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이번 달에만 10% 가까이 상승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지난 이틀간 7만 5천 달러(약 1억 원) 선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블록체인 상의 거래 데이터, 즉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투자자들이 가격이 오를 때마다 수익을 확정 짓기 위해 코인을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현 이익·손실(Realized Profit/Loss)' 지표를 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요. 이 지표는 코인이 이동할 때의 가격과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때의 가격을 비교해 투자자들이 얼마나 이익을 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현재 이 지표의 30일 이동평균선은 1.16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1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수익 실현 활동이 활발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지난 화요일, 비트코인이 7만 6천 달러를 잠시 찍었을 때 하루에만 약 11억 4천만 달러(약 1조 5,700억 원) 규모의 수익 실현이 이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 매물을 다 소화하고 7만 8,100달러를 넘어서야 본격적인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전체의 매수세가 고르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누적 거래량 델타(CVD)'라는 지표를 보면, 현재 매수세는 주로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에만 집중되어 있고,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다른 주요 거래소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또한, 선물 거래 시 지불하는 비용인 '펀딩비'가 약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으로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죠. 인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오투스(Giottus)의 비크람 수부라지(Vikram Subburaj) 대표는 "시장이 과열된 것이 아니라 안정기를 거치며 힘을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신중한 분위기는 감지됩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인 데리빗(Deribit)의 데이터를 보면,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풋옵션(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선호 현상이 여전히 뚜렷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혹시 모를 하락장세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비트코인 시장은 수익을 챙기려는 매도 세력과 이를 받아내려는 매수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수세가 이 매물 폭탄을 완전히 흡수하고 압도할 때 비로소 다음 상승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