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나스닥100 편입은 기업 입장에서 큰 호재로 받아들여집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X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장한 지 불과 16거래일 만에 나스닥100에 편입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고,
투자자들은 새로운 상승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해외 언론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스페이스X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고, 최대 40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나스닥100 편입 첫날, 오히려 주가는 하락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 편입 첫 거래일 약 7%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상장 직후 공모가 135달러에서 225달러까지 빠르게 치솟았던
주가도 어느새 150달러 안팎까지 밀리며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분명 호재였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차익실현이었다
사실 이번 하락을 스페이스X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당시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AI 관련 종목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다시 부각되면서
메타, 아마존, 테슬라, 구글 등 주요 기술주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일부 반도체 기업만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죠.
즉, 스페이스X만 유독 빠진 것이 아니라 기술주 전체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날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흔히 말하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Buy the rumor, Sell the news)'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나스닥100 편입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실제 편입이 확정되자 단기 차익을 노린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입니다.
또한 지수 내 편입 비중이 시장 기대보다 크지 않았던 점도
추가 상승 동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서학개미도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당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약 3조 원 규모를 순매수했습니다.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오를 정도로 매수세가 집중됐고,
2배 레버리지 ETF에도 많은 자금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면서 관련
ETF 역시 큰 폭의 조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을 보면
- TIGER 미국우주테크 : -35.19%
- SOL 미국우주항공TOP10 : -22.84%
-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 -22.18%
- KODEX 미국우주항공 : -19.73%
특히 스페이스X 비중이 높은 ETF일수록 낙폭도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결국 스페이스X 한 종목의 조정이 우주항공 ETF 전체에 영향을 준 셈입니다.
하지만 월가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흥미로운 점은 단기 주가와 달리 월가의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300달러를 제시했고,
UBS는 210달러,
골드만삭스는 205달러를 제시하며 장기 성장 가능성을 유지했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두 배 가까운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월가는 단순히 나스닥100 편입 효과보다 앞으로의
사업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 스타링크(Starlink) 가입자 증가
- 우주 발사 시장 점유율 확대
-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위성통신 수요 증가
이 세 가지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단기간 급등한 뒤 빠르게 조정을 받는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거래량도 초기의 과열된 수준에서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상장 초기 기업인 만큼 당분간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분위기와 차익실현 매물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인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실적과 사업 성장 속도입니다.
특히 앞으로는 스타링크 서비스 확대, 우주 발사 실적,
신규 계약 체결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라면 무엇을 봐야 할까?
이번 사례는 나스닥100 편입이라는
이벤트만으로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페이스X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무너졌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이벤트는 단기적인 주가를 움직일 수는 있어도,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실적, 스타링크 성장 속도, 우주산업 시장 확대,
그리고 신규 사업 성과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훨씬 중요한 투자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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