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 곳의 자율주행 누적운행 데이터가 한국 전체 기업의 1200배를 넘어설 만큼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음
자율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데이터 양에서부터 밀리며 ‘자동차 강국’ 한국이 미래차 시장에선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란 경고가 나옴
14일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Full Self-Driving)의 글로벌 누적 주행거리는 최근 100억 마일(약 160억 km)을 돌파
지구와 태양 사이를 50번 넘게 오가고, 지구를 40만 번 돌 거리. 국내에도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안전기준 면제 조항에 힘입어 FSD가 상륙해 도심을 달리며 데이터를 쌓고 있음
구글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도 각각 3억 km 이상의 누적 운행거리를 이미 확보했음
반면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추산 기준 한국 기업 전체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1306만 km, 지구를 326바퀴 도는 수준에 그침
미국이 자본과 혁신을, 중국이 국가적 지원을 앞세우는 사이 한국은 각종 낡은 규제와 영상 수집을 가로막는 법적 한계, 투자 부재까지 겹치며 뒤처진 것
정부도 올해 광주광역시를 첫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하고 하반기(7∼12월) 자율주행차 200대를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 확보에 나서기로 하는 등 추격에 시동을 걸었음. 하지만 자본과 기술의 벽을 단기간에 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
미래 차의 승부처로 떠오른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국가적 총력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실증지역을 확산하고 데이터 확보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
축적된 데이터로… 테슬라 자율주행, 인파 가득 연무장길도 척척
1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즐비해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는 ‘힙한’ 거리지만 차량 두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비좁았다. 차량과 보행자가 아슬아슬하게 뒤섞여 베테랑 운전자도 진땀을 빼는 이 ‘마의 구간’을 테슬라는 감독형 자율주행 시스템 FSD(Full Self-Driving)만으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사거리에서 불쑥 끼어드는 보행자, 길가에 멈춘 화물차,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좁은 틈을 파고드는 배달 오토바이까지 변수가 끊이지 않았지만 주행은 부드러웠다. 8대 카메라의 시각 정보만으로 정차한 트럭이 방향지시등을 켜자 곧장 속도를 줄여 양보했고, 급정거한 택시를 발견하자 스스로 차선을 바꿔 회피했다. 행인의 시선과 손짓까지 읽어 주행 여부를 판단하는 인지력에 함께 탄 기자의 입에서도 “사람이 직접 모는 것보다 훨씬 매끄럽다”는 평가가 나왔다.
[ 사람의 인지를 뛰어넘은 AI ]
이 같은 부드러운 주행력은 AI가 상황 인지에서부터 판단과 차량 제어까지 운전의 전 과정을 통째로 처리하는 자율주행 기술 덕분
그리고 그를 뒷받침한 것은 테슬라가 쌓아 올린 100억 마일(약 160억 km)의 주행 데이터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완전 무인 자율주행에는 약 100억 마일의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기술 완성의 분기점으로 ‘100억 마일’을 지목했는데, 테슬라는 판매된 차량들이 실제 도로를 누비며 수집하는 천문학적인 데이터에 힘입어 최근 이 고비조차 예상보다 더 빠르게 넘어섰음
테슬라 FSD는 자율주행 선진국들이 자랑하는 생태계의 일부일 뿐.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는 운전자 없는 무인 로보택시마저 일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음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3월 기준 상업용 로보택시로 누적 3억 km를 돌파했음. 이들이 질주하는 사이 한국 기업들 전체의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300만 km 안팎에 머물고 있음
해외 선도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글로벌 평가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2025 자율주행 리더보드’를 보면 상위 15개 기업 중 순수 한국 기업은 7위에 오른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유일
현대차그룹의 미국 합작법인 모셔널(12위)을 더해도 두 곳뿐. 반면 상위 그룹은 구글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 등 미중 기업들이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음
[ 규제, 투자전쟁 속 밀린 K자율주행 ]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는 데이터 확보를 둘러싼 ‘기울어진 운동장’이 꼽힘. 미중 기업들은 현지에서 금지한 것만 빼면 다 허용되는 방식의 ‘네거티브 규제’, 즉 최소한의 규제 속에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고 있음
게다가 테슬라는 ‘사용자 동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안전기준 면제 조항(연 5만 대)을 발판 삼아, 한국 도로에서도 자사 차량 4200여 대로 도심 골목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영상 원본까지 제약 없이 미국 본사로 보내 AI 고도화에 활용함
반면 국내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묶여 행인의 얼굴이나 번호판 등을 일일이 모자이크 처리(비식별화)해야 함
AI의 학습 효율을 결정짓는 ‘생생한 원본 데이터’를 정작 국내 업체들은 손에 쥐지 못하는 역차별 구조임
‘투자 격차’도 빼놓을 수 없는 벽. 글로벌 투자금이 미국, 중국 자율주행 생태계로 집중되고 있는 것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1∼4월 집계된 글로벌 자율주행 펀드 투자액(약 34조7000억 원) 가운데 82.4%가 미국, 9.0%가 중국에 쏠렸고, 한국에 돌아온 투자금 비중은 0.7%에 그침
테슬라와 구글 웨이모가 조 단위 뭉칫돈을 쏟아붓는 동안, 국내 선두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누적 투자액은 1225억 원에 머물러 있음
현대자동차도 예산을 완성차, 하이브리드 등 여러 분야에 나눠 써야 하는 탓에 빅테크와의 ‘쩐의 전쟁’이 버겁기는 마찬가지
현대차가 올해 제네시스 G90에 레벨 2+ 자율주행 기능(HDA)을 탑재하고 정부도 광주에 자율차 200대를 투입해 데이터 확보에 나섰지만, 벌어진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옴
장기태 KAIST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교수도 “광주 전역에 자율주행차 200대를 굴린다 해도 단기간에 1300만∼2000만 km 이상의 데이터를 쌓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 세계를 무대로 데이터를 빨아들이는 테슬라에 맞서려면 좁은 국토 여건상 광주 같은 특정 지역에만 머물 게 아니라 시범지구를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음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10년간 이끈 한 업체 대표는 “기술 격차는 결국 천문학적 자본과 컴퓨팅 인프라에서 비롯되는 만큼, 규제를 모두 풀어도 단숨에 테슬라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며 “국가 차원의 전폭적 자본 지원과 컨트롤타워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
테슬라의 자율주행 혁신과 글로벌 모빌리티 패권 경쟁 :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격차 극복과 전략적 대응
자율주행 기술의 임계점 돌파
5월 15일 동아일보는 2면에 걸친 심층 보도를 통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도달한 경이로운 수준과 이에 따른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의식을 집중 조명
특히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연무장길에서 진행된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의 주행 성공 사례는 국내 자동차 업계와 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음
연무장길은 좁은 도로 폭과 수많은 보행자, 불법 주정차 차량, 배달 오토바이가 뒤엉킨 구간으로, 인간 베테랑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장소임
테슬라의 시스템은 이곳에서 사거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를 인지하고, 정차한 화물차의 방향지시등을 읽어 양보하며, 행인의 미세한 손짓과 시선까지 분석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는 등 사람보다 매끄러운 운행 능력을 과시하였음
이러한 성취는 단순히 하나의 주행 테스트 성공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의 패러다임이 규칙 기반(Rule-based) 알고리즘에서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이되었음을 상징
테슬라의 기술적 우위는 천문학적인 주행 데이터에서 기인.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약 100억 마일(약 160억 km)의 주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전체 자율주행 기업의 누적 주행 거리인 1,300만 km와 비교했을 때 약 1,200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
이러한 데이터 격차는 자율주행 AI의 고도화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차이나게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
테슬라의 기술적 헤게모니: 엔드 투 엔드 AI와 비전 아키텍처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는 상황 인지부터 판단, 제어까지의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이 통합 처리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E2E)' 기술을 기반으로 함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이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 모듈, 주행 경로를 계산하는 판단 모듈, 조향을 담당하는 제어 모듈로 분절되어 있었던 것과 달리, 테슬라는 입력된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직접 차량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구조를 택했음
테슬라의 '비전 전용' 전략은 값비싼 라이다(LiDAR) 센서를 제거함으로써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고, 일반 소비자용 차량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하지만 이는 시스템이 모든 시각 정보를 완벽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전제를 내포하며, 센서 중복성(Redundancy)의 결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함
반면 웨이모는 라이다를 통해 3차원 공간 정보를 정밀하게 획득하고 악천후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높은 단가와 제한된 운영 구역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
테슬라의 데이터 플라이휠 전략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안전기준 면제 조항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 테슬라는 국내 도로에서 운행 중인 4,200여 대의 차량을 통해 도심 골목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미국 본사의 AI 서버로 전송하여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한국 지형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
이는 국내 기업들이 영상 데이터 가명 처리 규제 등에 묶여 데이터 확보에 난항을 겪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룸
글로벌 경쟁 지형: 중국의 굴기와 바이두의 공세
테슬라의 독주에 맞서 가장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진영은 중국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확보 로드맵을 일찌감치 수립하였으며, 2017년부터 자율주행 표준 체계를 확립하여 국가 차원의 상용화를 지원해 왔음
특히 바이두(Baidu)의 로보택시 서비스인 '아폴로 고(Apollo Go)'는 이미 17개 도시에서 실증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음
바이두는 대당 약 2만 달러(한화 약 2,700만 원) 수준의 저가형 레벨 4 자율주행차 양산에 성공하며 경제성 측면에서 웨이모($75,000)를 압도하고 있음
아폴로 고의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약 3억 km에 달하며, 이는 현대차그룹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의 기록(1.6억 km)을 크게 웃도는 수준임
주목할 점은 바이두가 올해 2월 한국 진출 계획을 밝힌 이후, 최근 화성의 'K-City'에서 자사 차량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 시장 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사실
중국 기업들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도로 인프라와 연계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음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차량 탑재 광학 시스템 등 하드웨어는 물론, 모든 자율주행 요소 기술에서 이미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음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과 미래차 산업의 전망
자율주행 기술의 성숙은 자동차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기능과 가치를 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로 진화
[ SDV 아키텍처의 핵심 진화 단계 ]
분산형 아키텍처 (과거): 수백 개의 독립적인 전자제어장치(ECU)가 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하며 복잡한 배선으로 연결됨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 (현재~미래): 고성능 컴퓨터(HPC)를 중심으로 전력/전자(E/E) 구조를 통합하여 연산 효율성과 데이터 통신 속도를 극대화함
서비스 지향 구조 (SaaS/MaaS): 차량 판매 이후에도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 인포테인먼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수익을 창출함
SDV 시장은 2024년 2,13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2,0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4%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
이러한 전환기에는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엔비디아(NVIDIA), 퀄컴(Qualcomm)과 같은 반도체 및 플랫폼 기업들이 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30년까지 국내에 125.2조 원을 투자하여 SDV 기술 내재화와 미래 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또한 2026년에는 차량 내 생성형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사용자 경험(UX)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임
운전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내 디스플레이를 음성 중심으로 재편하는 기술 경쟁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의 변모를 가속화하고 있음
한국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와 현대차-포티투닷의 전략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인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
최근 포티투닷은 고가의 라이다나 초정밀 GPS, 고정밀 지도(HD Map)에 의존하지 않는 'E2E AI' 주행 영상을 공개하며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음
[ 포티투닷 '아트리아 AI(Atriya AI)'의 기술적 특징 ]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아트리아 AI'는 8개의 카메라와 전방 레이더만을 사용하여 도심의 복잡한 도로 환경을 추론
이는 인프라 의존도를 낮춰 자율주행 시스템의 보급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략
특히 GPS 신호가 끊기는 지하 주차장이나 터널 구간에서도 이미지 기반의 슬램(SLAM) 기술과 AI 판단력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가는 성능을 입증
하지만 기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율주행 진영은 리더십의 변화와 조직 내 갈등이라는 변수에 직면해 있음
SDV 전환을 이끌던 핵심 인사인 송창현 사장의 사임 이후, 새로운 리더십 체제 아래에서 포티투닷이 기존의 기술 개발 명맥을 유지하고 현대차 본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가 한국형 자율주행의 향후 관건이 될 것임
기술 격차 극복을 위한 국가적 전략 과제: 실증과 제도
테슬라와 중국의 공세를 방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2026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자율주행 지원책을 가동하고 있음
국토교통부는 광주광역시 전역(500.97㎢)을 국내 최초의 '도시 단위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고,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에게 규제 특례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
[ 대규모 실증 인프라 조성 (광주 자율주행 메가특구) ]
광주 실증 사업의 핵심은 약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하여 실제 도로에서의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임
이는 테슬라의 데이터 우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기업들은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E2E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게 됨. 정부는 이를 위해 '7대 지원 패키지'를 연계하여 지원하고 있음
재정 및 금융: R&D 예산 집중 투입 및 미래차 전환을 위한 저리 융자 지원
세제: 자율주행 부품 및 소프트웨어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
인재: 2033년까지 AI·자율주행 전문 인력 7만 명 육성 계획 수립
인프라: V2X 통신망 고도화 및 전국 고속도로 정밀지도 완비
기술·창업: 스타트업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검증 장비 지원
제도: '선 허용-후 관리' 원칙에 기반한 임시운행 허가 간소화
[ 규제 혁신과 법적 기틀 마련 ]
자율주행 상용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사고 시 책임 소재와 데이터 활용의 제약
2026년 1월 시행된 개정안은 레벨 3 자율주행 승인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시스템 결함 시 제조사가 1차적 책임을 지도록 규정
또한, 국토부는 자율주행 사고 기록 시스템(DSSAD) 구축을 의무화하여 사고 원인 분석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음
영상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 원본 영상 데이터를 자율주행 R&D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으며, 가명 처리 기준을 완화하여 AI 학습의 정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고 있음.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
<시사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보여준 자율주행 시연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권력 지도가 이미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좁은 골목, 불법 주정차 차량, 오토바이와 보행자가 뒤엉킨 한국 도심 한복판에서 테슬라의 FSD가 인간 운전자 못지않은 판단 능력을 드러내 국내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자율주행의 본질이 더 이상 ‘센서의 숫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AI 학습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자율주행은 정밀 지도와 규칙 기반 알고리즘, 그리고 수많은 안전 장치의 결합으로 이해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엔드 투 엔드(E2E :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 인공지능 구조가 상황 인지와 판단, 제어를 통합 처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를 가장 과감하게 밀어붙인 기업입니다.
압도적인 것은 데이터 규모입니다. 테슬라가 확보한 누적 주행 데이터는 약 100억 마일에 달합니다. 이는 한국 자율주행 업계 전체 누적 주행거리와 비교해 1,200배가 넘는 사실상 차원이 다른 수준입니다. AI 경쟁 시대에 데이터는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기술 격차를 기하급수적으로 벌리는 ‘학습 연료’입니다. 결국 자율주행 경쟁은 자동차 제조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 플라이휠(사용 데이터 수집, AI모델 학습, 서비스 개선, 사용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 경쟁으로 변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규제와 제도의 벽에 갇혀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개인정보 규제와 영상 데이터 활용 제한으로 인해 AI 학습용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도로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제한된 실증 환경 속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데 그치고 있다면 미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쟁자가 테슬라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국은 이미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자율주행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바이두의 로보택시 플랫폼 ‘아폴로 고’는 17개 도시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며, 저가형 레벨4 자율주행차 양산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질주하고, 중국이 국가 총력전으로 추격하는 사이 한국은 아직 하드웨어 중심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입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며, 현대차와 42dot이 추진 중인 한국형 E2E AI 전략은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GPS 없이도 도심과 지하주차장을 주행하는 기술은 한국의 복잡한 도로 환경에 특화된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역량과 통신 인프라까지 결합된다면 충분히 반전의 기회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패권은 이제 엔진이나 조립 기술이 아니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플랫폼과 AI 생태계가 좌우합니다. 미래 자동차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이자 AI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OTA 업데이트와 생성형 AI 에이전트가 차량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와 반도체 기업, 플랫폼 기업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세 가지 과제를 서둘러야 합니다. 첫째, 데이터 규제를 과감히 혁신,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 발전의 균형 속에서 자율주행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활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둘째, 하드웨어 중심 제조업 체질을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바꿔야 합니다.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부품사와 대학, 스타트업까지 AI·SW 생태계로 연결하는 국가 전략이 필요합니다. 셋째, 자율주행 반도체와 센서 국산화를 서둘러야 합니다. 미래차 시대의 핵심은 결국 차량 내부의 AI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속도이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은 더 이상 먼 미래 기술이 아닙니다. 서울 연무장길에서 테슬라가 보여준 장면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한국 산업계에 던지는 냉혹한 경고인 만큼, 지금 변하지 못하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은 기술격차의 벽 앞에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한국이 규제 혁신과 데이터 개방,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자율주행 시대의 새로운 표준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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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20/0003719814?date=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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