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과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 저조가 겹치면서 다소 무거운 한 주를 보냈습니다. 지난 5월 30일까지 단 엿새 만에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무려 1,500억 달러가 증발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4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7만 2,500달러 선까지 밀려난 탓이 컸습니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도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먼저 비트코인 상황을 살펴보면, 현물 ETF 시장에서 열흘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비트코인 ETF마저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을 정도인데요. 가상자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현재 일반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실물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기관들도 ETF 매수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스페이스X(SpaceX)나 오픈AI(OpenAI)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관들의 자금이 가상자산에서 인공지능(AI)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점점 금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기술주 같은 폭발적인 수익률 대신 금처럼 안전한 자산의 역할을 기대하는 거대 자금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더리움의 고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000달러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는데요. 유명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이더리움이 주간 종가 기준으로 1,850달러를 지켜내지 못하면 1,56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 역시 현재 이더리움 시장의 레버리지 비율이 매우 높아진 상태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실제 매수 수요가 아니라 선물 시장의 투기성 거래로 인해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 믿고 빚을 내서 투자한 사람들이 많은 상황인데, 예상대로 가격이 오르지 못하면 이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내며 낙폭이 더 커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죠.
반면 리플(XRP) 시장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포착되었습니다. 최근 리플 가격이 1.2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33달러 선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매수 주문량이 매도 주문량보다 무려 7배나 많아진 건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게 리플 자체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서라기보다는 경쟁 코인인 스텔라루멘(XLM)의 호재 덕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스텔라가 미국 예탁결제원(DTCC)과 손잡고 주식을 토큰화한다는 소식에 33%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오랜 커플링(동조화) 관계인 리플도 함께 오를 것이라 기대하며 매수 버튼을 누른 것이죠. 다만 선물 시장에서는 여전히 하락을 점치는 숏 포지션이 우세를 보이고 있어서, 이 하락 베팅 세력이 청산당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숏 스퀴즈'가 일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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