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반도체 한파로 코스피가 7,600대까지 밀리고, SK하이닉스는 무려 14%나 폭락하는 충격적인 하루였습니다.

반도체 종목들이 이미 고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미국 기술주들이 먼저 급락하더니, 우리 증시도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네요.

어제 코스피는 무려 4.46% 급락한 7,933으로 출발하면서 시작부터 8천 선이 붕괴되었습니다.

가파른 하락세 탓에 개장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올해 15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했습니다.

어떻게든 하락세가 진정되길 바랐지만, 차익 실현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낙폭은 더 커졌고 결국 7.89% 폭락한 7,64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 폭락의 결정적인 단초는 미국의 IT 기업 '메타(Meta)' 관련 소식이었습니다.

메타가 여분의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거든요.

그동안 빅테크들이 엄청난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AI 패권 경쟁을 하느라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 소식으로 '이제 컴퓨팅 자원이 부족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겁니다.

이게 반도체 고점 우려로 이어지면서 미국은 물론 우리 증시까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대형주들의 타격도 컸습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9.06% 폭락해 28만 6천 원으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는 14.57%나 떨어지며 218만 7천 원으로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오늘 개인 투자자들이 6조 2,6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필사적으로 지수를 방어했지만,

외국인이 4조 4,000억 원 넘게 던지고 기관마저 2조 원 넘게 팔아치우는 물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코스닥 역시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기계·장비와 전기·전자 등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결국 6.74% 떨어진 866으로 마감해 900선마저 깨지고 말았습니다.


환율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기가 좀 누그러졌다고 언급하면서

달러 강세가 아주 살짝 진정되는 듯했지만, 여전히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555.8원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러모로 시장 상황이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