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에서 단 한 건의 거래로 무려 13억 달러(약 1조 8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매도 폭탄이 떨어져 시장이 잠시 술렁였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5월 26일 오전 10시 30분쯤 발생한 이번 거래는 약 2,920만 주가 주당 43.16달러에 한꺼번에 거래된 엄청난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었는데요.
블룸버그(Bloomberg)의 ETF 전문 분석가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래 데이터를 공개하며 이번 상황을 흥미롭게 분석했습니다. 공개된 화면을 보면 당일 발생한 다른 거래들은 커봐야 100만 주 안팎이었던 반면, 이번 2,900만 주짜리 거래는 압도적인 크기로 혼자 튀어 나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발추나스 분석가는 이렇게 거대한 물량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IBIT의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시장이 이 충격을 아주 훌륭하게 흡수해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파는 사람만큼이나 이 물량을 밑에서 받아내겠다는 매수세가 단단하게 버티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번 대규모 거래는 최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 며칠째 자금이 빠져나가는 '순유출' 흐름이 이어지던 중에 터져 나와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펀드 자금 추적 기관인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의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록의 IBIT는 지난 5월 21일에 1억 370만 달러, 22일에는 6,89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태였는데요. 미국 시장에 상장된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합쳐봐도 이틀 연속으로 1억 달러가 넘는 돈이 빠져나가며 단기적인 조정 압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비록 최근 며칠간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13억 달러짜리 초대형 거래를 무리 없이 소화해 낸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시장의 뼈대가 그만큼 튼튼해졌고, 고래(대형 투자자)들이 수천억 원대의 물량을 움직여도 시세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 제도권 금융 시장으로서의 인프라가 성숙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블랙록이 최근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펀드를 새로 출시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계속 넓혀가고 있는 만큼, 이번 블록딜을 계기로 기관 투자자들의 다음 움직임이 어디로 향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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