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전력 효율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꿈의 메모리’ 개발 경쟁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의 추격도 거센 상황에서 선제적 투자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력 메모리를 넘어 신기술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옴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진이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학회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6’에서 8㎚(나노미터·10억분의 1m)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한 내장형 자기저항메모리(M램) 구현에 성공하고 양산 수율을 달성했다고 밝혔음
8㎚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앞선 M램 공정으로 평가
8㎚ M램을 실제 제조한 뒤 성능을 검증한 연구 성과는 이번이 처음
회사 연구진이 테스트용으로 만든 8㎚ M램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기존 14㎚ M램보다 쓰기 속도는 62.5% 빨라졌고 집적도 역시 ㎟당 19.94Mb(메가비트)로 14㎚보다 11.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음
이를 포함한 종합 성능 점수(FoM)는 4146점으로 52.9% 개선
M램은 전자가 가진 자성(자석의 성질)을 활용해 정보를 구현·저장하는 차세대 메모리
전기로 작동하는 D램과 달리 전원 없이도 정보를 유지할 수 있음
이에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고 낸드플래시처럼 영구적 정보 저장이 가능
동시에 낸드보다 1000배 빠른 동작 속도로 D램과 맞먹는 성능을 냄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28㎚ M램을 처음 양산한 후 2024년 14㎚, 올해 8㎚ M램 양산으로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음
이번에 실제로 8㎚ M램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해 내년에는 5㎚ M램 양산 개시를 예정하고 있음
대만 TSMC도 내년에 5㎚ M램 양산 준비 완료를 계획하고 있어 본격적인 M램 경쟁을 예고
AI칩 자급률 40% 넘긴 中 반도체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며 미래 경쟁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음
중국은 특히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급이 막힌 상황에서 자국 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지능(AI) 연산 수요를 충족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GPU와 경쟁할 핵심 반도체인 AI 칩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
한국 역시 메모리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바꿔 AI 칩을 포함한 반도체 전반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음
16일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자국 AI 칩 시장에서 총 점유율 41%를 차지
화웨이가 20%, 알리바바·바이두·캠브리콘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엔비디아의 중국 내 점유율을 55%까지 끌어내렸음
미국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중국의 AI 칩 자급률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인 7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음
실제로 화웨이는 지난달 선전시에 자국 최초로 AI 칩 ‘어센드 910C’ 1만 장 규모의 AI 연산 클러스터(집적단지)를 구축
엔비디아 칩 성능의 89%를 구현하며 ‘중국판 엔비디아’라는 별명을 얻은 캠브리콘도 창업 9년 만인 지난해 첫 흑자를 달성
알리바바 ‘큐원’을 포함한 중국 AI 모델들은 AI 플랫폼 오픈라우터가 집계한 전 세계 AI 모델 연산량(토큰 사용량) 순위에서 1~6위를 석권하며 자국 칩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음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를 받은 중국이 기술 자립에 집중하며 역설적으로 한국의 약점인 AI 칩부터 파고들며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옴
국내에서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포함한 국산 AI 칩이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하지 못한 상황
정부는 2024년 확정된 ‘K클라우드 기술 개발사업’에 따라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국산화율을 국산 칩 탑재를 통해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음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센터는 지난해 ‘핵심 및 신흥 기술 지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2022년 3.1%였던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 순위를 미국·중국·일본·대만보다 낮은 5위로 평가
전문가들은 한국이 차세대 반도체 경쟁에서 꾸준히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메모리를 넘어 AI 칩을 포함한 시스템반도체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
한국이 메모리를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집계한 지난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2231억 달러(약 329조 원)로 전체 반도체 시장(7917억 달러·1169조 원)의 28%에 그침
1~2년 후 메모리 호황기가 끝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음
중국이 집중 육성하는 로직 반도체(AI 칩)는 3019억 달러(약 446조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특히 한국의 강점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 팹리스와 학계의 연구개발(R&D) 및 인재 공급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음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반도체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파운드리와 팹리스, 대학과 연구소, 스타트업이 결집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대만은 TSMC를 정점으로 산학연이 연구와 교육까지 연계할 수 있는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음
그는 “서로 물리적으로 근접해 있다 보니 ‘실험하다 한계에 부딪히면 칩을 TSMC에 보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도체 생태계가 하나로 내재화했다”고 설명
실제로 대만은 TSMC·미디어텍 등 900여 개 기업·기관이 밀집한 ‘신주과학단지’를 구축하고 이들이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까지 모든 공정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했음
한국은 평택·청주·용인 등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팹 시설이 있지만 대만처럼 팹리스나 대학과 근거리에서 연구와 교육까지 협업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
고급 인재를 수혈할 정부 차원의 대책도 시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메모리를 많이 해왔다 보니 팹리스를 이제 키우고 싶어도 고급 인재들이 (팹리스로) 안 오려고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팹리스에서 인재를 키워 놓아도 결국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진단
그러면서 “포스트닥터(박사후연구원)급의 ‘하이 퀄리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음
이 교수는 “국제 학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세대 D램 셀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니 더 이상 메모리 기술 격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캐파(생산 능력)를 늘려서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음
인간 뇌를 모방해 기억(메모리)과 연산(비메모리)을 동시에 수행하는 차세대 반도체인 뉴로모픽 분야에서 한국이 메모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앞서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난 22년간 한국의 뉴로모픽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702건으로 미국(1528건), 중국(839건)에 이어 주요국 중 3위를 기록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이 앞서가는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단순 제조를 넘어 설계 자산(IP)까지 협력하는 고도의 파운드리 서비스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음
한중 차세대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M램 혁신과 AI 칩 자급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기술적 한계 돌파와 지정학적 자립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물결이 충돌하는 지점에 서 있음
서울경제신문이 보도한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8나노미터(nm) 자성임의접근메모리(MRAM) 개발과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급률 40% 돌파 소식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성과나 국가적 통계를 넘어, 향후 10년의 반도체 패권을 결정지을 결정적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음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를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하며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려 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수출 제재를 기술 자립의 촉매제로 삼아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성공하고 있음
차세대 메모리의 혁신: 삼성전자 8나노 M램의 기술적 성취와 전략적 가치
[ M램 기술의 부상과 삼성의 8나노 공정 돌파 ]
반도체 미세화 공정이 10나노 이하의 극한 영역으로 진입함에 따라, 기존의 D램과 낸드플래시는 전력 소모 가속화와 발열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봉착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8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임베디드 M램(eMRAM)은 차세대 메모리 경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부상
M램은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이 아닌, 자성체의 스핀(Spin) 방향에 따른 저항 변화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핀트로닉스' 기술을 기반으로 함
이는 전기적 방식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작동하며,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특성을 가짐
삼성전자가 이번에 구현한 8나노 공정은 기존 28나노 FD-SOI(Fully Depleted-Silicon On Insulator) 기반 M램 공정을 핀펫(FinFET) 구조의 선단 공정으로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도가 매우 높음
특히 삼성은 이번 8나노 M램이 영하 40도에서 영상 150도라는 극한의 온도 변화 속에서도 데이터 신뢰성을 유지하며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표준인 'AEC-Q100 오토-G1' 등급을 충족했음을 입증
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통합 연산 장치(SoC) 내부에 직접 탑재되어 고속 데이터 처리를 지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
[ M램의 응용 분야와 시장 경제적 가치 ]
M램은 기존 낸드플래시보다 약 1,000배 빠른 쓰기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SRAM보다 낮은 전력을 소모
이러한 특성은 특히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AI 연산과 자율주행 센서 데이터 통합에 최적화되어 있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삼성전자는 14.3%의 점유율로 전 세계 M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TSMC가 11.9%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음
전 세계 M램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7억 달러 수준에서 2035년에는 약 85조 원(약 630억 달러) 규모로 13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이러한 성장의 동력은 온디바이스 AI 디바이스의 확산과 우주·항공, 방산 분야의 극한 환경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기인
특히 인텔, 허니웰, 인피니언 등 글로벌 반도체 강자들이 상위 5개사 점유율의 52.7%를 차지하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
[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기술 격돌 ]
삼성전자의 8나노 M램 양산 목표는 2026년이며, 2027년에는 5나노 공정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음
이에 대응하여 TSMC는 네덜란드 NXP와 협력해 16나노 M램 탑재 MCU를 이미 시장에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12나노 검증을 마치고 8나노를 건너뛰어 바로 5나노 M램으로 직행하는 '초격차 점프' 전략을 추진 중임
TSMC의 이러한 행보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메모리 제조 역량과 파운드리 공정의 결합 시너지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
삼성전자는 자사의 핀펫 공정 PDK(Process Design Kit)와 IP를 재사용할 수 있는 강점을 내세워 고객사들이 별도의 설계 변경 없이도 M램을 시스템 반도체에 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
양사의 5나노 M램 양산 준비 시점이 2027년으로 겹치면서, 향후 1~2년 내에 차량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파운드리 공정 경쟁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임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자립과 AI 칩 자급화의 실체
[ 자급률 40% 돌파의 전략적 배경 ]
중국은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수출 규제라는 역경을 '기술 자립'의 추진력으로 승화시키고 있음
2026년 시장조사업체 IDC와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AI 칩 시장에서 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음
이는 2023년 엔비디아의 중국 내 점유율이 55%까지 하락한 것과 궤를 같이하며,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게 '국산 칩 채택'이라는 강제적 기회를 제공했음을 시사
중국의 이러한 자급화 성공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짐.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두 등 거대 기술기업들이 하드웨어 설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까지 내재화하며 자급자족형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AI 칩 자급률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인 7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점차 폐쇄적인 '실리콘 요새'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
[ 화웨이의 '어센드' 생태계와 생산 자립 ]
중국 AI 반도체 굴기의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음.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어센드(Ascend) 910B'를 통해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의 A100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
최근 선전시에 구축된 '어센드 910C' 기반 1만 장 규모의 AI 연산 클러스터는 중국의 컴퓨팅 자립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줌
화웨이는 성능뿐만 아니라 에코시스템 문제도 정면 돌파하고 있음. 엔비디아의 강력한 무기인 CUDA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인 CANN을 강화하고, 이를 오픈소스화하여 중국 내 개발자 커뮤니티를 결속시키고 있음
화웨이의 Eric Xu 회장은 생태계 구축을 장기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어센드 950, 960, 970 시리즈를 향후 3년 내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며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음
(자료 : Top 10 AI Chip Semiconductor Suppliers in China: The Leadership in the Global Arena in 2026, https://www.registrationchina.com/articles/top-10-ai-chip-semiconductor-suppliers-in-china/)
[ SMIC와 기술적 우회로: EUV 없이 구현한 5나노 공정 ]
중국의 생산 자립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지는 SMIC
SMIC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입이 차단된 상태에서 기존 심자외선(DUV) 이머전 장비를 활용한 다중 패터닝(Multiple Patterning) 기술로 7나노 양산을 현실화했음
특히 2025년 말 확인된 SMIC의 'N+3' 공정은 자가정렬 4중 패터닝(SAQP) 기술을 통해 5나노급 트랜지스터 밀도를 달성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음
비록 이러한 방식이 EUV 공정 대비 생산 비용을 40~50% 높이고 수율을 낮추는 요인이 되지만,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가치 부여가 경제적 비효율성을 상쇄하고 있음
SMIC는 현재 심천(Shenzhen)에 AI 칩 전용 대규모 팹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선단 공정 웨이퍼 생산 능력을 월 6만 장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
이는 중국이 제조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음을 보여줌
지정학적 패권 경쟁의 심화: 국가 대기금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 중국의 '국가 대기금 3기'와 장기 투자의 성격 ]
중국 정부는 2024년 5월, 역대 최대 규모인 3,440억 위안(약 64조 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대기금) 3기'를 출범
10년간 총 1조 5,000억 위안(약 284조 원)에 달하는 전체 투자 계획의 일환인 3기 펀드는 기존의 단순 생산 확대에서 벗어나 HBM(고대역폭메모리), AI 반도체, 그리고 반도체 제조 장비의 완전 국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대기금 3기의 가장 큰 특징은 존속 기간을 15년으로 설정하여 기술 개발의 호흡을 길게 가져간다는 점임
이는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는 10~15년 동안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완전히 내재화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
특히 나우라(Naura), AMEC 등 중국 내 장비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강제하는 정책은 글로벌 장비사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
[ HBM 주도권을 둘러싼 한중일의 각축 ]
메모리 반도체의 정점인 HBM 분야에서 한국은 아직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 공급량의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2026년 2월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에 돌입하며 기술적 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음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아키텍처와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에서 한국산 HBM4는 대체 불가능한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음
그러나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음. 창신메모리(CXMT)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HBM3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중국 내수 시장용 HBM 생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임
또한 중국은 미국의 제재망을 피하기 위해 자국 내 파운드리 공정을 이용한 독자적인 HBM 패키징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음
[ 공급망의 무기화와 한국 소부장의 위기 ]
중국은 자국 반도체 공장 증설 시 국산 장비 채택률 50%를 의무화하는 '비공식 지침'을 통해 한국 소부장 기업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음
중국 당국은 50% 이상의 국산화율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신규 팹 건설 허가 자체를 반려하는 강력한 배수진을 쳤음
이로 인해 그간 미국의 대중 제재 틈새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던 한국 장비사들의 수주가 2025년 하반기부터 급감하고 있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지 가동 중인 한국 장비사들의 주문서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이에 대응하여 국내 장비사들은 TSMC와 마이크론이 있는 대만으로 전략적 요충지를 옮기거나 첨단 패키징 분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음
대한민국의 전략적 과제와 대응 로드맵
[ 초격차 기술의 고도화: PIM과 뉴로모픽의 상용화 ]
한국은 메모리 1위의 위상을 활용해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해야 함
삼성전자의 8나노 M램 개발을 시작으로, 메모리와 연산기를 하나로 합친 PIM(Processor-In-Memory) 기술을 모든 AI 가속기에 표준화하는 전략이 필요
데이터가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오가며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90% 이상 줄일 수 있는 PIM은 저전력 AI 시대의 핵심 기술이 될 것
또한,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하여 초저전력으로 실시간 인지 연산을 수행하는 뉴로모픽 반도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함
중국이 '어센드' 시리즈로 범용 AI 칩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면, 한국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웨어러블 등 엣지 단에서 압도적인 효율을 내는 차세대 소자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성'을 증명해야 함
[ '반도체 올케어(All Care)' 행정 시스템의 정착 ]
정부와 지자체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 초기 단계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함. 경기도가 시작한 '반도체 올케어 전담조직(TF)'은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인허가 기간을 통상보다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롤모델이 되어야 함
특히 전력 공급 계획 확정과 용수 관로 확보 등 기업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인프라 문제에 대해서는 '인허가 단축 목표제'를 도입하여 행정의 속도를 높여야 함
아울러 세액공제 대상을 현행 22개 국가전략기술에서 더욱 확대하고, 중소·중견 기업들이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R&D 장비 이용 지원과 지식재산 분쟁 대응 컨설팅 등 상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함
[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와 전략적 유연성 확보 ]
중국의 '장비 국산화 50%' 정책에 대응하여 한국 소부장 기업들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대만, 미국, 일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함
대만 TSMC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파운드리 및 메모리 강자들이 밀집한 지역에 현지 생산 설비를 배치하고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분야의 강점을 살려 '차이나 리스크'를 정면 돌파해야 함
동시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 기조와 국제 정세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한국 반도체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불가결한 고리(Chokepoint)'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결집해야 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 엔비디아, AMD 등과 맺은 전략적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여, 정치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민간 중심의 기술 동맹을 강화해야 함
[ 범국가적 '인재 댐' 구축과 기술 보안 강화 ]
반도체는 사람이 만드는 산업. 우수 인재가 반도체 분야로 유입되도록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과 연구 환경을 보장하고,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통해 배출된 인력이 현장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고도화해야 함
또한,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과 정주 여건 개선 등 범정부 차원의 '인재 댐' 프로젝트가 가동되어야 함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간첩죄'에 준하는 사법적 단죄와 함께, 핵심 인력에 대한 연봉 및 복지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현실화하여 이탈 요인을 사전 차단해야 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연구원들에게는 명예와 실질적 보상을 동시에 제공하여, 그들이 국가의 핵심 자산이라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함
<시사점>
오늘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8나노 M램을 내놓고, 중국이 AI 칩 자급률 40%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나는 기술 초격차를 향한 돌파이고, 다른 하나는 공급망 자립을 향한 집요한 축적이라 하겠습니다. 지금 이 교차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8나노 M램은 메모리 반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하가 아닌 스핀을 활용하는 이른바 ‘스핀트로닉스’ 기반 메모리는 속도, 전력, 내구성에서 기존 D램과 낸드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특히 비휘발성과 고속성을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AI 연산과 자율주행, 방산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메모리 강국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셈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만으로 패권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중국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AI 칩 생태계 구축과 SMIC의 공정 자립 시도는 ‘비효율을 감수한 자립’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산물입니다. 미국의 제재를 계기로 오히려 내수 중심의 폐쇄형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며, 설계-생산-소프트웨어를 잇는 수직 통합 구조를 빠르게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자급률 40%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의도적으로 끊어내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 두 흐름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기술에서 앞서 있지만 시장과 생태계에서는 중국의 추격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국산 장비 50% 의무화’와 같은 정책으로 공급망을 내재화할 경우, 한국 소부장 기업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과 기술 동맹에 깊이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내부 기반입니다. 인력 부족, 기술 유출, 전력과 용수 같은 인프라 병목, 노사분규 등은 이미 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초격차를 유지해야 할 시점에 ‘사람과 기반’이 흔들린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산업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국가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이는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결국 해법은 분명합니다. 첫째, M램을 넘어 PIM과 뉴로모픽 등 차세대 반도체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산업 표준을 주도하는 수준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고리’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HBM과 같은 전략 제품을 통해 AI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인재와 인프라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반도체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한중 경쟁은 단순한 산업 경쟁이 아니라 체제와 전략의 경쟁입니다. 중국이 ‘자립’을 무기로 삼았다면, 한국은 ‘초격차와 연결성’으로 맞서야 합니다. 기술에서 앞서고도 시장에서 밀리는 순간, 초격차는 무의미해집니다. 반대로 생태계를 장악하면서 기술까지 확보하는 쪽이 결국 승자가 됩니다. 반도체는 더 이상 단순한 산업이 아닌 국가적 운명이 걸린 산업입니다. 그 무게에 맞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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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611506?date=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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