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크게 출렁였습니다.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정 후속 회담이 돌연 연기되면서, 코인 시장에서 무려 1억 9,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00억 원이 넘는 레버리지 투자 포지션이 순식간에 강제 청산당하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강제 청산이라는 건 투자자가 빌린 돈으로 시세 상승에 베팅했다가,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급락하면서 거래소에 의해 강제로 자산을 처분당해 손실을 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사태로 가격이 오를 거라고 믿었던 롱 포지션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이번에 증발한 자금 중 1억 100만 달러 이상이 바로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몫이었습니다. 코인별로 살펴보면 이더리움에서 가장 많은 4,300만 달러 이상의 청산이 일어났고, 비트코인이 약 4,1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리플(XRP)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투자자들 역시 3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잃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외교 전선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진 탓입니다.
사실 이번 금요일에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은 스위스에서 만나 지난번에 발표한 평화 협정의 구체적인 다음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제이디 밴스(JD Vance) 부통령이 돌연 스위스 방문 일정을 취소하면서 회담이 연기되었습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이번 협상의 물류나 행정적인 절차가 결코 단순하거나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회담을 중재하던 스위스 당국도 회담이 연기된 것은 맞지만, 향후 만남을 위한 준비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불과 며칠 전 두 나라가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외교 관계를 회복하자는 양해각서에 서명하며 제재 완화와 중동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터라, 이번 연기 소식은 시장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진짜 문제는 협정 뒤편에서 계속되던 중동의 긴장감이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손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사이의 무력 충돌은 멈추지 않았는데요. 공식적인 휴전이 확인되기 직전까지도 양측은 치열한 공격을 주고받았습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인 에피 데프린(Effie Defrin) 준장은 현재 휴전 상태이긴 하지만 군은 명령만 내려지면 언제든 다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게다가 미국과 이란 지도부 사이에서도 미묘한 기싸움이 감지되었습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는 이번 협정을 승인하면서도 약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약한 입장에서 협상 테이블에 나갔다는 일각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기 시작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만 2,000달러 선까지 미끄러졌습니다. 다행히 현재는 그 수준에서 추가 하락 없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며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인 시장은 이처럼 글로벌 정치 외교 이슈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뉴스에 귀를 기울이시며 조심스럽게 시장을 지켜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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