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에 중동에서 굵직한 군사적 충돌 소식이 전해졌는데, 가상자산 시장은 생각보다 아주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그 배경을 쉽게 정리해 드리려고 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미국이 이번 주 들어 세 번째로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단행했는데요. 이에 맞서 이란 테헤란 정부도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폐쇄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 중앙사령부는 이란 군이 키프로스 국적의 컨테이너선을 공격하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지시로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번 공습을 진행했다고 밝혔죠. 이란 현지 언론에서도 부셰르나 아살루예 같은 주요 에너지 거점과 항구 도시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하며 긴장감이 고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상자산 시장은 이 엄청난 뉴스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조용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Bitcoin)은 24시간 전보다 고작 0.3% 떨어진 63,8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사실상 제자리를 지켰는데요. 일주일 전체로 보면 오히려 2% 정도 오른 수치입니다. 이더리움(Ether) 역시 일주일간 2% 상승한 1,800달러 선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죠. 다른 주요 코인들을 보면 솔라나(Solana)가 일주일간 5%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리플(XRP)은 1.09달러, 도지코인(Dogecoin)은 0.07달러 선으로 살짝 밀려났지만 하루 변동 폭으로 보면 모두 1%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인 쇼리아 말와(Shaurya Malwa)의 분석에 따르면 선박 추적 데이터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통행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아시아 지역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도 일부 선박들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대형 악재에도 시장이 덤덤하게 반응하는 건 최근 바뀐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지난 3월 이란이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닫았을 때는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가 4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최고 120달러 선까지 치솟았었죠. 당시에는 중동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뚝뚝 떨어지며 민감하게 반응했었는데요.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주말에는 주식이나 채권, 원유 시장이 모두 문을 닫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위험을 반영하는 유일한 대형 시장인데, 투자자들이 이번 공습을 그리 심각한 돌발 악재로 보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진짜 관전 포인트는 주말이 지나고 모든 금융시장이 문을 여는 월요일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 바다로 운송되는 원유의 약 5분의 1이 바로 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기 때문에 유가는 이미 긴장감을 반영하며 주말을 맞이했는데요. 월요일에 원유 시장이 열리자마자 유가가 폭등하는데도 비트코인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줄지가 핵심입니다. 만약 유가마저 차분하게 시작한다면 시장은 이란의 해협 폐쇄 선언을 과거에도 그랬듯 통상적인 위협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가 되니까요. 이번 주 원유 시장 추세를 비트코인의 흐름과 함께 꼭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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