에서도 탄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LG의 전략이 단품 판매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을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LG전자의 냉각과 서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 시스템, LG유플러스와 LG CNS의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역량을 결합한 '원 LG(One LG)'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가 요구하는 턴키 솔루션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서버를 납품한다고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며, 전력·냉각·운영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만 비로소 경쟁력이 생깁니다.
이는 공급망 재편이라는 국제적 흐름과도 맞물립니다. 현재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폭스콘, 퀀타 등 대만 ODM 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정 지역에 집중된 공급망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Taiwan+1' 전략을 모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며, 한국 기업이 새로운 공급망의 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AI 인프라는 막대한 투자와 긴 검증 기간이 요구되는 시장입니다. 엔비디아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대만 업체들이 오랫동안 구축한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도 넘어야 합니다. AI 산업의 성장성이 곧바로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가전기업이라는 기존의 정체성을 넘어 AI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하나의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한국 제조업이 AI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우리 산업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와 완제품 제조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 냉각 솔루션, 로봇과 같은 새로운 산업 인프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AI 시대는 반도체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그 반도체를 움직이는 물리적 인프라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미래 제조업의 성패를 크게 좌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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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640693?date=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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