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에서 98%까지 6분 27초, 영하 30도에서도 20%부터 98%까지 10분 미만! 이것이 바로 CATL의 ‘초급속 충전’입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국제회의센터에서 21일 열린 ‘CATL 슈퍼 테크 데이’에서 가오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신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션싱(神行) 3세대’를 공개
이날 공개된 성능은 업계 2위 비야디(BYD)가 지난달 발표한 블레이드 2세대 배터리(완충까지 9분)의 속도를 넘어선 것
내연차를 주유하는 시간이면 전기차 충전이 완료되는 셈
회사는 이번 행사를 ‘창사 이래 기술 밀도가 가장 높은 발표회’라고 소개하며 LFP, 삼원계(NCM), 반고체, 하이브리드, 나트륨이온 등 총 5가지의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
LFP는 초고속 충전, NCM과 반고체·하이브리드는 장시간 주행,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저온 환경에 각각 장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특히 가격이 저렴하고 원재료가 풍부해 업계 경쟁이 치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연내 양산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해 큰 관심을 모았음
가오 CTO는 “각 주행 환경마다 요구가 다르다”며 “CATL은 모든 수요에 맞는 해법을 마련했다”고 강조
1000번 충전해도 성능 그대로…영하 30도에도 거뜬
CATL은 21일 차세대 제품 다섯 가지를 공개하며 핵심 난제였던 발열과 밀도를 기술로 돌파했다고 밝혔음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LFP(리튬·인산·철) 급속 충전 배터리의 경우 수명을 갉아먹는 최대 난제인 ‘발열’을 해결했다고 강조
발열 최소화를 위해 배터리 내부 저항을 업계 평균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정밀 냉각 신기술을 활용
이를 통해 냉각 효율은 20% 높아졌고 1000회 초고속 충전 이후에도 배터리 성능을 90%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게 CATL의 설명
CATL은 충전 성능을 LFP 외에 삼원계(NCM), 응축형 신제품에도 적용할 예정
이날 양대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 NCM 배터리 ‘치린(麒麟)’ 3세대 응축형 모델도 압도적인 주행거리로 주목받았음
일반적인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400~600㎞ 수준인 데 비해 이 배터리를 탑재한 세단은 최대 1500㎞,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음
1500㎞는 서울과 부산을 두 차례 왕복할 수 있는 거리
배터리팩 무게는 650㎏에 미치지 않아 현재 동급인 1000㎞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무려 255㎏ 가벼움
에너지 밀도를 양산형 배터리 가운데 최고 수준인 350Wh/㎏까지 끌어올린 덕분
높은 에너지 밀도에 따른 안전 우려에 대해서는 액체 전해질을 응고체 전해질로 바꿔 누액과 발화 위험을 크게 낮췄음
업계에서는 이를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직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로 평가
쩡위췬 회장 “R&D 비용 아닌 투자”
CATL은 이날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연내 양산 계획도 내놓았음
리튬 대신 나트륨을 쓰는 배터리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약 30% 낮지만 영하의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고 출력이 우수
특히 값비싼 리튬 대신 흔하고 싼 나트륨을 원료로 쓰는 만큼 가격 경쟁력도 높음
CATL은 양산을 위한 수분 제어, 가스 발생 등 핵심 난제 네 가지를 해결했다고 주장
CATL의 기술 ‘초격차’ 배경은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
CATL은 지난해에만 전체 매출의 약 5%인 221억 위안(약 4조 7857억 원)을 R&D에 투입했으며 지난 10년간 누적 투자액은 1000억 위안 이상
2010년대 후반부터 LFP 기술을 선점해 원가를 낮췄고 고가 차량에 필수적인 초고속 충전과 고전압 플랫폼에도 집중 투자
행사 막바지에 깜짝 등장한 쩡위췬 CATL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CATL에 R&D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R&D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철학을 수차례 강조
전기차 대중화 속도 기대감
일각선 “실험실 수치일뿐” 의구심
업계에서는 CATL의 이번 신기술이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음
발표대로라면 고질적인 불편으로 꼽혔던 충전 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영하 30도의 혹한기에도 98% 10분대 충전까지 더해지면 그동안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옴
번스타인증권은 “내연기관 차량과 격차가 사실상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
3위권인 한국 기업들과의 거리는 더 멀어질 것으로 보임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전년 동기 38.7%에서 42.1%로 늘렸음
사실상 100%에 가까운 공장 가동률로 올해 1분기 순이익만 전년 대비 48.52% 증가한 207억 3800만 위안을 기록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 207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삼성SDI와 SK온 역시 수천억 원대 적자가 예상
다만 회의론도 적지 않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2023년과 2025년에도 승용차용 제품을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
컨설팅 업체 CRU그룹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리튬배터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최소 2030년은 돼야 한다고 내다봄
급속 충전도 아직 실험실 밖 상용화가 되지 않아 의구심이 제기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홈은 “CATL이 그간 내놓은 급속 충전 배터리는 단 한 번도 BYD(비야디)를 뛰어넘지 못했다”며 “발표된 수치 역시 실측이 아닌 실험실 테스트”라고 지적
미중 갈등에 따른 대외적 리스크도 여전
행사 당일 미국 국방부는 CATL을 중국 군수업체로 재지정
이에 따라 CATL은 6월 30일부터 연방 정부와 계약 체결이 금지됨
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 : 한국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와 기술적 대응체계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서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점유율 하락이라는 위기에 직면
2026년 1~2월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기준, 한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5.0%로 전년 동기(17.2%) 대비 2.2%포인트 하락
그러나 이러한 수치적 열세 이면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전략적 인내가 공존하고 있음
[ 인터배터리 2026을 통해 본 K-배터리의 미래 비전 ]
2026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6'은 한국 배터리 산업이 나아갈 '포스트 전기차(Beyond EV)' 전략을 극명하게 보여준 행사
국내 최대 규모인 14개국 667개 기업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들은 단순히 전기차용 배터리에 머물지 않고 ESS, 로보틱스, UAM,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등을 전면에 내세웠음
한국 배터리 산업 협회 엄기천 회장은 공급망 리스크와 보호무역 확대를 주요 도전 요인으로 꼽으며, 셀 제조사와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K-배터리 원팀'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
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 기술적 완결성과 생태계 전체의 효율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적 판단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를 통한 프리미엄 초격차 전략 ]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음
202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7년 양산 목표를 고수하고 있음
삼성SDI가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은 물리적 AI(Physical AI) 어플리케이션,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에 최적화된 파우치형 폼팩터를 채택
로봇용 배터리는 극한의 에너지 밀도와 함께 순간적인 고출력을 견뎌야 하는데, 삼성SDI의 전고체 기술은 화재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이러한 요구 조건을 충족함
또한 삼성SDI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도 700Wh/L급 고에너지 밀도 각형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800km 주행이 가능한 기술력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음
[ LG에너지솔루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ESS 시장 선점 ]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음
2026년 1분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북미 시장에서의 생산 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
특히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을 테슬라의 차세대 '메가팩 3'용 LFP 배터리 공급 기지로 전환하는 4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은 중대한 전략적 승리로 평가받음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의 오창 공장 생산을 본격화하고, 2025년 말 기준 300GWh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차세대 폼팩터 시장을 선점하고 있음
또한 건식 전극 공정(Dry Electrode Process)의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제조 원가를 혁신적으로 낮추기 위한 공정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음
[ SK온: 급속 충전 기술과 공정 혁신의 고도화 ]
SK온은 '하이퍼 패스트(Hyper Fast)' 기술을 통해 7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한 기술을 공개하며 CATL의 공세에 맞불을 놓았음
특히 SK온은 배터리 셀을 냉각액에 직접 담그는 '침수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하여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 냉각 효율을 3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음
SK온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은 CTP(Cell-to-Pack) 기술의 고도화임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셀을 팩에 직접 통합하는 이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부품 수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
또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14~19% 개선한 모델을 선보이며 보급형 시장에서의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고 있음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
현재의 배터리 전쟁은 단순히 현재의 점유율에 머물지 않고 차세대 소재로까지 확장되고 있음
리튬 가격의 변동성과 자원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트륨 이온 배터리(Sodium-ion)와 리튬메탈 배터리가 부상하고 있음
[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저가형 시장의 새로운 대안 ]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매장량이 풍부한 나트륨을 사용하여 제조 원가를 30~40% 낮출 수 있는 기술
CATL은 2026년 상업화를 선언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중국 난징에 나트륨 이온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추격에 나섰음
2026년 초 중국 창안자동차는 영하 30도의 극한 환경에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주행 테스트에 성공하며 그 실용성을 증명
[ 전고체 및 리튬메탈 배터리: '꿈의 배터리'를 향한 경쟁 ]
리튬메탈 배터리는 흑연 음극재를 리튬 금속으로 대체하여 에너지 밀도를 30~50% 높일 수 있는 기술
포스코퓨처엠은 금호석유화학 등과 협력하여 음극재가 없는(Anode-free)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
이는 드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고에너지 밀도가 필수적인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국의 삼성SDI와 일본의 토요타, 미국의 팩토리얼(Factorial)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
특히 삼성SDI는 파일럿 라인 가동을 통해 축적한 공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7년 양산이라는 구체적인 일정을 고수하며 업계의 신뢰를 얻고 있음
이는 2028년 이후를 목표로 하는 중국 기업들보다 앞선 행보임
글로벌 공급망과 정책적 변수: IRA와 CRMA의 파고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는 각국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
[ 미국 IRA 및 FEOC 가이드라인의 실질적 영향 ]
2026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해외우려기관(FEOC) 가이드라인은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의 탈중국화를 강제하고 있음
중국 정부의 지분이 25%를 초과하는 기업으로부터 조달된 부품이나 광물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음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기지만, 동시에 북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진입을 차단하는 강력한 방벽 역할을 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현대차, GM, 혼다 등과 합작하여 북미 지역에 수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는 IRA 보조금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
[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 중립 규제 ]
유럽 연합은 2026년부터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제도를 도입하고, 2031년부터 배터리 제조 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함
특히 리튬(6%), 코발트(16%), 니켈(6%) 등의 최소 재활용 비중을 충족하지 못하면 유럽 시장 내 판매가 제한될 수 있음
이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 관리가 품질만큼이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었음을 시사
유럽의 산업 가속화 법안(IAA) 또한 'Made in EU' 기준을 강화하여, 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너스 점수를 부여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를 강화하고 있음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LGES), 헝가리(Samsung SDI, SK On) 등 유럽 거점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역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음
[ 소재 자급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 포스코그룹의 역할 ]
공급망 위기 속에서 한국의 소재 경쟁력을 책임지는 곳은 포스코그룹
포스코퓨처엠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와 호주 리튬 광산을 확보하여 원료 자급률을 높이고 있으며,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인조흑연 음극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 3월 베트남에 대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건설을 위해 3,5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
또한 미국 전기차 업체로부터 1조 원 규모의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탈중국 공급망을 원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음
이러한 소재 수직계열화는 배터리 3사가 안정적으로 원가를 관리하고 IRA 규제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됨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과제와 희망
오늘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CATL 공습'의 핵심은 결국 속도와 규모의 경제임. 한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조 역량을 넘어 생태계 전반의 혁신이 필요
[ 전기차 캐즘(Chasm)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 ]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은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음
이에 한국 정부는 2025년 11월 28일, 배터리 산업 지원을 위한 'K-배터리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1. 차세대 기술 R&D 지원: 전고체, 리튬금속,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 2029년까지 2,800억 원을 투입하여 기술 우위를 확보
2. 공급망 안정화: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 지원을 확대하고, '2035 이차전지 산업기술 로드맵'을 수립하여 중장기적인 기술 목표를 제시
3. 수요 창출 및 인프라 구축: 배터리 리스제 도입과 ESS 시장 확대를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사용후 배터리 특별법을 연내 제정하여 재활용 생태계를 법적으로 뒷받침
[ 민관 협력을 통한 차세대 생태계 구축 ]
한국 배터리 산업의 진정한 희망은 제조 강국을 넘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진화하는 데 있음
'인터배터리 2026'에서 공개된 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화재 징후를 30분 전에 감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
이러한 소프트웨어 역량은 하드웨어 성능만으로 도달할 수 없는 '안전성과 신뢰성'이라는 한국 배터리만의 프리미엄 가치를 형성
또한 반도체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배터리 팩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음. 이는 배터리 스스로가 사용자의 주행 패턴을 학습하여 최적의 효율을 내고 수명을 연장하는 능동적 시스템으로의 진화를 의미함
<시사점>
오늘 서울경제신문이 보도한 중국 CATL의 ‘배터리 공습’은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초급속 충전, 고에너지 밀도, 그리고 압도적 생산능력까지 결합된 이번 CATL 공세는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의 질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기술과 가격,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장악한 중국식 산업 전략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산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결코 과도하지 않습니다.
특히 CATL이 삼원계와 LFP를 모두 장악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내수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석권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한쪽에서는 고성능, 다른 한쪽에서는 저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 전체를 포위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6분 초급속 충전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전기차 보급의 마지막 장벽마저 허물려 하고 있습니다. 기술 굴기라는 표현이 더 이상 수사가 아닌 현실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질주를 단순한 ‘패배 서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성급합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은 지금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점유율 확대 대신 수익성과 기술 주도권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와 북미 시장을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고,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라는 ‘게임 체인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SK온 역시 초급속 충전과 열관리 기술 혁신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가진 진정한 강점은 ‘생태계’에 있습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유기적 결합, 그리고 반도체와 AI 기술을 결합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배터리를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닌 ‘지능형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전략은 한국만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글로벌 정책 환경도 한국에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습니다. 미국의 IRA와 유럽의 CRMA는 공급망 재편을 강제하면서 동시에 중국 기업의 확장을 제약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북미와 유럽에 구축한 생산 거점은 단순한 대응을 넘어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배터리 전쟁의 본질은 ‘속도’와 ‘깊이’의 싸움입니다. 중국이 속도로 시장을 장악한다면, 한국은 기술의 깊이와 신뢰성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AI 기반 운영 기술 등 차세대 영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현재의 점유율 열세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습니다.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대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 실적에 대한 조급함이 아니라, 기술 초격차를 향한 집요한 투자와 공급망의 전략적 재편입니다. 배터리는 반도체에 이은 국가 전략 산업 중 하나입니다. 이 싸움에서 밀린다면 단순한 산업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미래 에너지 패권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CATL의 공습은 경고이지만 한국 2차전지 업계의 기술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이 양적 경쟁을 넘어 질적 도약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번 충격은 오히려 ‘도약의 기점’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한국와 중국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바라보며,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을 통한 한국의 역전 승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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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613553?date=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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