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업계의 거물인 제이피모건(JPMorgan)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가 암호화폐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법안이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지만, 은행권의 반발은 오히려 더 거세지는 분위기인데요.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상원 위원회의 문턱을 넘은 이번 법안의 최신 버전을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만약 싸움에서 지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겠지만, 쉽게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인 것이죠.
이러한 행보를 두고 제이피모건이 암호화폐 업계와의 경쟁을 두려워해서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다이먼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바로 공정한 경쟁 환경, 즉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만들어달라는 점입니다. 가치 변동이 없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고객에게 이자나 보상을 지급하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사실상 일반 은행처럼 예금을 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규제 역시 전통 은행과 똑같이 받아야 마땅하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현재 법안에는 암호화폐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해 필수적인 자금세탁방지법(AML)이나 비밀은행법(BSA) 관련 규정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은행들이 겪고 있는 엄격한 준법 감시 기준이 암호화폐 업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반대론자들이 뒤흔들 수 없도록 클래리티 법안을 확실하게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라 다이먼 CEO의 이번 발언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원래 다이먼 CEO는 과거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부를 만큼 암호화폐 시장에 매우 비판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비록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암호화폐 규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죠.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는데, 실제로 제이피모건은 이미 '제이피엠 코인(JPM Coin)'이라는 자체 디지털 토큰을 발행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네트워크 위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가 문제 삼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의 형평성인 셈입니다.
특히 이번 인터뷰에서 다이먼 CEO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를 직접 겨냥해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암스트롱 CEO가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도를 허용받기 위해 로비 자금으로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며, 그의 주장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거짓말(full of shit)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코인베이스와 암스트롱 CEO는 그동안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도 법안 통과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법안은 단순히 계좌에 돈을 묵혀두는 것에 대한 보상은 금지하고 특정 활동을 했을 때만 보상을 주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이 정도로도 고객들이 은행 예금을 빼서 암호화폐로 갈아타는 '예금 이탈 위험'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이피모건의 거센 반발에 대해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 측은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루미스 의원실 대변인은 은행권이 여야 합의로 도출된 스테이블코인 수익률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클래리티 법안의 흠집을 내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자금세탁방지 규정이 미비하다는 식의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제도권 금융의 중심인 대형 은행과 신흥 암호화폐 업계의 자존심을 건 규제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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