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레커 캐피탈(Lekker Capital)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퀸 톰슨(Quinn Thompson)이 올여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강한 비관론을 펼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전반적인 기술주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따로 노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기술주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날아오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시장 내부의 뼈아픈 구조적 문제들을 꼽았습니다. 기업들의 디지털 자산 재무관리(DAT)에 대한 불확실성,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우선주(STRC) 발행을 둘러싼 복잡한 잡음, 그리고 장기적으로 양자 컴퓨터가 비트코인의 보안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등이 겹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메마르고 매도 압력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톰슨의 경고는 비단 암호화폐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는 암호화폐를 짓누르는 이 먹구름이 결국 빅테크를 비롯한 주식시장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보는데요. 특히 주식시장에 수조 달러 규모의 엄청난 물량 부담을 줄 대형 기업공개(IPO)들이 대거 대기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비롯해, 생성형 AI 시장의 주역인 앤스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 같은 거물급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준비하면서 시장의 투자 자금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 기술주 시장의 속사정을 들여다봐도 위험 신호가 켜져 있다고 톰슨은 말합니다. 최근 나스닥 지수가 계속 오르기는 했지만, 과거 상승장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 7(M7)' 같은 핵심 빅테크 기업들의 힘은 눈에 띄게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반도체나 AI 공급망 관련 주식들이 채우며 지수를 억지로 끌어올리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건데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은 지금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막대한 설비투자 때문에 기업들의 빚은 늘어나고 실제 손에 쥐는 현금(잉여현금흐름)은 줄어들고 있으며, 주가 관리에 도움을 주는 자사주 매입 규모까지 축소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AI 투자를 줄이자니 시장의 신뢰가 깨질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죠. 결국 톰슨은 코인이든 기술주든 다가올 여름 동안은 자금 확보 경쟁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크니, 가을이 올 때까지는 시장을 한 발짝 물러서서 관망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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