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클래러티 법(CLARITY Act)'을 둘러싸고 워싱턴 정가가 그야말로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바로 내일인 5월 14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이 법안에 대한 끝장 토론과 표결(Markup)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최근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로 알려진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로 선임되면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연준의 변화'입니다. 상원은 찬성 51표 대 반대 45표로 케빈 워시를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로 승인했는데요. 그는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라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가상자산 친화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규제 기관의 수장이 이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바뀐다는 건,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심리적 지지선이 되어주죠.

하지만 법안 통과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의원이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무려 40개가 넘는 수정안을 쏟아내며 강력한 '태클'을 걸고 나섰거든요. 전체 수정안만 100개가 넘는데, 이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해 규제를 훨씬 더 빡빡하게 조여야 한다는 민주당 측의 의지가 반영된 겁니다. 작년에 통과된 지니어스 법이 스테이블코인의 기초를 닦았다면, 이번 클래러티 법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시장 구조 전체를 다루는 '끝판왕' 격이라서 양측의 기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전통 은행들의 반응입니다. 미국 은행연합회 같은 곳에서는 이 법안에 포함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규정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데요. 만약 스테이블코인을 들고만 있어도 이자를 주는 게 합법화되면, 사람들이 은행 예금을 빼서 가상자산으로 옮길까 봐 전전긍긍하며 로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통 금융과 새로운 디지털 금융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죠.

결론적으로, 이번 클래러티 법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현물 시장을 직접 관리하게 하고 개인의 '자기 지갑 소유권(Self-custody)'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등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고속도로가 뚫리겠지만, 정치적 이견 때문에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주 시장이 유독 출렁이는 이유도 바로 이 '불확실성' 때문이니, 내일 있을 상원 위원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