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축인 이더리움의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최근 이더리움 재단(EF)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과 비판에 대해 직접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올해 들어 재단 소속 핵심 연구원과 임원급 인사 8명이 연달아 사표를 던지면서 '재단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인데요. 비탈릭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더리움 재단이 앞으로 '더 작은 배(Smaller ship)'가 될 것이라며, 조직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장기적인 생존과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재단이 생태계 확장에만 치중하면서 자신들이 그동안 외쳐온 탈중앙화나 프라이버시 보호 같은 핵심 가치들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재단을 떠난 한 유명 개발자는 재단과 별개로 이더리움 자산의 가치를 더 대변해 줄 1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옹호 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였죠. 비탈릭은 이러한 커뮤니티의 비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이더리움 재단이 전체 이더리움 생태계의 절대적인 중심이 아니라 '여러 노드(연결점)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실제로 재단이 보유한 이더리움(ETH) 비중은 전체 공급량의 0.16% 수준으로, 다른 블록체인 재단들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입니다.

비탈릭은 앞으로 재단의 남은 재원을 방만하게 쓰지 않고, 재단이 아니면 아무도 하지 않을 가장 필수적인 연구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단이 보유한 이더리움을 시장에 내다 파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는 투자자들에게는 꽤 반가운 소식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재단이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더리움을 매각할 때마다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재단 밖의 훌륭한 개발자나 프로젝트들은 외부 자본을 유치해 스스로 성장해야 하며, 이더리움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 역시 재단보다 더 많은 이더리움을 가진 다른 영웅들이 주도해 줘야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기술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소신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오류가 전혀 없는 이더리움'을 만들고, 검열 저항성과 보안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인데요. 특히 비탈릭은 속도와 확장성 경쟁에만 매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다른 경쟁 메인넷들보다 아주 조금 더 탈중앙화된 상태에서 오직 속도만 빠른 네트워크가 되려고 하는 것은 결국 평범함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그런 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큼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의 합의나 강제 업데이트(하드포크)에 의존해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임시방편을 써서는 안 된다는 뚝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탈릭은 향후 재단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해서 줄여나갈 것이며, 이는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몇 달간 구조조정을 거치며 재단의 장기적인 틀이 안정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더리움 재단의 체질 개선 선언 속에 이더리움 가격은 발표 당일 소폭 상승하며 2,100달러 선에서 거래되었습니다. 덩치를 줄이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이더리움의 새로운 전략이 침체된 코인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