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무섭게 치솟으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3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시장 전체적으로 무려 6억 7천만 달러가 넘는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 자금이 순식간에 증발한 셈이죠.
이번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입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4.63%를 기록하며 작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금리가 계속 오르더니, 결국 시장이 예상했던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넘어섰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을 고작 2% 수준으로 낮게 보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미국 채권 시장이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비관적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와 달리 지정학적 위기가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보다, 제도권 금융을 거쳐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옐로우 캐피탈(Yellow Capital)의 최고경영자인 디에고 마틴(Diego Martin)의 설명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긴장 같은 충격이 발생하면 먼저 미국 국채 금리가 반응하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구조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기관 투자자들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죠.
실제로 지난 5월 1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약 1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1월 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이탈인데요. 바로 전주까지만 해도 6억 달러 넘는 돈이 유입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급격하게 얼어붙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7만 7천 달러 선이 무너지며 아슬아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7만 7천 달러 선을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기준선으로 보고 있는데요. 만약 이 구간을 확실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한 선물 계약 물량이 도미노처럼 강제로 청산되면서 순식간에 7만 달러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앞으로 이틀 동안 현물 ETF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지 그 여부를 아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파생상품 트레이더이자 타이미오(TYMIO)의 창립자인 게오르기 버비츠키(Georgii Verbitskii)는 비트코인의 단기 전망이 인공지능(AI) 중심의 주식 시장 상승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지수인 S&P 500과 나스닥이 강세를 보였음에도 비트코인의 반등은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했는데요. 이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 자체적으로 가격을 밀어 올릴 만한 강력한 매수세가 부족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만약 지금 주식 시장을 이끌고 있는 AI 열풍이 식거나 주춤하기라도 한다면, 비트코인은 버팀목을 잃고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당분간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지켜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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