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운명이 지금 통과냐 폐기냐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이번 주 이 법안이 미국 상원 본회의 통과를 위한 절차적 첫걸음을 내딛긴 했는데요. 문제는 상원 의원들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와 다가오는 중간선거 준비로 흩어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이 고작 8주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본회의에서 최소 일주일은 집중적으로 다뤄져야 하는데, 상원의 타임라인을 보면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수학적 계산'의 문제에 봉착한 셈이죠.

법안 자체도 아직 여야 간, 그리고 백악관과의 조율이 덜 끝난 상태인데다가 상원 앞에는 당장 처리해야 할 초대형 국가 과제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 안보와 직면한 해외정보감시법(FISA) 연장이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사법부 관련 예산 갈등으로 멈춰 섰던 이민법 처리가 대표적입니다. 이 두 법안은 정부 기능 유지를 위해 무조건 통과되어야 하는 '필수 법안'이라 암호화폐 법안보다 무조건 순위가 앞섭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 유권자 신원 확인 법안을 다른 법안에 끼워 넣으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주택 규제 개혁안이나 이란 군사 행동 제한 결의안, 농업 법안까지 겹치면서 클래리티법이 논의될 시간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당초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으로 7월 말이나 8월 초 휴가 직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에 "나의 리더십 아래에서 암호화폐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결코 뒤집을 수 없는 미래 지향적인 시장 구조를 법제화하겠다"며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려면 까다로운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현재 민주당은 공직자가 암호화폐에 개인적인 지분을 가지지 못하도록 하는 '윤리 조항'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이해관계와도 얽혀 있어 이 부분을 어떻게 타협할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밥그릇 싸움과 업계 내부의 의견 조율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전통 은행권 로비스트들은 클래리티법에 담긴 '스테이블코인 이자' 규정이 자신들의 예금을 빼앗아 갈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탈중앙화 금융인 디파이(DeFi) 업계는 개발자들이 불법 행위에 악용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법적 보호막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죠. 만약 이번 8주 안에 결판이 나지 않는다면 9월 찰나의 시간이나, 선거가 끝난 뒤 퇴임 의원들이 참여하는 11월 '레임덕 회기'를 노려야 하는데 이때는 극적인 타협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안착을 결정할 이 중요한 법안이 빽빽한 의회 스케줄을 뚫고 올여름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규제 리스크의 향방을 계속 주목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