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무섭게 달리고 있다.
7,000선을 넘더니 이제는 8,000까지 바라보는 분위기다.
분위기만 보면 다 같이 환호해야 할 것 같은데,
정작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로 대규모 차익실현이다.
5월 7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무려 7조 1,72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기록까지 가볍게 갈아치웠다.
더 놀라운 건 최근 4거래일 동안 쏟아낸 물량만 약 24조 원이라는 점이다.
특히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사실 이해는 간다.
삼성전자는 4월 이후 60%, SK하이닉스는 100% 넘게 급등했으니
“이쯤이면 먹고 나오자”는 심리가 나올 만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지수가 생각보다 잘 버틴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거의 다 받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외국인 매도 폭탄 속에서 급락하는 종목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나 역시 보유하던 종목 하나가 급락하는 바람에 결국 손절 버튼을 눌렀다. 정말 쉽지 않은 장이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가 있다.
외국인들이 무조건 다 팔고 떠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종목은 오히려 계속 쓸어 담고 있다. 다음 상승장을 미리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다.
최근 외국인 매수 상위에는 두산로보틱스, 대한전선, POSCO홀딩스
같은 종목들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최근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종목들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두산로보틱스와 삼성화재다.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 왜 이런 종목들을 담고 있는 걸까?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두산로보틱스, 아직 적자인데도 기대받는 이유.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5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190% 증가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자동화
기업 원엑시아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자동화 솔루션 사업 확대 기대감이 크다.
협동로봇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장기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아직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손실은 1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인력 채용과 생산라인 확대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기대감을 먼저 반영하고 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10만 원 후반까지 급등했다.
다만 이후 차익실현이 나오며 다시 10만 원 초반대로 밀렸다.
차트를 보면 12만 원 부근이 강한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돌파에 실패했다. 결국 추가 상승을 위해선 12만 원 돌파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흑자 전환 예상 시점이 2027년이라는 점은 꼭 체크해야 한다.
지금은 실적보다 미래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구간에 더 가깝다.
LG전자, 요즘 가장 뜨거운 이유는 TV였다.
LG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1분기 매출은 23조 7,272억 원, 영업이익은 1조 6,7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실적 반등의 주역이 TV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요즘 누가 TV로 돈 벌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OLED 같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확 좋아졌다.
무려 19개 분기 만에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전장 사업도 무섭게 성장 중이다.
자동차 전장 부문은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수익성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로봇 부품 사업 같은 신사업 기대감까지 붙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가 흐름도 엄청나다.
최근 두 달 만에 거의 100% 가까이 상승했다.
심지어 과거 애플카 이슈로 급등했던 고점까지 넘어섰다.
요즘 시장에서 가장 강한 종목 중 하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삼성화재, 조용하지만 다시 보는 이유?
반면 삼성화재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들이 폭등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배당 매력이다.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약 4% 수준까지 올라왔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자동차보험 부문은 여전히 부담이 있지만,
투자수익 증가가 이를 상당 부분 메워주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
상승 시 간접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주주환원 정책이다.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보기 드문 ‘안정형 종목’ 느낌에 가깝다.
차트만 보면 아직 크게 움직이지 못했다.
다른 종목들이 신고가를 찍는 동안 삼성화재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저평가 매력을 보는 시선도 늘고 있다.
이번 외국인 매도는 공포라기보다 차익실현 성격이 강해 보인다.
코스피가 급등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패턴과 비슷하다.
중요한 건 이런 시기에 외국인들이 어떤 종목은 팔고,
어떤 종목은 계속 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거기에 다음 시장 흐름의 힌트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단순히 수급만 보고 따라가는 건 위험하다.
결국 중요한 건 실적, 성장성, 그리고 앞으로의 모멘텀이다.
지금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왜 오르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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