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7만 7천 달러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무려 1억 8천만 달러 규모의 선물 계약이 강제로 청산되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 주 비트코인의 향방을 결정지을 거대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핵심 변수 3가지를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현지 시간으로 5월 20일에 발표되는 엔비디아(NVIDIA)의 1분기 실적입니다. 이번 매출 전망치가 무려 788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나 급증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에도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에 비트코인 가격이 커플링(동조화)되어 함께 급등하곤 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힘없이 주저앉았지만, 수요일에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보여준다면 기술주 열풍과 함께 비트코인에도 강력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날인 5월 20일에 발표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 공개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번 회의록을 통해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에 대해 얼마나 매파적인(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안에 오히려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회의록에서 긴축 기조가 강하게 확인된다면, 비트코인은 지지선을 잃고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5월 19일에 있을 이란 증시의 재개장입니다. 전쟁 여파로 문을 닫았던 이란 주식 시장이 다시 열린다는 건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서, 비트코인 같은 위험 자산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을 향해 미사일 사진을 올리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다면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현재 차트상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하락하는 '라운딩 탑(Rounding Top)'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7만 5,700달러 선을 마지막 보루로 보고 있는데요. 만약 이 지지선마저 무너진다면 7만 달러 초반까지 순식간에 밀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 주 예고된 대형 이벤트들이 긍정적으로 풀린다면 단숨에 8만 달러 선을 회복할 수도 있으니, 이번 주 수요일을 기점으로 시장의 움직임을 아주 예리하게 살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