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에 오랜만에 공모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바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입니다.


사실 기대감은 꽤 컸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인프라 기업이라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차가웠습니다.


“국내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기관들의 반응이 미지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왜 채비 공모주 수요예측 결과가 이렇게까지

부진했는지 핵심만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채비, 뭐 하는 회사인가?


꽤 탄탄한 구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채비는 단순히 충전기만 설치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충전기 제조부터 운영 플랫폼,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는 ‘통합형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단순히 기기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충전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거나, 운영 관리비를 계속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즉, 한 번 깔아두면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반복 수익 모델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강점입니다.

성장성만 놓고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그림입니다.



문제는 결국 “얼마나 쓰느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충전기가 많이 깔려 있다고 해서 돈이 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수익은 “가동률”, 즉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충전기를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은 전기차 보급 속도 자체가 정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구간입니다.

이 말은 곧, 이미 설치해둔 충전기가 당장 돈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몇 대 설치했냐”보다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고 있냐”를 더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적자는 더 커질까?


많이 벌긴 했는데,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최근 3년을 보면 매출은 꽤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500억 원에서 1,000억 원대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입니다.


충전 인프라는 초기에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부지 확보 비용, 설치 비용, 운영 인건비까지 한 번에 몰립니다.


이렇게 비용이 집중되다 보니,

매출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적자도 같이 커지는 구조가 되어버렸습니다.


쉽게 말하면,

열심히 확장 중이지만 아직 돈은 제대로 벌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시장은 이제 이런 구조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모습은 인프라 기업이라면 흔히 겪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지금 시장 분위기입니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돈을 많이 쓰는 기업이나

흑자 전환 시점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한 평가가 훨씬 더 냉정해집니다.


기관 투자자들도 결국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언제 흑자를 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으면,

아무리 성장성이 좋아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요예측 결과는 어땠을까?



숫자가 말해주는 분위기


결과는 솔직히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 기관 경쟁률: 50대 1
  • 의무보유확약 비율: 약 6% (주수 기준)


요즘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다는 것은

상장 직후 매도하려는 기관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즉, 상장 직후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공모가도 결국 최저가로 확정


공모가는 희망 밴드(12,300원 ~ 15,300원) 중

최하단인 12,3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점은

많은 기관이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사실입니다.


환매청구권 3개월이라는 안전장치가 부여되긴 했지만,

기관들이 이 정도 가격만 인정했다는 것은

현재 약 5,7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청약, 참여해도 괜찮을까?


청약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청약: 4월 20일 ~ 21일
  • 환불: 4월 23일
  • 상장: 4월 29일


최소 청약은 10주로, 약 6만 원 정도면 참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전략입니다.


이번 공모주는

무작정 참여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환매청구권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워낙 약했던 만큼

무리한 금액을 투입하기보다는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시장은 결국 숫자로 판단합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합니다.


성장 스토리도 중요합니다.

전기차 인프라 역시 분명 미래가 있는 산업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결국 이렇게 묻습니다.

“그래서 언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시장에서는 쉽게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채비 역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재의 재무 성과가 평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만 이해해도 이번 공모주 결과를 훨씬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