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법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이자)' 문제에 대해 미국 상원이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입니다. 톰 틸리스(Thom Tillis) 상원의원과 안젤라 올소브룩스(Angela Alsobrooks) 상원의원이 오랜 논의 끝에 합의안을 확정했는데요. 이번 합의로 인해 그동안 멈춰있던 상원 은행위원회의 법안 심의(Markup)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인 '제404조'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릴게요.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고객에게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은행 예금 이자와 비슷한 성격의 수익을 주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 보유에 대한 이자는 안 되지만, 플랫폼 내에서 실제로 무언가를 하거나 거래를 했을 때 주는 '활동 기반 보상'은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결제나 송금, 마켓 메이킹, 스테이킹, 혹은 로열티 프로그램 같은 정당한 활동을 통해 얻는 보상은 앞으로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거래소들에 중요한 대목이 하나 더 있는데요. 보상을 계산할 때 고객이 코인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들고 있었는지를 참고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최고정책책임자인 파르야르 쉬르자드(Faryar Shirzad)는 "은행권이 보상 규정을 까다롭게 만들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이 플랫폼 이용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지켜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역시 "이제 법안을 통과시키자"며 자신감 있는 반응을 보였죠. 사실 코인베이스에게 이번 합의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스테이블코인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13억 5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컸기 때문인데요. 이번 규제가 명확해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셈입니다. 물론 앞으로 거래소들은 스테이블코인이 투자 상품이라거나 예금자 보호(FDIC)가 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엄격한 공시 의무를 지게 됩니다. 위반 시에는 건당 최대 500만 달러라는 무거운 과태료도 물게 되죠. 이제 공은 다시 상원 은행위원회로 넘어갔습니다. 이 법안이 위원회를 통과하고 농업위원회의 법안과 조율을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한다면, 작년에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합쳐져 최종적으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서명을 받게 됩니다. 이번 달 안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분간 입법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던 만큼, 이번 합의는 미국 내 암호화폐 제도가 자리를 잡는 데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