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바이오주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 기대감으로
"K바이오의 시대가 다시 온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HLB와 펩트론이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K바이오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같은 날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바이오 섹터 전체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급락은 단순한 조정일까요,
아니면 K바이오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는 신호일까요?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이었던 HLB
HLB는 한때 시가총액이 16조 원에 육박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위협했던 대표 바이오 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정반대입니다.
7월 10일에는 결국 하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조정은 예상됐습니다.
그동안 주가가 워낙 많이 올랐고, 기업가치 대비 기대감도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만 원대에서 하루 만에 하한가까지 내려간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강한 충격이었습니다.
HLB가 급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미국 FDA 승인 지연입니다.
시장에서는 승인을 기대했지만, FDA는 승인 대신
CRL(보완요구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병용 투여 파트너인 중국 항서제약의 생산 공정 관련 보완 요구
* 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뤄졌던 일부 글로벌 임상 현장 실사 미완료
중요한 점은 이번 지적이 신약의 효능이나 안전성 때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생산시설과 실사 등 절차적인 부분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실망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더 우려하는 부분
이번이 세 번째 CRL이라는 점입니다.
HLB는 2024년 첫 번째 CRL을 받은 이후 2025년 두 번째,
그리고 이번 세 번째 보완 요구를 받았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요구 사항을 보완한 뒤 다시 FDA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자들은 시간이 계속 길어지는 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다시 심사가 진행된다면 결과는 내년쯤에야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의 기술력보다 승인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흔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HLB 주가를 볼 때는 기술력보다 FDA 승인 일정과 진행 속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펩트론도 하한가…이유는 조금 달랐다
펩트론 역시 같은 날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원인은 HLB와 조금 달랐습니다.
이번 이슈는 일라이 릴리와의 공동연구와 관련된 대표이사의 발언에서 시작됐습니다.
행사에서 대표는 공동연구가 기존에 시장이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소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특히 많은 투자자들이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이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에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만큼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회사는 즉시 해명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펩트론은 곧바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회사 측은 일라이 릴리와의 공동연구는 계획대로 정상 진행되고 있으며,
특정 후보물질뿐 아니라 차세대 펩타이드와 중추신경계(CNS) 분야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 해명만 놓고 보면 단순한 오해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시장 분위기는 이미 크게 흔들린 상태였습니다.
HLB의 급락으로 바이오 업종 전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펩트론까지 악재가 겹치자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결국 개별 이슈보다 섹터 전체의 투자심리 악화가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K바이오, 앞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급락이 K바이오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HLB는 여전히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고, 펩트론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장기 성장 가능성 자체가 갑자기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이오 업종은 작은 뉴스 하나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임상 결과, FDA 심사 일정, 기술수출, 경영진 발언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이오주는 다른 업종보다 변동성이 훨씬 큰 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
저는 오래 투자하면서 한 가지를 느꼈습니다.
바이오주는 실적보다 기대감이 주가를 움직이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점입니다.
좋은 뉴스가 나와도 기대에 못 미치면 급락하고,
반대로 작은 호재에도 크게 오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바이오 업종에는 투자하지 않고 관망하는 편입니다.
물론 HLB와 펩트론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기업과 좋은 투자 타이밍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분들이라면 이번 사례를 계기로
바이오 업종의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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