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하겠습니다.
비트코인이 68,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란 전쟁 종전 협상 기대감 덕분인데요. 반면 구글의 양자컴퓨터 연구가 비트코인 보안에 대한 뜨거운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고,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법안은 갈수록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이란 협상 기대감에 비트코인 반등
먼저 가격 얘기부터 해볼게요. 비트코인은 오늘 장중 66,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68,4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상승의 배경은 이란이었습니다. 이란의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대통령이 "안전 보장만 해준다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됐다"고 밝혔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이 종료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열릴 것이라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이 소식에 유가도 크게 떨어졌는데요.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5달러로 하루 만에 약 4% 하락했고, WTI 선물도 101달러 수준으로 밀렸습니다. 유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비트코인에는 호재로 작용한 셈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숫자도 지난주 평균 5척에서 이번 주 7척으로 늘었다는 블룸버그 데이터도 나왔습니다.
다만 낙관론을 너무 앞서가는 건 금물입니다. 이란이 내세운 조건들, 즉 전쟁 재발 방지 보장,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을 지원하는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호르무즈 해협 주권 인정 등은 미국 입장에서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실제로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4월 30일까지 미국-이란 휴전 가능성은 38%에 그치고 있습니다. 기대감에 오른 시장이지, 실제 협상이 마무리된 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구글의 양자컴퓨터 연구, 비트코인 보안에 경고등
한편 오늘 크립토 업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 건 사실 구글의 양자컴퓨터 논문이었습니다. 구글 퀀텀 AI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논문은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의 훨씬 효율적인 구현 방법을 제시했는데요. 쇼어 알고리즘이란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사용하는 암호화 방식, 즉 타원곡선 암호(ECDSA)를 푸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갑의 개인 키를 깨뜨릴 수 있는 열쇠인 셈이죠.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암호를 깨는 데 필요한 양자컴퓨터의 규모가 수십억 큐비트(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에서 수십만 큐비트 수준으로 10년 사이에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일부 추산에 따르면 이 정도 성능이 갖춰지면 비트코인 개인 키를 단 몇 분 안에 해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드래곤플라이(Dragonfly)의 하세브 쿠레시(Haseeb Qureshi) 대표는 "포스트-양자 시대는 이제 훈련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프로젝트 일레븐(Project Eleven)의 알렉스 프루덴(Alex Pruden) 최고경영자는 더 충격적인 지적을 했는데요. "9분 안에 키를 깨면 비트코인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인 10분보다 빠르다. 즉 아직 블록체인에 기록되지 않은 전송 중인 거래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오래된 지갑이나 관리가 허술한 지갑만 위험하다고 여겼는데, 그 가정 자체가 흔들리는 셈입니다.
구글은 이에 맞춰 2029년까지 자체 시스템을 양자 내성 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닉 카터(Nic Carter)는 이 위협을 맨해튼 프로젝트, 즉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에 비교할 만큼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위협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한다(harvest now, decrypt later)'는 전략입니다. 지금 당장 못 깨더라도,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긁어모아 두고, 양자컴퓨터가 충분히 발전했을 때 한꺼번에 해독하겠다는 건데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적대적 세력이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Z)는 "크립토가 해야 할 일은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뿐"이라며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했습니다. 이더리움 연구자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도 이번 연구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양자컴퓨터가 이 정도 위협이 되는 시점은 아직 확률적인 추정에 불과하고, 2030년대 초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작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핵심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탈중앙화 네트워크는 중앙화된 시스템처럼 긴급 업데이트를 빠르게 적용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수천수만 명의 개발자, 채굴자, 사용자들이 동의해야 하고, 새로운 암호 표준을 도입하면 네트워크 분열(포크)이나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클래리티 법안, 통과 가능성 낮아진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얘기입니다. 미국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CLARITY Act)는 여전히 상원에서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투자은행 TD 카운(TD Cowen)은 이 법안이 올해 통과될 확률을 3분의 1, 즉 약 33%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워너(Mark Warner) 상원의원도 기존에 80%로 봤던 통과 가능성을 50~60%로 낮춰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 협상의 초점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입니다. 틸리스(Thom Tillis)와 알소브룩스(Angela Alsobrooks) 상원의원이 제안한 타협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그냥 보유하고 있을 때는 이자를 줄 수 없지만 실제로 결제 등에 활용할 때는 보상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이 안이 코인베이스 같은 플랫폼 입장에서도, 은행 입장에서도 모두 불만스럽다는 게 문제입니다. 코인베이스는 고객 자금을 굴려 수익을 내는 모델을 잃게 되고,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까지 파고들면 예금 기반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카디노(Cardano)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은 한발 더 나아가 이 법안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규칙을 다 만들어서 작동하려면 15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신생 프로젝트들은 기본적으로 증권으로 분류되는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분류를 해제할 유인이 없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결국 카디노, XRP, 이더리움처럼 이미 자리를 잡은 코인들은 혜택을 보겠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진입장벽에 막히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호스킨슨은 또 이 법안이 지나치게 미국 중심이라고도 비판했습니다. 암호화폐는 태생적으로 전 세계에서 작동하는 탈중앙화 자산인데, 규제는 유럽의 미카(MiCA)나 싱가포르, 일본, 아부다비 같은 다른 나라 규제 체계와의 호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TD 카운의 분석가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아마도 8월 의회 휴회 직전인 7월 말이 가장 현실적인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마감 압박이 있어야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죠.
단기적으로는 이란 협상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한 기술적 대응과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두 개의 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코인 시장도 그렇고 주식 시장도 그렇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당장 팔아야 할 이유도, 풀매수를 할 이유도 아직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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