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 이야기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토스, 그리고 그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를 단순히 “송금 앱 만든 회사”라고 이해하면 절반도 본 게 아닙니다. 지금 토스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제품 철학 조직’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토스 디자인 스쿨이라는 굉장히 독특한 실험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창업자부터 봐야 합니다. 토스를 만든 이승건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반복된 실패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입니다. 여러 번의 창업 실패 끝에 그는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불편해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문제는 생각보다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선택한 것이 바로 ‘송금’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계좌이체는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OTP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한 경험이었고, 토스는 이걸 몇 번의 터치로 끝내버립니다. 이 단 하나의 경험 혁신이 지금의 토스를 만든 출발점이었습니다.


이후 토스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장합니다. 단순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해 신용점수 조회, 대출 비교, 보험 추천, 투자 서비스까지 하나씩 붙이면서 금융 전반을 커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현재 토스는 단일 서비스가 아니라 여러 사업을 묶은 구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토스증권,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금융의 거의 모든 영역을 하나의 앱 안에 담아냈습니다. 수치로 보면 이 성장 속도가 더 체감됩니다. 비바리퍼블리카 기준으로 최근 연간 매출은 약 2조 원을 넘어섰고,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결제와 금융 중개 사업에서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실질적인 수익 구조도 점점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용자 수만 많은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한 플랫폼이라는 점이 지금의 토스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사업 확장의 방향입니다. 토스는 단순히 금융 상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뱅크입니다. 기존 은행이 복잡한 상품 구조와 어려운 용어로 고객을 상대했다면, 토스뱅크는 완전히 반대로 접근합니다. 하나의 계좌로 대부분의 기능을 해결하고, 금리나 혜택 구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사용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계합니다. 이건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제품 설계’의 결과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확장은 쇼핑 영역입니다. 토스 앱 안에서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면서 금융 → 결제 →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을 하나로 묶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토스는 단순 금융 앱이 아니라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까지 연결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확장의 중심에는 한 가지 공통된 질문이 있습니다. “이걸 더 쉽게 만들 수 없을까?” 토스는 기능을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걸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이 바로 ‘사람’입니다. 그래서 토스는 인재를 뽑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아예 사람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토스 디자인 스쿨입니다. 토스 디자인 스쿨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이건 “토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만드는 시스템”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서비스 문제를 던지고, 빠르게 해결하게 만들고, 결과물에 대해 굉장히 강도 높은 피드백을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문제 해결입니다. 이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단순히 화면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사용자 행동을 설계하고 제품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Apple Developer Academy와 비교하면 더 흥미로워집니다. 애플 아카데미는 창의성과 협업,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입니다. 반면 토스 디자인 스쿨은 훨씬 더 목적이 명확합니다. “토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 애플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교육이라면, 토스는 특정 기준을 주입하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는 회사 전략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애플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 세계 생태계를 확장하는 회사이고, 토스는 하나의 완성도 높은 제품 경험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회사입니다.


조금 더 크게 보면, 토스가 하고 있는 건 단순한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조직 확장 방식의 혁신’입니다. 보통 회사는 커질수록 기준이 흐려지고 제품 퀄리티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토스는 반대로 갑니다. 기준을 더 강하게 만들고, 그 기준을 사람에게 주입합니다. 디자인 스쿨은 그 핵심 도구입니다. 이 구조는 굉장히 강력합니다. 서비스는 복제될 수 있지만, 사람과 문화는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토스가 빠르게 확장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토스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문제 해결 방식을 설계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지금 토스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영역은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그 서비스를 만들 사람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매출 2조 원을 넘긴 지금도 계속해서 조직의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스는 단순한 핀테크 기업이 아니라 하나의 운영 방식, 하나의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