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2030년대 중반까지 진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기본계획’을 발표

  • 군 당국은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7800t급) 공격형 핵잠수함에 준하는 약 8000t급 핵잠 3척 안팎을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장보고 N 프로젝트’로 명명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

  • N은 차세대 모델(Next generation), 핵추진(nuclear powered) 잠수함이라는 의미다

  • 안 장관은 “2030년대 중반에 1번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이후에 전력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핵연료는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음

  • LEU를 사용하면 고농축우라늄(HEU) 연료보다 연료 교체 주기가 짧지만 핵무기로 전용하기 어려운 만큼 핵확산을 우려하는 미국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

  • 또 안 장관은 핵잠 기본계획에 핵잠을 국내에서 개발·건조한다는 원칙과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보유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개발하지도 않겠다”는 핵비확산 약속 등을 담아 발표

  • 핵잠 기본계획 발표에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핵잠 규모를 약 8000t급 규모로 하고, 3척 이상 개발한다는 내용으로 소요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음

  • 당초 거론됐던 5000t급 이상보다 큰 규모로 핵잠을 건조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

  • 정부의 핵잠 건조 계획 발표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하는 내용의 한미 정상 합의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JFS)가 발표된 지 6개월 만에 나왔음

  • 한미 불협화음으로 핵잠 후속 협상이 지연된 가운데 정부가 먼저 한국이 구상하는 핵잠 건조 계획을 발표한 것. 한미 핵잠 협상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음

  • 이 대통령은 이날 “핵잠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우리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라며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음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선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환 시기를 포함한 구체적인 전작권 회복 로드맵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신속한 전작권 전환 추진 의지를 강조

미 버지니아급 MRO도 고려


  •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 간에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JFS)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결정되자 군 안팎에선 그 규모로 5000t급 이상이 거론돼 왔음

  • 하지만 정부와 군은 핵미사일을 장착한 전략핵잠(SSBN) 건조 등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맞서 8000t급 대형 핵잠을 국내에서 개발, 건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음

  • 정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핵잠 개발 기본계획, ‘장보고 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방한하는 미국 대표단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

  • 한국형 핵잠은 해군이 작전 운용 중인 도산안창호함(3000t)과 지난해 10월에 진수한 장영실함(3600t)보다 2배 이상 크고, 미 해군의 주력 공격용 핵잠인 버지니아급(7800t)과 비슷

  • 버지니아급 핵잠은 가압경수로(PWR)에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넣어 동력원으로 삼음

  • 핵추진이지만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미사일만 갖췄고, 핵장착 미사일은 없음

  • 한국형 핵잠도 추진체계만 핵동력이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탄도·순항미사일을 탑재

  • 버지니아급 핵잠은 수직발사관이 12개이고, 4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 한국형 핵잠도 이런 수준의 무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 나옴

  • 다만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한국형 핵잠 개발 계획은 우리 군의 자체 계획이란 점에서 향후 한미 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임

  • 일각에선 한국이 8000t급 핵잠을 개발, 건조할 경우 동급인 버지니아급 핵잠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옴

  • 군은 핵잠의 국내 개발·건조 원칙도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현지 건조를 언급했지만 핵심 전략무기의 자립성과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지만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도록 개발한다고 설명. 군은 무기화 우려가 낮은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우라늄을 미국 등에서 도입해 핵잠 연료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

[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한미 핵잠 협의 ]

  • 이 대통령은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받고 핵잠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

  • 이 대통령은 이어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한 세 번쩨 3000t급 잠수함인 신채호함을 방문해 “핵추진 잠수함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안보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음

  • 정부는 ‘핵잠 특별법’ 등을 통한 사업비 마련 등 후속 조치에도 나설 것으로 보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핵잠 개발에 총 28조9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

  • 정부가 이날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은 한미 핵잠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으로 막혔던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하면서 당초 한미는 올 초부터 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

  • 하지만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과 중동 전쟁 여파로 협상이 지연된 가운데, 정부는 11월 치러질 미국의 중간선거 전 핵잠 건조 로드맵을 합의해 정치적 변수에도 핵잠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임

  • 미국에선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이 수주 내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핵잠 등 안보 분야 후속 협의에 나설 예정

장보고-N 사업: 대한민국의 8,000톤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한 지정학적, 기술적, 재정적 실현 가능성 및 시장 영향 분석

8,000톤급 핵추진 잠수함의 기술적 실행 가능성 및 제원 분석

[ 선체 설계 역량 및 특수강재 국산화 현황 ]

  • 대한민국은 이미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과 3,600톤급 장영실급(KSS-III Batch-II) 디젤-electric 잠수함을 독자 설계 및 건조하여 세계 정상급의 특수선 건조 능력을 조야에 증명한 바 있음

  • 8,000톤급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극도의 수압을 견디는 고장력강 기술이 필수적. 대한민국 조선업계는 도산안창호급 건조를 거치며 초고장력강인 'HY-100'급 강재를 비롯한 특수 고강도 금속 소재 기술을 완벽하게 국산화하였음

  • 또한, 이를 대체하고 잠항 심도를 이상으로 한층 더 확장할 수 있는 저합금 장력강(HSLA; High Strength Low Alloy) 기술 역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여 대형 선체 압궤압을 극복하기 위한 금속 공학적 토대가 완비되었음

  • 소형 원자로 설계: K-15 PWR과 ARA 연구로의 수렴

  • 핵추진 잠수함의 엔진에 해당하는 소형 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대한민국은 이미 축적된 원자력 발전소 설계 노하우를 해양용 SMR로 전이하는 작업을 진행 중

  • 현재 거론되는 잠수함용 원자로 후보군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설계한 두 가지 모델로 압축

  • 첫 번째는 열출력 50MW급(약 6,700마력)의 고유안전로인 'K-15 PWR'임. 이 원자로는 농축도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사용하며, 10MW급 추진용 발전기 2식을 구동하여 전동기에 추진 동력을 직접 공급하도록 고안되었음

  • 두 번째는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육상 실증 및 개발이 한창인 70MW급 다목적 소형 원자로 'ARA 연구로'임

  • ARA 연구로는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일차 계통 주요 기기들을 단일 압력용기 안에 통합시킨 일체형 가압경수로임

  • 이 원자로는 우라늄 0.7t을 장입하여 선박의 평균 수명인 30년 동안 총 4회(약 5~10년에 1회)만 전체 연료를 교체하도록 설계되어 군이 요구하는 '장주기' 운전 특성을 충족

  • 소형 원자로 자체는 콘크리트 돔 격납 건물이 불필요하며 거대한 지하 수조 등 극도의 안전 설계가 적용되어 사고 확률을 비약적으로 낮춘 혁신형 기술임

[ 무장 탑재 능력 및 수중방사소음 억제 기술 ]

  • 배수량이 8,000톤급으로 확장됨에 따라 장보고-N 잠수함은 3,600톤급 장영실급 잠수함의 수직발사관(VLS) 10셀 대비 확대된 12셀의 수직발사관을 기본 탑재할 예정

  • 이를 통해 강력한 대지 타격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및 순항미사일을 다량 운용하여 영해 밖에서도 가공할 만한 보복 타격 능력을 상시 유지할 수 있음

  • 또한, 핵잠수함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원자로 냉각 펌프 소음을 극소화하기 위해 '120 N급 3축 능동 마운트 설계기술' 및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추진기 유체 소음기 기술이 적용

  • 기계류 하부에 능동 탄성 마운트 및 특수 플랫폼을 통합 배치함으로써, 수중방사소음 수준을 미 해군의 LA급이나 영국·프랑스의 최신예 원자력 잠수함과 대등한 수준인 안팎으로 억제하여 고도의 수중 은밀성을 달성할 것으로 평가됨

제원 및 성능 지표

KSS-III Batch-II (장영실급)

장보고-N (8,000톤급 SSN 계획)

추진 동력원

디젤 엔진 및 리튬이온배터리

50MW 일체형 SMR (LEU)

수상 / 수중 배수량

수상 3,600톤급

수중 4,100톤급

수상

7,500톤급

수중 8,300톤급 내외

최대 수중 속력

약 20노트

약 25 노트 이상

수직발사관 (VLS)

10셀

12셀

주요 장착 기술

탄성 마운트 및 리튬 전지 시스템

3축 능동 마운트, 펌프제트, MUM-T

예산 소요 전망 및 재정적 안정성 확보 전략

[ 총사업비 예측과 재정 압박 요인 ]

  • 8,000톤급 대형 핵추진 잠수함을 최소 3척 이상 독자 개발하고 건조·양산하는 장보고-N 사업은 건군 이래 단일 무기 획득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재원이 투입될 전망

  • 방산 전문가 및 예산 당국에 따르면 R&D 단계부터 초도함 및 후속함 건조, 그리고 전주기 우라늄 연료 확보 및 사용후핵연료 안전 처리 시설 구축에 이르기까지 총사업비는 최소 25조 원 이상으로 추산

  • 특히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본 사업의 현실적인 소요 예산이 약 28조 9,000억 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공식 보고하였음

  • 이와 같은 대규모 예산 소요는 기존 해군의 방위력 개선비를 수년간 통째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다른 일반 군사력 증강 예산을 강하게 잠식하는 크라우딩 아웃(Crowding-out) 효과를 일으켜 군 전반의 전력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음

[ 가칭 '핵잠 특별법' 제정을 통한 재원 분리 기획 ]

  •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정권 교체 등의 정치적 변동성 속에서도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가칭 '핵잠 특별법' 제정을 능동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 특별법의 핵심 골자는 핵추진 잠수함 사업 예산을 일반 군사력 개선비와 완전히 이격하여 별도의 독립 회계(Special Account)로 분리 관리하는 것임

  • 이러한 독립 재정 관리를 통해 국가 예산 규제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다년도 장기 계약을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명문화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음

  • 아울러, 국내 독자 건조를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기자재 국산화 및 조선 산업 고도화를 유도하고, 원자력과 정밀 기계 등 연관 업계 전반에 걸쳐 약 4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유발하는 경제적 당위성을 법안에 명시해 초당적 입법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

한미 협의 절차와 외교·안보적 난제 분석


[ 한미 정상 간 경주 합의와 필리조선소 건조 논쟁 ]

  • 장보고-N 사업이 양지에서 공식화될 수 있었던 현실적 기점은 2025년 10월 29일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공식 지지·승인하면서 마련되었음

  • 양국 정상 간 합의문 성격인 공동설명자료(JFS)에는 한국의 평화적 목적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를 지지하며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는 문구가 명시되었음

  • 그러나 세부 실행 안을 두고 양국 간에는 미묘한 마찰음이 감지

  •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이후 대한민국의 핵추진 잠수함을 한화오션이 전격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을 간접적으로 지목한 바 있음

  • 반면 대한민국 국가안보실과 국방부는 국내 원자로 기술과 K-조선 역량을 전적으로 활용하여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자주적으로 건조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으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 간 논의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내 건조를 전제로 진행되었다고 거듭 강조하였음

  • 이 건조 장소 확정 및 미 방산 생태계 기여 비율 조정은 향후 한미 실무그룹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

[ 미국 국내법 승인 6단계 관문과 Atomic Energy Act 제91조 우회책 ]

  • 미국이 한국에 군사용 핵추진 연료를 공여하거나 독자 기술을 승인하는 과정은 미국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성사되지 않음

  • 미국 행정부 내 다자 부처 검토와 의회 입법 등 '6단계 승인 관문'을 돌파해야 함

  • 대통령 지시 이후 국무부(DOS, 비확산 규범 검토), 국방부(DOD, 작전 기여도 평가), 에너지부(DOE, 물리적 방호 및 농축도 평가) 등 3개 부처가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 공동 심사를 벌여야 함

  • 특히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123 협정)을 개정하여 군사적 추진 목적의 핵물질 사용 규제를 푸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가혹하므로, 정부는 오커스(AUKUS) 동맹을 맺은 호주처럼 미국 원자력법(Atomic Energy Act) 제91조에 의거한 예외 조항 적용 및 별도 합의(Bilateral Agreement) 체결을 강력 추진하고 있음

  • 동 제91조는 대통령 권한으로 군용 핵물질의 이전을 한정 허가할 수 있는 초법적 예외 통로를 열어두고 있음. 한미 실무진은 2026년 6월 중순 첫 회의를 가동해 이를 위한 특별 별도 협정 체결의 타임라인을 확정할 예정

[ 오커스(AUKUS) 선례의 시사점과 미 해군 MRO 시장의 한계 극복 ]

  • 미국과 호주가 체결한 오커스(AUKUS) 핵잠수함 인도 계획은 한국에 직간접적 이정표를 제시

  • 호주는 2026년 4월 미국과 규모의 첫 설계·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하며 약속한 규모 분담금 집행을 개시

  • 이는 미국의 노후화된 방산 생산 공급망 라인을 우방국의 자본으로 체질 개선하려는 미 국방부의 고도의 전략적 포석

  • 미 해군은 현재 자국의 버지니아급 공격 핵잠수함 건조 속도를 연간 1.1척에서 2.33척까지 확대해야 하는 극심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음

  • 이러한 선례는 대한민국 방산 업계가 단순한 군사 무기 도입을 넘어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공급망에 조기 진입함으로써 미국 정계 및 의회를 상대로 '한국의 건조 능력이 미국 국방 효율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레버리지를 쥐어야 함을 시사

  • 미국 의회가 한미 123 협정 개정 대신 한국 전용 특례 특별법을 신속히 입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미 군수 MRO 수주 및 상호 방산 생태계 결합이 가시화되어야 함

[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제14항의 전략적 적용 ]

  • IAEA와의 안전조치 심사는 국제법적 비확산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최종 관문

  • 대한민국은 IAEA에 도입 또는 생산될 저농축 우라늄을 '비폭발적 군사용(Non-explosive military use)' 즉, 순수 추진 동력으로만 사용한다고 공식 선언해야 함

  • 이 경우 IAEA 표준 안전조치협정(INFCIRC/153) 제14항이 전격 적용되어, 해당 물질에 가해지는 일반 포괄 사찰이 일시 예외 또는 유예되며 대신 '특례 안전조치 협정'이라는 별도의 검증 절차로 전환

  • 대한민국은 미국 및 IAEA와 삼자 공동 선언을 통해 우라늄 재처리 금지 원칙을 문서로 재확약하고 고도로 정밀한 밀봉 검증 체계를 조속히 합의하여 주변국의 핵무장 우려 여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함

<시사점>

대한민국이 마침내 핵추진 잠수함 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오늘 동아일보가 보도한 ‘장보고-N’ 사업은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닌, 수중 전략 자산, 원자력 기술, 조선·방산 산업, 외교·안보 질서가 동시에 얽힌 국가 총력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2030년대 중반 8,000톤급 핵추진 공격잠수함(SSN) 진수를 목표로 공식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동북아 해양 패권 경쟁 속에서 자주국방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핵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불문가지입니다. 디젤 잠수함과 달리 핵잠수함은 연료 보급 없이 수개월 이상 잠항할 수 있고, 속도와 은밀성에서도 차원이 다릅니다. SLBM과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은 사실상 ‘보이지 않는 전략기지’라 하겠습니다. 북한 잠수함발사 핵전력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감시·타격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과 K-조선 역량을 결합한다면 이는 단순한 군사 플랫폼을 넘어 미래 첨단 제조업의 집약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산업적 파급력도 작지 않은데, 잠수함용 원자로, 특수강, 저소음 추진체계, 정밀 기계와 전력 제어 기술은 모두 민간 산업으로 확산 가능한 고난도 기술입니다. 미국·영국·프랑스처럼 군용 원자로 기술이 상선·쇄빙선·해양플랜트 분야로 이어질 경우 한국 조선업은 탄소중립 시대의 차세대 선박 시장에서 새로운 패권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기업들에 시장의 기대가 몰리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그러나 장밋빛 기대만으로는 국가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핵잠수함은 세계 최상위권 기술 장벽의 집합체로, 선체를 만드는 것과 원자로를 실제 함정에 안정적으로 탑재해 수십 년 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소음 냉각 시스템, 원자로 안전성, 방사선 차폐, 승조원 운용 체계까지 어느 하나 실패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한국이 디젤 잠수함 건조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핵잠 운용 경험은 전무하다는 냉정한 현실도 직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예산 문제가 가장 큰 부담입니다. 총사업비가 30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과장이 아니며, 핵연료 조달과 사용후핵연료 처리, 유지·보수 체계 구축까지 감안하면 실제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초대형 사업이 다른 군 전력 증강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드론·AI·우주·사이버 전력 중심으로 전쟁 양상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특정 플랫폼에 과도한 재원이 집중되면 군 전력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핵잠 특별법’과 별도 회계 운용 논의는 이런 재정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외교적으로 보면, 핵잠수함의 심장은 결국 핵연료이고, 미국의 승인 없이는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습니다. 한미 원자력협정, 미국 원자력법,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미국이 핵연료 제공과 기술 이전을 지렛대로 한국 핵잠수함의 작전 통제나 대중 견제 역할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호주의 오커스(AUKUS) 사례가 시사하듯 핵잠 보유가 곧 완전한 전략 자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국이 끝까지 지켜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핵잠은 ‘독자적 작전 주권’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둘째, 핵연료 협상 과정에서 민간 원자력 연료 주권까지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 군사 기술을 민간 SMR·친환경 선박 산업으로 연결하는 산업 전략이 병행돼야 합니다.

핵잠수함은 국가의 국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략 자산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한 핵잠인가’에 대한 국가적 합의입니다. 냉정한 재정 계산과 치밀한 외교 전략, 산업 생태계 육성까지 맞물릴 때 비로소 장보고-N은 대한민국 안보와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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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722479?cds=news_media_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