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아래로 밀려나면서 "대체 바닥이 어디냐"며 답답해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작년 10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인 12만 5,000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상황인데요.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리서치 책임자인 잭 팬들(Zach Pandl)은 이번 조정을 단순한 시장의 붕괴가 아니라 과거에도 늘 있어 왔던 '정상적인 시장 주기(사이클)'의 한 부분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미국발 두 가지 핵심 변수를 제시했는데요. 과연 지금이 바닥일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함께 짚어보시죠.
그레이스케일이 꼽은 첫 번째 변수는 미국 상원에 계류 중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통과 여부입니다. 이 법안은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괴롭혀온 "이 코인이 증권이냐 상품이냐"하는 규제 모호성을 끝내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구역을 명확히 나누는 초대형 법안입니다. 두 번째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인데요. 최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의 인물 대신 매파(긴축 선호) 성향의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고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아닌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어 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앞서 소개해 드린 스트래티지(Strategy) 사의 과도한 부채 문제와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양자 컴퓨터가 블록체인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그레이스케일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긍정적인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상원을 무사히 통과하고, 스트래티지 사가 비트코인을 일부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동결 기조를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만약 이 촉매제들이 계획대로 맞아떨어진다면 비트코인은 이미 바닥권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며, 곧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비록 규제를 둘러싸고 전통 은행권과의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긴 하지만, 제도권 법안이 통과되면 수많은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고속도로가 뚫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하락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올해 안에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무산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아 연준이 어쩔 수 없이 금리를 다시 올리며, 가상자산 기업들의 연쇄적인 부채 청산(디레버리징)이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이 조건이 겹친다면 비트코인은 지금보다 조금 더 완만하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잭 팬들 연구원은 과거 하락장처럼 고점 대비 80%씩 폭락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는데요.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기관들의 대기 수요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인 규제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거시 경제의 큰 틀과 법안의 통과 여부를 차분히 지켜보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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