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월 26일 국내 증시는 말 그대로 '패닉'이었습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5.81% 급락하며 8,411.21에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8% 넘게 밀리면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습니다.
외국인도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4조 6천억 원을 순매도했는데요.
그런데 놀라운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TIGER MSCI Korea TR ETF'였다는 점입니다.
이 ETF에는 무려 1,546억 원이 몰렸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ETF 역시 이날 6.23%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즉, 외국인은 시장 전체는 팔면서도 한국 대표 기업을 담은 ETF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매수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한국 증시의 바닥을 확신한 걸까요?
반드시 그렇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매수는 "한국 증시는 담되, 개별 종목의 위험은 줄이겠다"는
기관투자자의 전략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국인이 폭락장에서도 이 ETF를 대량
매수한 이유와 앞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코스피는 팔았는데 ETF는 샀다.
6월 26일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4조 6천억 원이나 순매도했습니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도 약 425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TIGER MSCI Korea TR ETF에는
1,546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순매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기와 HD현대중공업보다 더 많이 사들인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면 안 됩니다.
외국인이 많이 샀다고 해서 바로 수익을 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ETF 가격도 이날 6.23%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즉, 매수 규모와 투자 성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TIGER MSCI Korea TR은 어떤 ETF일까?
이 ETF는 MSCI Korea Index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쉽게 말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한국 대표 기업 묶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MSCI Korea Index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약 80개의 국내 대형주가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85%를 담고 있습니다.
또 이름에 붙은 TR(Total Return)은
배당금까지 다시 투자한 것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특정 종목 하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대표 기업 전체를 한 번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는 시장 전체에 빠르게 투자하거나
비중을 조절해야 할 때 개별 종목 대신 이런 ETF를 자주 활용합니다.
폭락장인데 왜 외국인은 이 ETF를 샀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외국인의 이번 매수는 단순히 "주가가 바닥이다"라는 신호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개별 종목의 위험은 줄이면서 한국 대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실적이 걱정된다면 개별 종목은
팔더라도 시장 전체를 담는 ETF는 계속 보유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ETF 거래에는 LP(유동성공급자)와 설정·환매 거래가 함께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거래가 순매수로 집계될 수도 있습니다.
즉, 모든 외국인 매수가 장기 투자나 상승 베팅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외국인의 거래 내역은 시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자료일 뿐,
미래를 예언하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진짜 위험은 80개 종목이 아니라 반도체 비중
이 ETF는 약 8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 수익률은 몇몇 종목이 좌우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준으로
- 삼성전자 약 35%
- SK하이닉스 약 31%
두 종목만 합쳐도 66% 이상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70여 개 종목을 모두 합친 비중보다 반도체
두 종목의 영향력이 훨씬 큰 셈입니다.
그래서 '대표지수 ETF'라고 해서 완전히 분산투자가
된다고 생각하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ETF 하락률이 코스피보다 더 컸던
이유도 이런 반도체 집중 구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ETF의 방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크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 전 꼭 확인해야 할 점
현재 TIGER MSCI Korea TR의 순자산은 약 6조 원 규모이며 총보수는 연 0.12%입니다.
국내주식형 ETF인 만큼 일반 계좌에서는 매매차익이 비과세지만,
분배금에는 일반적으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또한 급락장에서는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NAV)의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시장가 주문보다 지정가 주문이 유리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날일수록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1,546억 원보다 '다음 움직임'
외국인이 하루 동안 1,546억 원을 매수했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증시 바닥이 확인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앞으로는 세 가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첫째, 외국인의 ETF 순매수가 계속 이어지는지.
- 둘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 하락을멈추고 다시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는지.
- 셋째, ETF 가격과 실제 자산가치의 차이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좋아진다면 이번 매수는 시장 회복의 신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외국인이 다시 ETF를 팔고 반도체 대형주가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이번 1,546억 원 매수는 단순한 리밸런싱이나 단기 거래였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폭락장에서 큰손의 움직임은 분명 눈여겨볼 만합니다.
하지만 하루의 거래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며칠 동안
이어지는 자금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투자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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