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을 움직일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미국의 물가 데이터입니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번 데이터가 앞으로 연방준비제도, 즉 연준의 금리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심리가 다소 위축된 가상자산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일정은 현지 시간으로 수요일에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이번 달 소비자물가는 지난달보다 0.5% 상승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그 전 달에 기록했던 0.6% 상승에 비하면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릅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이전의 3.8%에서 4.2%로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죠. 가격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달보다 0.3% 늘어나며 전월의 0.4%보다는 증가 폭이 줄어들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이전의 2.8%보다 높아진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적인 물가 상승의 속도는 조금 느려졌을지 몰라도,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목요일에는 바통을 이어받아 도매 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됩니다. 이 생산자물가는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 때 드는 비용을 뜻하는데,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도 하죠. 이번 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할 것으로 보여, 이전에 기록했던 1.4% 상승보다는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근원 생산자물가 역시 이전의 0.6%에서 0.4%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연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이전의 6.0%에서 6.4%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즉, 기업들이 느끼는 물가 압박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이 물가 데이터에 이토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는 긴축 재정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매파적, 즉 금리를 올리거나 높게 유지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가 됩니다. 반대로 물가 데이터가 부드럽게 나와준다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완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주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너무 강하게 나오는 바람에 한 차례 큰 폭락을 겪었습니다. 비트코인은 한때 5만 9천 달러 선까지 밀리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 인구가 당초 예상치였던 8만 5천 명을 크게 웃돈 17만 2천 명으로 집계되면서 경제가 여전히 뜨겁다는 점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고용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계 은행인 비엔피 파리바(BNP Paribas)는 연준이 올해 12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캐시 우드(Cathie Wood)는 현재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상황을 오해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고용 수치는 언제든 수정될 수 있는 지표이며, 연준의 정책 입안자들이 지난 2022년에 보여주었던 것처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행보를 다시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 성적표가 과연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 줄지, 아니면 긴장감을 더 고조시킬지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