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중기 상대하는 비은행 부실 5년새 2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안고 가야 하는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은행보다 비은행에서 더 많은 부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제1 금융권인 은행보다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 이른바 서민금융에서 연체가 폭증하고 있는 것
28일 매일경제가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 체제가 현재와 같은 형태로 출범한 2019년 이후 7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고정이하여신(13조6203억원) 중 62.7%에 해당하는 8조5438억원이 비은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음
제1 금융권인 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이 좋은 개인과 기업이 거래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지주 내 계열사인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보험 등에서 대출을 끌어다 쓰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큼
2021년 1분기까지만 해도 전체 금융지주의 부실 중 비은행 계열사에서 발생한 부실은 35.7%에 불과했지만, 이후 계속 비중이 높아지다가 2024년 1분기 60.4%를 찍었음
이후 2025년 1분기 61.8%, 2026년 1분기 62.7%로 최고치를 기록
서민금융 등 약한 고리에서부터 부실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금융권이 사실상 손실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
은행권으로만 한정해 보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훨씬 높고 부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음
4대 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
과거에 비해 다소 높아진 수치이지만 작년 1분기(0.29%)나 2024년 1분기(0.27%)와 큰 차이는 없음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음
2022년 1분기까지만 해도 0.19%였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3년 1분기에 0.25%, 2024년 1분기에 0.29%로 올라가더니 2025년 1분기엔 0.39%를 찍었고, 올 1분기엔 0.42%까지 치솟았음
이 같은 배경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실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은행권 설명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대부분 보증서 대출이기 때문에 연체가 크게 나오지 않는데, 이마저도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밑바닥 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음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대출 조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를 제외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소
실제 A금융지주 내 부동산 관련 계열사에선 올 1분기에만 자산 1500억원가량이 고정이하로 분류됐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긴 하지만 금융지주들도 불안한 상태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나면 그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증시 활황 속 '밸류업'을 해야 하는 지주들은 부담스럽움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밀어붙이고 있는 데다 금융지주들은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등에 따른 과징금까지 충당부채로 인식해야 함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보는 NPL 커버리지비율은 역대 최저임. 하나금융의 경우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올 1분기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에도 못 미치는 95.7%를 기록
하나금융 측은 "일시적인 대규모 부실이 있었으나 담보로 상환이 가능한 부분이라 충당금을 잡지 않았다"면서 "담보로 회수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음
주담대까지 흔들린다…1분기 은행 연체율 곳곳서 역대 최고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음
가계와 기업 대출 연체율이 함께 오르며 부실채권 증가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음
2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공개한 팩트북에 따르면 1분기 말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0%로 집계됐음
지난해 4분기 말 0.34%와 비교하면 0.06%포인트(P) 상승한 수치
중동 전쟁 여파로 시장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 증가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됨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 분기보다 0.07%P 올랐음. 가계 연체율은 0.28%, 기업 연체율은 0.40%로 각각 0.01%P, 0.12%P 상승했음
대기업 연체율은 0.03%에서 0.32%로 뛰며 2018년 2분기 0.39%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음
다만 KB국민은행은 "1분기 거액 차주 여신 2건이 연체로 분류된 영향"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대기업 연체율은 0.03% 수준"이라고 설명했음
신한은행도 전반적인 연체 지표가 악화. 전체 연체율은 0.28%에서 0.32%로 0.04%P 높아졌고, 가계 연체율은 0.24%에서 0.25%로 올랐음. 대기업 연체율은 0.05%에서 0.15%로, 중소기업 연체율은 0.42%에서 0.46%로 상승
하나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0.39%로, 2017년 1분기 0.4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특히 가계 연체율 0.31%, 소호 연체율 0.56%는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우리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0.34%에서 0.38%로 올랐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0.61%까지 상승해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음
NH농협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0.49%에서 0.55%로 높아졌고, 가계 연체율은 0.46%로 2016년 3분기 이후 약 10년 만의 최고 수준을 보였음
업종별로는 부동산업과 임대업, 서비스업 등에서 연체 부담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가 맞물리며 가계 자금 연체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고 보고 있음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도 증가하는 흐름"이라고 말했음
K자형 양극화 및 부실채권 증대에 관한 거시건전성 분석
2026년 4월, 대한민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의 유례없는 호황이라는 화려한 외벽 뒤로 내수 침체와 금융 부실이라는 심각한 균열이 심화되는 전례 없는 거시경제적 역설에 직면해 있음
최근 발표된 지표들은 한국 경제가 단일한 흐름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계층에 따라 회복과 퇴보의 방향이 완전히 갈리는 극심한 양극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
2026년 4월 29일자 매일경제신문은 비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불과 5년 사이에 2배로 급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보도하며 금융 시스템 하단부의 건전성 위기를 경고
이와 동시에 어제 한국경제신문은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임계점에 도달하여 일부 지표가 9년에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을 알리는 등, 제1금융권마저 고금리와 경기 둔화의 누적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드러냈음
어제 공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제7차 의사록 이러한 현상을 'K자형 경기 회복'으로 명명하며, IT 부문과 비IT 부문 간의 성장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문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 숙박업, 음식업 및 영세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음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한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육박과 국제 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수준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여 내수 부문의 비용 압박을 가중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음
K자형 경기 양극화의 심층 구조와 산업별 격차
[ 반도체 부문의 독주와 낙수효과의 실종 ]
현재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유일한 엔진은 반도체임
2025년 연간 수출액은 7,079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이 중 반도체의 비중은 24.4%에 달해 국가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줌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및 차세대 서버용 DRAM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IT 기업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음
2026년 1분기 성장률 역시 이러한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7% 성장(당초 예상치인 1.0%)
그러나 이러한 지표상의 호조는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낙수효과 실종' 현상을 동반하고 있음
반도체 산업은 장치 집약적 산업으로, 생산 확대가 대규모 신규 고용이나 광범위한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과거 전통 제조업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음
대기업들이 축적한 이익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
이로 인해 거시 지표는 성장하고 있으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처분 소득과 고용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는 전형적인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음
[ 취약 산업의 산업적 고사: 건설, 석유화학, 철강 ]
반도체의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산업 부실화'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음
특히 건설업은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상승, 그리고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붕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음
2026년 들어서만 약 1,400개의 건설 업체가 폐업 신고를 했으며, 이 중 60% 이상이 비수도권 업체로 나타나 지방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6년 2월말 현재 3,1,307호로 이 중 84.5%가 지방에 집중되어 있어 건설사의 자금 회수를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음
석유화학 산업 역시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었음
인도산 나프타 도입 등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의 압박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철강 및 기계 산업 또한 중국의 과잉 생산과 내수 부진으로 인해 재고가 쌓이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음(최근 철강의 경우 중국 감산 정책으로 다소 완화될 전망)
이들 전통 제조업의 부실은 단순히 해당 기업의 문제를 넘어, 이들에게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위기로 전이되고 있음
[ 경기 양극화 주요 지표 현황 ]
금융권 부실채권 증대의 메커니즘과 현황 분석
[ 비은행권의 위기: 5년 새 2배 급증한 부실채권 ]
2026년 4월 현재, 한국 금융 시스템의 가장 취약한 고리는 비은행권(제2금융권)임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이 부실의 63%가 은행이 아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발생했음
5년 전과 비교할 때 비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저금리 시절 공격적으로 확대했던 부동산 PF 대출과 중금리 대출이 고금리 국면을 맞이하며 부실화된 결과임
특히 상호금융권(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의 고정이하여신은 2021년 말 약 12조 원에서 2025년 상반기 53조 원으로 무려 4.4배 폭증
기관별로는 산림조합이 485%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수협(391%), 농협(369%), 신협(334%) 등 전방위적인 부실이 확인됨
이러한 급격한 부실화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취급했던 PF 및 브릿지론 등 공동대출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회수 불능 상태에 빠졌기 때문
[ 시중은행의 경고등: 0.40% 연체율의 의미 ]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 또한 건전성 악화가 뚜렷하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0.40%로 전 분기(0.34%) 대비 0.06%포인트 상승
수치상으로는 낮아 보일 수 있으나, 상승 속도와 질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냄
하나은행의 경우 전체 연체율이 0.39%를 기록하며 2017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가계 연체율(0.31%)과 개인사업자 연체율(0.56%)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
우리은행 또한 중소기업 연체율이 0.61%까지 치솟아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음
농협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0.55%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으며, 가계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0.46%를 기록했음
이러한 연체율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고금리가 한계 차주의 상환 능력을 완전히 고갈시키고 있음을 의미
과거 금융권 위기 사례와의 비교 및 진단
[ 1997년 외환위기: 기업 부채발 시스템 붕괴 ]
1997년 외환위기는 재벌 기업들의 무리한 차입 경영과 종금사들의 단기 외채 조달 실패가 맞물린 전형적인 기업 부채 위기였음
당시 주요 은행들의 대출 중 15% 이상이 6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었으며, 외환은행의 경우 NPL 비율이 28.6%에 달했음
10대 재벌의 부채 비율은 500%를 상회했으며, 기아와 한보 등 대형 재벌의 부도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이어졌음
현재와 비교했을 때, 1997년은 '대기업' 부문에서 위기가 시작되어 금융권으로 전이된 반면, 2026년은 '중소기업 및 가계' 등 경제의 하단부에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
또한 당시의 위기는 외환보유액 고갈이라는 유동성 위기였으나, 현재는 대외 순금융자산이 풍부하고 BIS 비율이 양호하여 시스템적 붕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음
그러나 부실의 주체가 파편화되어 있어 구조조정이 훨씬 어렵고 장기적인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음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유동성 경색과 전이 ]
2008년 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국내로 전이된 사례임
당시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08년 0.70%에서 2009년 1.50%까지 상승했으며, 중소기업 연체율은 2.7%까지 치솟았음
정부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로그램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주력했고, 대외 신용 경색이 해소되면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음
현재의 위기는 2008년과 같은 급격한 외부 쇼크보다는, 고금리와 고물가가 3년 이상 지속되면서 체력을 갉아먹는 '만성 질환'에 가까움
2008년에는 정책 금리를 5.25%에서 2.0%로 급격히 인하하며 대응할 수 있었으나, 2026년 현재 한국은행은 2.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 때문에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딜레마 상황에 처해 있음
[ 금융 위기 시기별 주요 건전성 지표 비교 ]
현재 금융권 위험도 진단 및 거시건전성 평가
[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 가능성 ]
현재 금융권의 최대 위험 요소는 비은행권 부실이 은행권으로 전이될 가능성
4대 금융지주의 부실 중 63%가 비은행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지주사 전체의 자본 적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요인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높은 NPL 비율(8~9%)은 부동산 PF 대출의 손실이 본격화될 경우 자본 잠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음
2026년 상반기 NPL 매각 시장 규모가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금융권이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음을 의미
[ K자형 회복이 낳은 통화정책의 딜레마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성장의 하방 압력과 물가의 상방 압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딜레마에 빠져 있음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인해 명목 성장률 지표는 양호해 보이지만, 실제 민생 경제인 내수와 건설 부문은 금리 인하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음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들고 중동발 유가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본 유출과 수입 물가 상승이라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
이러한 정책적 공백 상태에서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한계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의 부실은 임계점을 넘어 비선형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큼
한국은행 의사록에서 지적된 것처럼, 과거 유가 충격의 2차 효과는 통상 6개월 이후부터 나타나는데, 이는 2026년 하반기에 산업 전반의 부실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
[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 BIS 비율과 충당금 ]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제1금융권 시중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는 점
현재 주요 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대를 유지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방어력을 갖추고 있음
그러나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NPL 커버리지 비율 100%를 밑도는 은행(하나은행 95.7%)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신호
또한 부동산 PF의 경우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장부상의 NPL 비율보다 실제 손실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는 '잠재 부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
<시사점>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과 뒤에서 금융 시스템의 균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매일경제신문이 지적한 비은행권 부실채권의 급증과 어제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한 시중은행 연체율 상승은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가 ‘K자형 양극 구조’로 깊이 갈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와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대기업 부실에서 촉발된 급성 위기였고, 2008년 금융위기가 외부 충격에 따른 유동성 위기였다면, 현재의 상황은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경제 하단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만성적 침식’에 가깝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건설·자영업·중소기업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성장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는 ‘낙수효과의 실종’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 양극화가 금융 시스템의 불안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비은행권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부실채권의 급증은 과거 저금리 시기의 공격적 대출이 고금리 환경에서 한꺼번에 터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부실이 금융지주를 통해 은행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중은행의 연체율 상승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수치 자체는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곤 하지만 상승 속도와 자영업·중소기업 중심의 질적 악화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신호입니다.
K자형 구조의 가장 큰 위험은 ‘지연된 위기’입니다. 경제 상단의 호황이 전체 시스템의 위험을 가리는 동안, 하단의 부실은 임계점까지 축적됩니다. 특히 다중채무에 의존하는 자영업자, 미분양에 묶인 건설사, 그리고 이들과 연결된 지역 금융기관의 부실은 어느 한 지점에서 비선형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정책 대응은 보다 정교하고 선별적이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우선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한 잠재 부실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질서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 부실 사업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NPL 시장을 활성화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동시에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은 ‘선별적 구조조정’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합니다.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에는 숨통을 틔워주되, 회생 가능성이 낮은 부문은 정리와 재기를 병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시급합니다.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특히 비은행권에 대한 감독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의 문제는 단일 금융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지주 전체와 지역 경제를 연결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기반이 되는 내수와 금융 시스템이 흔들린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금융 시스템의 하단에서 울리는 경고음을 외면한다면 그 대가는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만이 이 복합 위기를 넘어서는 유일한 해법이 아닐까 합니다(정부의 주가부양, 주주환원보다 건전성 회복이 더 중요).
<관련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09/0005672714?date=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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