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장은 참 복잡하고 흥미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그러니까 물가 상승과 관련된 서로 상충되는 신호들 사이에서 다소 난처한 위치에 처해 있는데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동 지역, 특히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면서 석유 가격이 치솟아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예상하는 향후 물가 상승률 지표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시장이 앞으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굳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던 거죠. 금리 인상 압박이 줄어드는 건 비트코인 같은 자산에는 보통 호재, 즉 가격을 끌어올리는 순풍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시장의 예측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물가가 3.7%나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오월의 조사치인 3.5%보다 높아진 데다, 재작년인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더 멀리 향후 3년을 바라보는 물가 전망치도 3.3%까지 치솟았죠. 여기에 연준의 케빈 워시(Kevin Warsh)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자신들의 목표치인 2%까지 무조건 낮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든 말든 굴하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연준은 채권 시장의 긍정적인 신호와 소비자들의 불안한 시선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까요? 보통 연준은 거대 자금이 움직이는 채권 시장의 지표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비자 설문조사는 아무래도 매일 피부로 느끼는 주유비나 식비 같은 변동성 큰 요인에 쉽게 흔들리고 반응도 늦기 때문이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시장 지표가 꺾인 만큼 비트코인에 여전히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준이 대중의 심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대중의 불안감이 커지면 실제로 물가를 더 자극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이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악재가 터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이 깨진 것인데요. 도널드 트ランプ(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가운데 양측이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국제 유가가 5% 이상 폭등했습니다. 주식 시장의 선물 지수도 수백 포인트씩 뚝뚝 떨어지고 있죠. 이 충격으로 비트코인 역시 6만 2천 달러선으로 밀려났으며, 뉴욕 증시 개장 이후 공포 심리가 더 확산된다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투자사 마렉스(Marex)의 분석가들은 오늘 밤 발표될 연준의 지난 회의록 내용이 매파적, 그러니까 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로 흘러갈 경우 시장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니 투자 규모를 보수적으로 조절하라고 조언합니다.

가상자산 업계의 다른 소식들도 살펴보면, 대형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중심으로 정식 은행 라이선스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있습니다.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밀어주며 큰 기대를 모았던 자산 토큰화 전문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는 상장 직후 이틀 만에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관점에서 캔톤 네트워크의 CC 토큰 차트를 보면, 지난 3월부터 가격을 지탱해주던 지지선인 13.5센트 구역이 무너지며 올해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지선이란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이끌어내던 구간인데, 여기가 뚫렸다는 건 그만큼 사려는 힘이 약해졌다는 뜻입니다. 이제 다음 방어선은 지난 1월에 찍었던 10센트 부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큰 시기인 만큼, 당분간은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시면서 신중하게 접근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