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이어 이번에는 알트코인의 대장주인 이더리움(Ethereum)마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2,0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2,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인데요. 하루 동안 약 4.5%가량 급락하며 1,980달러선까지 밀렸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이었던 5월 22일에 2,150달러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입니다.

오늘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3.4% 증발하며 2조 4천6백억 달러 규모로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을 이토록 얼어붙게 만든 직접적인 도화선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소식에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자,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인 코인을 서둘러 매도하고 안전 자산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비트코인이 7만 3천 달러선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와중에, 이더리움을 비롯한 솔라나, 리플, 도지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 시장에도 엄청난 매도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레버리지를 이용해 상승에 베팅했던 선물 거래 투자자들이 대거 강제 청산을 당하면서 하락폭이 더 가팔라졌죠.

이더리움 자체의 내부 악재도 겹쳤습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시장에서는 무려 11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총 5억 달러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죠. 반면 이더리움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오픈 인터레스트)은 1,639만 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했다는 뜻이자, 많은 트레이더들이 이더리움의 하락에 배팅(공매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며 급하게 뛰어드는 이들과 "시장이 더 공포에 질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들로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은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을까요? 현재 이더리움의 '상대강도지수(RSI)'는 31.98까지 내려와 자산이 과도하게 팔렸다는 '과매도 구간'에 가까워졌습니다. 차트 기술적으로 보면 2,000달러라는 아주 중요한 지지선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일차적으로 1,950달러선을 테스트하러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7만 2천6백 달러 선을 지켜내며 7만 4천3백 달러 부근으로 기술적 반등을 해준다면 이더리움도 숨통이 트이겠지만, ETF 자금 이탈이 멈추지 않는다면 1,900달러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방어벽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시장이 다시 안정세를 찾고 하락 추세가 꺾이려면, 우선은 하루 기준 기준점인 2,100달러 선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