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BTC)의 기세가 최근 무섭게 꺾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 4,300달러 선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지난 5월 초 기록했던 고점(약 8만 2,500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보름 만에 10% 이상 하락한 수치입니다. 시장을 든든하게 받쳐주던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서 기록적인 규모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최근 2주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유출된 금액은 무려 22억 6,000만 달러(우리 돈 약 3조 원)에 달합니다. 특히 이번 한 주에만 12억 6,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는 올해 1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큰 유출 규모입니다. 그동안 ETF를 통해 들어오던 기관과 개인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힘없이 주저앉은 것이죠.
이렇게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손을 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글로벌 금리의 상승 때문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의 정부 채권 수익률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이자가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위험 자산인 비트코인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안전하면서도 쏠쏠한 이자를 주는 국채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이죠.
여기에 더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자, 투기성 자금들이 원유나 구리 같은 원자재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금융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기업공개(IPO)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 기반의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비트코인에 있던 자금이 그쪽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리 압박과 대체 투자처의 등장이라는 안팎의 악재 속에 비트코인이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을 이어갈지, 아니면 지지선을 지켜내며 반등할지 긴장감 있게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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