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로봇과 드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경연장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야로 영역을 빠르게 넓히는 모습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선도할 초격차 기술을 쏟아냈음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까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음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에서도 최근 ‘CES 2026’에서 화제를 모은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가 관람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로봇 ‘카티 100(Carti100)’도 전시
국내 드론 산업을 대표하는 K드론 얼라이언스와 협력해 제작한 혈액 수송용 드론, 항공·큐브위성 등도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음
삼성SDI도 피지컬 AI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최초로 공개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부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 로봇·항공시스템 등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음
SK온은 현대위아의 자율이동로봇(AMR)을 함께 전시해 로봇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음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003670)은 포스코그룹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을 전시
인터배터리 자체적으로도 ‘휴머노이드 로봇 특별관’을 마련해 로보틱스와 배터리 산업의 시너지 효과와 잠재력을 집중 조명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용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0.03GWh에서 2030년 1.4GWh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
UAM용 배터리 수요도 2030년 3.7GWh로 커진 뒤 2035년 68.0GWh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
올해 인터배터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AI 데이터센터용 ESS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6’ 배터리 부문의 수상작인 전력망용 ESS 솔루션 ‘JF2 DC LINK 5.0’을 공개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최초로 LFP(리튬·인산·철) ESS 배터리를 탑재해 경제성을 갖추면서도 화재 위험을 대폭 줄였음
회사는 LFP 기반의 배터리백업유닛(BBU) 솔루션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지원하는 비상전원 솔루션도 처음으로 선보였음
삼성SDI는 자체 ESS 통합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풀 라인업을 전시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LFP 배터리가 적용된 SBB 2.0 양산에 돌입
아울러 정전 발생 시 저장 대기시간을 50% 이상 늘린 BBU용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도 공개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를 약 14∼19% 향상한 파우치형 ESS용 배터리를 전시하는 등 기술 고도화를 핵심으로 내세웠음.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와 화재 안전 기술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 겸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이날 “생산 보조금은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다”면서 “배터리 생태계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산업 지원 필요성을 언급
전고체 배터리 공개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들은 국내 최대 배터리 행사 '인터배터리2026'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전략을 너도나도 공개하며 미래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섰음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인 배터리를 말함. 배터리가 절단돼도 화재, 폭발 등의 위험성이 낮고,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아 부피가 같더라도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음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음
다만 가격을 낮추면서도 성능을 확보하는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개발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
특히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가격이 최대 100배가량 비싸 경제성이 낮음. 향후 기술 고도화와 대량 양산을 통해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
이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중심으로 배터리기업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음.
업계에서는 초기 전고체 배터리 시장 수요는 가전·웨어러블·의료기기 등 소형 제품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이후 기술 발전과 산업 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차, 로봇 분야로 그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
이날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K-배터리가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라며 "기업과 정부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공동으로 개발할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서비스 로봇, 휴머노이드, 산업용 로봇 등에 쓰일 수 있는 전고체 셀 등을 전시하고, 프리미엄 전기차를 비롯해 휴머노이드 로봇 및 항공 UAM 시장에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해 적극 진입하겠다고 밝혔음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핵심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의 단계적 상용화 전략을 추진. 2030년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적용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흑연 음극을 활용하는 '흑연계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2029년 초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
흑연계 방식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소재와 공정 연계성이 높아 양산 안정성과 제조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구조로 평가됨
그동안 전기차용으로 각형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써왔던 삼성SDI도 '피지컬 AI'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최초로 공개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는 '솔리드스택(Solid Stack)'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적용
해당 제품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약 2년 앞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
SK온도 질세라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
회사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으며, 오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음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휴머노이드와 ESS, UAM 등 배터리가 활용되는 영역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안전성은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는 요소가 됐다"며 "SK온은 예방·보호·예측 체계를 통해 배터리 산업의 신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음
국내 소재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기술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음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 에너지와 협력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전시
회사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등 주요 소재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음
포스코퓨처엠은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건식 액상 공법'이 아닌 '습식 액상 공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양극재를 개발 중
액상 코팅액을 활용해 소재 표면을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두께를 줄이고 저항을 낮춰 고속 충방전에 유리한 것이 특징
음극재 역시 자체 보호 코팅 기술을 적용해 리튬 전착을 통한 박막 리튬메탈 음극을 구현
이를 통해 공정 비용 절감과 함께 성능과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
엄 회장은 "팩토리얼이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 특히 슈퍼카 브랜드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라며 "약 2년 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해당 배터리에 포스코퓨처엠 양극재가 적용될 것"이라고 소개
에코프로비엠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을 파일럿 수준인 연산 50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음. 이와 관련한 시제품을 이날 전시장에서 전시
이날 전시회를 찾은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 자체가 매우 비싼 물질은 아니기 때문에 양산 규모가 확대되면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음
<삼성SDI>
<SK온>
<소재장비>
<시사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 전시회(3.11~3.13)에서 그동안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연구실 단계에 머물렀던 전고체 배터리의 실물 형태가 공개되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일제히 전고체 배터리 실물과 구체적 양산 계획을 제시한 점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Chasm)’을 겪고 있는 배터리 산업이 기술 초격차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이 단순히 미래 기술을 이야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 산업화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뛰어넘을 잠재력을 지닌 기술입니다.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에너지 밀도 역시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기술 목표만 보더라도 에너지 밀도는 약 900Wh/L 수준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40% 이상 향상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배터리 안전성과 출력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면 전기차는 물론 로봇,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AI 데이터센터까지 에너지 인프라의 판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기술 경쟁의 선두에 선 기업은 단연 삼성SDI입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솔리드스택(SolidStack)’이라는 브랜드로 명명하고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무음극 구조와 독자적인 적층 기술을 결합해 배터리 부피를 줄이면서도 안정성과 수명을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기반까지 고려하면 상용화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기업 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실물을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본격 가세했습니다. 제조 공정이 비교적 쉬운 고분자계 배터리를 먼저 양산하고 이후 황화물계 기술로 확장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했습니다. 9만 건이 넘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술 보호와 IP 수익화 전략을 병행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SK온은 안전성을 중심으로 한 ‘3P-Zero’ 전략을 통해 전고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화재 예방과 보호, 그리고 예측 진단까지 포함하는 통합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접근입니다. 특히 액침 냉각 기술과 같은 열 관리 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이전 단계에서도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물론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적지 않습니다. 고체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계면 저항 문제,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튬 덴드라이트 문제, 고가의 제조 공정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진정한 산업 기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재 혁신과 공정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이 점에서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그리고 장비 기업들이 형성하는 밸류체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련 소재 시장만 해도 2030년까지 연평균 약 30%에 가까운 성장세가 전망됩니다. 더 중요한 점은 수요 구조의 변화입니다. 초기 시장은 전기차보다 오히려 로봇, UAM, AI 데이터센터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먼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러한 차세대 산업에서 핵심 에너지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거세고, 글로벌 공급망 규제 역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라는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야말로 한국 기업들이 다시 한 번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관련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98319?date=20260312
컨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