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한때 7만 5,00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더니, 또 어느새 7만 8,000달러를 회복하며 숨 가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장을 뒤흔든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 지명자의 발언부터 중동의 긴장감, 그리고 코인베이스를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주요 이슈들을 하나로 엮어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케빈 워시의 발언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의 상원 청문회였습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온 만큼, 워시 지명자가 취임하자마자 시원하게 금리를 내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죠. 하지만 워시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유독 강조하며 예상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금리 결정에 대한 어떠한 압박도 받은 적이 없으며, 설령 압박이 있더라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진 점도 시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 협상이 마감 시한을 앞두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특히 제이디 밴스(JD Vance) 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 일정이 중단되었다는 보고와 함께, 미국 정부가 이란의 무기 조달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관련 주식들도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는 6% 넘게 급락했고,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로빈후드(Robinhood) 역시 4.5% 정도 하락했습니다.
비트코인 상승을 점치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비트코인을 향한 '미국 큰 손'들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Coinbase Premium Index)'인데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와 해외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사이의 가격 차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자들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비트코인을 사고 싶어 할 때 이 수치가 플러스(+)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지표가 지난 4월 9일부터 오늘까지 무려 14일 연속으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코인베이스는 미국의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그리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는 대형 기관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수치가 계속해서 양수를 기록한다는 것은 미국의 이른바 '스마트 머니'라고 불리는 거대 자금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를 찍었던 지난 10월 이후 가장 긴 상승 기록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이 지표의 힘을 알 수 있는데요. 작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이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즉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던 시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서 6만 달러 근처까지 뚝 떨어지기도 했었습니다. 미국 내 수요가 주춤하니 시장 전체의 힘이 빠졌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나 여러 위기설 속에서도 미국발 매수세가 아주 탄탄하게 시장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비트코인은 이번 달 들어서만 14%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전고점을 향한 질주를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여러 가지 대외적인 잡음이 많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시장의 큰 손인 미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의 미래를 밝게 보고 공격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인베이스에 날아든 고소장?
하지만 비트코인의 탄탄한 수요와는 별개로, 미국 가상자산 업계의 상징인 코인베이스(Coinbase) 기업 자체에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검찰총장이 코인베이스를 전격 고소했기 때문인데요. 문제가 된 것은 코인베이스가 야심 차게 운영해 온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입니다. 여기서 예측 시장이란 선거 결과나 스포츠 경기처럼 미래에 일어날 특정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걸고 맞히면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검찰총장은 이를 두고 "이름만 바꿨을 뿐, 실체는 명백한 불법 도박"이라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뉴욕주의 주장은 꽤 구체적입니다. 우선 이런 예측 시장은 결과에 본인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우연에 의한 게임', 즉 도박에 해당한다는 논리인데요. 도박 사업을 하려면 정식 면허가 있어야 하는데, 코인베이스는 그런 허가 없이 스포츠나 선거 결과에 베팅하도록 판을 깔아줬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뉴욕주의 모바일 스포츠 베팅 가능 연령은 21세인데, 코인베이스가 18세에서 20세 사이의 청년들도 이용하게 방치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현재 뉴욕주는 코인베이스가 21세 미만에게 베팅을 허용하거나 대학 캠퍼스에서 광고를 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이고요. 거액의 벌금과 손해 배상까지 청구했습니다.
사실 이런 압박은 코인베이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또 다른 거래소인 제미니(Gemini)도 함께 고소 명단에 올랐고, 예측 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칼시(Kalshi) 역시 다음 타겟이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외치며 고삐를 죄고 있고, 관련 기업들은 이에 맞서 규제 완화를 위해 올해 1분기에만 약 184만 달러라는 역대급 로비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하반기 기대해 볼만 하다?
비록 코인베이스 같은 기업들은 법적 공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이 이미 우리 금융 산업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는 비트코인을 '40세 미만 세대에게는 새로운 금'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가상자산에 깊은 이해도를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도 여러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한 경험이 있을 정도죠.
전문가들은 워시 지명자가 당장은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경제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낮추는 방향을 선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자산 운용사 21셰어즈(21shares)의 전략가 맷 메나(Matt Mena)는 2026년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이 다시 힘을 내서 10만 달러 고지를 향해 달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언했습니다. 당분간은 변동성이 크겠지만, 장기적인 흐름은 여전히 지켜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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