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NKE)가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주가가 14%나 빠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실망감이 퍼졌습니다.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문제는 그다음에 나온 전망이었습니다. 4분기 매출이 2%에서 4% 감소할 것이라는 가이던스가 나오면서 "생각보다 회복이 훨씬 느리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진 거죠.

나이키는 지금 소위 '리셋' 국면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너무 많은 재고를 쌓아왔고, 특히 오래된 클래식 운동화 라인업들이 시장에 할인된 가격으로 넘쳐흐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을 줄이고 재고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이 3분기 실적에 약 5%포인트의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경영진은 "지금 당장은 아프더라도 브랜드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제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은 중국 시장입니다. 3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는데, 4분기에는 무려 20% 가까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온라인 채널에 쌓인 묵은 재고를 걷어내고, 정상 가격 판매 중심으로 유통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이 한창인데, 경영진은 이 과정이 2027 회계연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중국 시장 정상화까지는 앞으로도 최소 1년 이상은 더 걸린다는 뜻입니다.

중국 외에도 컨버스(Converse), 스포츠웨어 부문, 그리고 유럽과 중동 시장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판촉 활동이 늘어나고 있고, 중동에서는 지정학적 불안으로 수요 자체가 흔들리고 있죠. 이런 여러 요인들이 겹치면서 4분기가 끝날 때쯤에도 재고 수준은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이키 경영진이 내세우는 'Win Now' 전략은 연말까지 주요 정리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재고를 줄이고, 유통 채널을 다듬고, 핵심 시장에 새 리더십을 앉혀 구조를 바꾸는 방향입니다.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문제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느리다는 거죠.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나이키의 주가 하락을 단순히 '일시적 조정'으로 보기엔 불확실성이 꽤 깊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나이키 대신 안타(Anta)나 리닝(Li-Ning) 같은 로컬 브랜드로 이동하는 흐름이 구조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스포츠웨어 부문의 수요 약세도 단순한 재고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취향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나이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이고, 지금의 고통은 어느 정도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억지로 할인 판매를 밀어붙이는 대신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쪽을 택한 것이니까요. 재고 정리가 일단락되면 정상 가격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의미 있게 개선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