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목표 주가를 대폭 낮췄습니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이 크립토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건데요, 무슨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시티그룹(Citigroup)은 비트코인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14만 3천 달러에서 11만 2천 달러로, 이더리움은 4,304달러에서 3,175달러로 낮췄습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미국의 규제 입법 지연, 기관 투자자 자금 흐름 변화, 그리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죠.

시티의 전략가 알렉스 샌더스(Alex Saunders)는 "규제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기관 자금이 더 들어올 텐데, 올해 미국에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규제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는 시각입니다.

CLARITY Act, 상원에서 발목 잡혀

문제의 핵심은 CLARITY Act라는 암호화폐 규제 법안입니다. 쉽게 말해 코인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와 스테이블코인 등을 어떻게 규율할지 틀을 잡는 법안인데요, 현재 미국 상원에서 진전이 멈춘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은행권이 법안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지만, 정작 트럼프 행정부 자체도 2026년 중간선거 전에 SAVE America Act를 먼저 통과시키는 데 정치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서 크립토 법안은 뒤로 밀린 모양새입니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 기준으로 올해 CLARITY Act가 통과될 확률은 오늘 기준 60%로 내려앉았습니다.

하방과 상방 시나리오

시티는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이 5만 8천 달러, 이더리움이 1,198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강한 회복세가 나타나면 비트코인 16만 5천 달러, 이더리움 4,48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상방 시나리오도 제시했습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최근 온체인 활동 지표가 약하다는 점이 특히 부담이고,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tokenization) 트렌드가 얼마나 수요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대형 은행이 목표가를 낮추는 타이밍은 종종 시장 바닥 근처인 경우가 많았죠. 규제 불확실성은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재료이기도 하고, 수요일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빠르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 목표가 하향을 패닉의 신호로 읽기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감안한 포지션 관리가 더 현명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