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은 그야말로 거센 폭풍우를 맞이했습니다. 시장을 흔든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던 '네버 셀' 원칙을 고수해 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비트코인 32개를 매각했다고 밝힌 점인데요. 비록 전체 보유량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장의 심리를 뒤흔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무려 84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가진 고래 기업이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6만 달러 아래로 무너졌고 이로 인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 역시 12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카르다노(Cardano)의 핵심 프로젝트인 탭툴즈(TapTools)가 자금 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창립자인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의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이피모건(JPMorgan)이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로 인해 미 의회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가상자산 규제 관련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의 통과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걱정을 더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5일 비트코인은 59,130달러까지 떨어지며 2024년 이후 처음으로 6만 달러 선을 내주었습니다. 이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무려 1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조 단위에 달하는 선물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이는 올해 1월 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청산 규모입니다. 특히 비트코인에서만 6억 달러 상당의 청산이 발생했고, 이 중 대부분은 가격 상승에 베팅했다가 강제 매도를 당한 롱 포지션 물량이었습니다. 시장의 매도 압력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2024년 10월부터 든든하게 버텨주던 6만 달러 지지선이 허무하게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 여파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이번 주에만 18% 급락하며 금요일 장을 12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61,000달러 안팎에서 머물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미실현 손실은 123억 3천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유명 투자자인 피터 쉬프(Peter Schiff)는 이번에 매각한 32개가 전체 보유량의 0.0037%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더 큰 매도를 알리는 서막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진행 중인 논란에 대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의장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가벼운 상처일 뿐이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고, 투자회사 벤치마크(Benchmark) 역시 시장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목표 주가를 570달러로 유지하며 여전히 '매수' 의견을 지켰습니다.

알트코인 진영의 카르다노 역시 뒤숭숭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지난 6월 2일 카르다노 생태계의 주요 프로젝트인 탭툴즈가 경영진 사퇴와 자금 부족으로 폐업을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창립자인 찰스 호스킨슨이 올해 하반기에 더 많은 프로젝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자 커뮤니티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유치 실패가 호스킨슨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그는 당분간 활동을 쉬며 말을 아끼겠다고 소통 방식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내부 갈등과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카르다노의 가격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도권 소식도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제이피모건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때문에 의회 일정이 매우 촉박해져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지각 변동을 예고했습니다. 현재 전통 은행권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은행의 예금을 빼앗아 가는 경쟁 상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은행권의 반발이 얼마나 거센지 제이피모건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를 직접 겨냥해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은 법안의 통과 확률을 60%로 낮췄으며, 지난 5월 14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클래리티 법안은 이제 하원 전체의 표결이라는 험난한 관문을 남겨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