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투자자들에게 두산은 어떤 이미지였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중공업, 건설장비, 발전설비 같은 전통 제조업을 떠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 두산의 행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알던 그 두산이 맞나?"
한때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까지 받았던 기업이
이제는 AI와 반도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SK실트론 인수는 두산의 체질 개선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연 두산은 AI 반도체 시대의 숨은 수혜주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AI 반도체 기업으로 변신한 두산
SK실트론 인수로 퍼즐 완성
최근 시장을 놀라게 만든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입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기업인데요.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 밸류체인을 사실상 완성하게 됐습니다.
기존에도 두산은 강력한 반도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두산 전자BG는 반도체 기판 소재인 CCL(동박적층판)을 생산하고 있으며,
두산테스나는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SK실트론까지 합류하면서 웨이퍼 생산부터 소재 공급, 테스트까지
연결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반도체 원스톱 밸류체인 완성
반도체는 단순히 칩 하나를 만드는 산업이 아닙니다.
웨이퍼를 만들고, 기판을 공급하고,
최종 테스트까지 수많은 공정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두산은 이제 이 과정 대부분을 그룹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
웨이퍼 → 기판 소재 → 반도체 테스트
로 이어지는 핵심 공정을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한 것입니다.
만약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고객사와 협력이 확대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세계 3위 웨이퍼 기업을 품었다.
SK실트론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기업입니다.
300mm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약 17%를 기록하며 세계 3위권에 올라 있는 기업인데요.
2025년에는 매출 2조 원 이상, 영업이익 4,5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탄탄한 경쟁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최근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산 체제에서 더 커질 수 있는 이유
SK그룹 시절 SK실트론은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산으로 편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 그리고 인텔 등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강점입니다.
AI 수요 폭발에 대비하는 두산
두산의 움직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데이터센터 수요는 계속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에는 엄청난 양의 반도체와 기판 소재가 필요합니다.
이를 대비해 두산은 태국에 약 1,800억 원 규모의 신규 생산시설 투자에 나섰습니다.
새 공장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 수요를 미리 준비하는 선제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산테스나도 AI 반도체에 집중
두산테스나 역시 사업 방향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 반도체 테스트 비중은 줄이고,
고성능 AI 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AI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과 정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수익성도 높습니다.
두산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장비 투자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구조조정의 결과
지금의 두산을 보면 화려해 보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2007년 밥캣 인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습니다.
결국 두산타워,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핵심 자산까지 매각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두산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산은 약 2년 만에 채권단 관리를 졸업했고,
이후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공업 기업에서 AI 반도체 기업으로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닙니다.
130년 역사를 가진 두산이 미래 산업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의 두산이 중공업 중심 기업이었다면,
앞으로의 두산은 AI와 반도체 산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두산이 맞나?"
실제로 두산은 전통 제조업의 강점과 첨단 기술 산업을 결합하며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AI 반도체 시장이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지금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기업 가치 자체를 다시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두산의 변신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끝이 어디일지는 앞으로
더욱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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