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만 떨어진 게 아니라 시장 전반에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이더리움은 2.3% 떨어져 1,695달러선으로 내려왔고, 리플(XRP)과 솔라나도 각각 3% 넘게 밀렸습니다. 트론 정도만 간신히 제자리를 지켰을 뿐이죠. 차트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지금 이 자리를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버텨주던 바닥권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이번 회복세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만약 이번 달 초에 기록했던 5만 9천 달러에서 6만 달러선마저 깨진다면 더 깊은 하락장으로 접어들 수 있고, 일부 트레이더들은 다음 바닥을 4만 5천 달러까지 열어두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하락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상자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전 세계 금융시장 전반의 위축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홍콩, 대만 등 주요 증시가 휴장하면서 전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했던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아시아 증시도 5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하락세로 돌아섰죠. 특히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일주일 동안 무려 9% 가까이 폭락하며 배럴당 79달러선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서 그동안 물류를 막았던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정상화되었고, 이로 인해 시장을 짓누르던 사상 초유의 공급 충격 우려가 해소된 영향입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으로 옮겨가고 있는데요, 제이디 밴스(JD Vance) 미국 부통령은 협정의 세부 조항을 조율하기 위한 60일간의 시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과연 이번 상승 사이클이 예전처럼 흘러갈지, 그리고 보통 강세장 후반부에 찾아오던 '알트코인의 계절', 즉 비트코인 외의 다른 코인들이 급등하는 시기가 과연 오기는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죠. 이와 관련해서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인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의 창립자 미하일 에고로프(Michael Egorov)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이 과거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2024년에 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직전에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기관 투자자들의 거대한 자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패턴이 깨졌다는 것이죠. 과거 같으면 알트코인으로 흘러 들어갔어야 할 투기성 자금들이, 이번에는 ETF 출시 직후 이른바 '밈코인'으로 쏠려버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사람들을 향해 아주 냉정한 조언을 건넸습니다. 앞으로 최소 3년 동안은 알트코인의 호황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단순히 기대감이나 분위기만으로 시가총액이 뻥튀기되는 시대는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프로젝트가 실제로 벌어들이는 매출과 토큰의 가치를 단단하게 연결하는 구조를 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주의 시장 흐름이 딱 이런 진단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도지코인 ETF로는 자금이 거의 모이지 않고 있고, 시장에 도는 돈은 여전히 비트코인에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여러분께서도 이제는 시장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셔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