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5월 13일 하루 만에 무려 6억 3천만 달러가 넘는 돈이 순유출되었는데요, 이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하루 유출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입니다. 특히 업계의 큰손인 블랙록(BlackRock)의 IBIT 펀드에서만 2억 8천만 달러가 넘게 빠져나가면서 유출세를 주도했습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ETF에서도 자금이 나갔는데, 유독 솔라나 ETF만 소폭 유입을 기록하며 체면을 차렸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금이 빠져나가는 '타이밍'입니다. 보통 가격이 떨어질 때 공포에 질려 매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때 기관 투자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물량을 정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체인 분석 업체인 글래스노드(Glassnode)는 기관들이 이번 반등을 추가 매수의 기회가 아니라, 보유한 물량을 현금화하는 '탈출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수세도 지난달보다 80%나 급감하면서 시장의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제 전반의 상황, 즉 거시 경제 지표들도 비트코인에게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지난 4월 생산자 물가 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2026년 하반기로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거든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금리가 높게 유지되다 보니,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인 비트코인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최근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앞으로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보일지, 아니면 다시 매파로 돌아설지에 대해서도 시장은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가격 흐름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이 7만 6,900달러 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위쪽으로는 8만 6,900달러 부근에 강력한 저항선이 버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 가격대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본전만 오면 팔겠다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죠. 또한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8만 2,000달러에서 8만 5,000달러 사이에서 변동성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숏 스퀴즈(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려 주식을 사는 현상)로 일시적인 급등이 나올 수 있지만, 이것이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신중한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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