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스트래티지(Strategy)가 2026년 1분기에 비트코인 보유분에서 144억 6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1조 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를 통해 공개된 내용입니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충격적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평가손실은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간 게 아니라 장부상 손실입니다. 그리고 이 손실 덕분에 24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이연법인세 자산(deferred tax asset)이 생겼는데요. 쉽게 말해, 나중에 세금을 낼 때 이 손실분만큼 일부를 상쇄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셈입니다. 손실이 전혀 쓸모없는 숫자는 아니라는 뜻이죠.

그럼에도 스트래티지는 4월 1일부터 5일 사이, 즉 손실이 확인된 직후에도 약 3억 3천만 달러를 들여 비트코인 4,871개를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이로써 총 보유량은 766,970 BTC로 늘었고,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530억 달러어치입니다. 최근 매입으로 평균 매입단가는 기존 75,694달러에서 75,644달러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세일러트래커(SaylorTracker)에 따르면 현재 평균 매입가가 현 시세보다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약 47억 달러의 평가손실 상태입니다.

이 추가 매입 자금은 스트래티지의 ATM 프로그램, 즉 시장가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됐습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달 이 ATM 프로그램을 재편해 보통주 210억 달러, 우선주 STRC 210억 달러, 우선주 STRK 21억 달러어치를 단번에 발행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2027년까지 주식과 전환사채를 통해 총 840억 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겠다는 이른바 '42/42 플랜'의 일환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이겁니다. 21조 원의 평가손실을 눈앞에 두고도 왜 계속 사는가. 세일러의 논리는 일관됩니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이고, 단기 평가손실은 전략적 축적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노이즈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스트래티지는 지난해 12월 장기 자본 구조를 개편하면서 달러 준비금(USD reserve)도 포함시켰는데, 이는 배당 지급 능력을 유지하고 디지털 자산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무작정 베팅만 하는 게 아니라 재무 구조 자체를 정비하면서 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물론 반대 시각도 있습니다. 평균 매입단가인 75,644달러보다 현재 시세가 낮은 상황에서,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계속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구조는 주주 가치 희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이 구조는 점점 더 큰 부담이 됩니다.

결국 스트래티지에 대한 판단은 비트코인 장기 전망에 대한 판단과 같습니다. 세일러는 지금을 저가 매집의 기회로 보고 있고, 시장의 일부는 그것을 무모한 베팅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결국 비트코인이 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