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2%나 치솟고,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등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매크로 환경이 이어졌는데요. 여기에 코인 ETF에서도 돈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많은 분이 가슴을 졸이셨을 겁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런 메가톤급 악재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최근 24시간 동안 2% 넘게 반등하며 6만 2,150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시장이 맷집을 발휘하기 시작한 건데요.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이 거의 '구조적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이 답답한 하락장의 끝이 과면 보이는 것인지, 전문가들의 데이터와 차트 분석을 통해 쉽게 짚어드리겠습니다.

우선 크립토퀀트가 주목한 핵심 지표는 바로 비트코인의 '실현 가격(Realized Price)'입니다. 실현 가격이란 쉽게 말해 시장에 있는 모든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 단가를 뜻하는데요.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장이 올 때마다 이 실현 가격 근처에서 강한 바닥을 형성하곤 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 그 가격이 바로 5만 3,600달러 선입니다. 지난주 비트코인이 5만 9,000달러까지 밀리면서 이 바닥 가격과 단 9% 차이밖에 안 나는 지점까지 내려왔던 건데요. 크립토퀀트의 연구 책임자인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과거 데이터로 볼 때 실현 가격은 바닥을 확인해 주는 강력한 기준선"이라며, "지금 당장 거길 찍는다는 건 아니지만, 현재 수요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터치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가격 측면에서는 바닥에 거의 다 왔지만, 진짜 상승장으로 돌아서려면 ETF 유입세나 고래들의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진짜 체력 회복'이 데이터로 확인되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차트를 보는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유명 사이클 분석가이자 '인투 더 크립토버스(Into the Cryptoverse)'의 창립자인 벤자민 코웬(Benjamin Cowen)은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4년 주기설'이 여전히 잘 들어맞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거 중간선거가 있던 해의 패턴을 보면, 비트코인은 보통 10월쯤에 진바닥을 다지고 올라갔는데요. 이번에도 거시경제적 악재들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은 올해 말쯤에나 가능할 수 있지만, 현재 주봉 기준으로 아주 중요한 지지선인 '200주 이동평균선'에서 성공적으로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차트상으로 황금 비율이라 불리는 '피보나치 골든 존'에 위치해 있어, 조만간 7만 달러 선을 향한 회복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됐습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금융 시장의 타짜들이라 불리는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의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즉, 트레이더들이 하방이든 상방이든 베팅을 유지하고 있는 총자금 규모가 하루 만에 2% 가까이 늘어나며 약 45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나 씨엠이(CME), 오케이엑스(OKX) 등에서 일제히 자금이 몰리고 있는 건데요. 이는 파생상품 시장의 큰손들이 지금의 가격을 '매력적인 하락 매수(Buy the dip) 타이밍'으로 보고 상승 쪽에 베팅을 늘리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투매를 던지는 이른바 '항복(Capitulation)' 단계에 진입했지만, 영리한 기관들과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은밀히 바닥 낚시를 시작한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활용한 새로운 프리미엄 인컴 ETF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호재성 소식도 들려오고 있죠. 아직 완벽한 상승 추세 전환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어두운 터널의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