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0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빠르게 정리합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68,000달러 아래까지 내려앉았다가 오늘 70,000달러를 회복했고, 24시간 기준으로 4% 이상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변하무쌍한 모습인데요. 그 배경은 역시나 트럼프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작전명은 'Operation Epic Fury'였죠.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이 작전의 완료까지 4~5주를 예상했는데, 어제 트럼프 본인이 CBS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이란은 해군도 없고, 통신도 끊겼고, 공군도 사실상 소멸됐다. 전쟁은 사실상 완료됐다(pretty much complete)"고 했습니다. 또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대체할 인물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협상 조건에 합의하지 않으면 최고지도자 제거를 지원할 의사도 있다고 보좌진에게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관련 발언이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로입니다. 이란이 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장중 한때 118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트럼프는 오늘 "지금은 배들이 통과하고 있다"면서도 "이 해협을 직접 접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뭔가 짓궂은 짓을 하려 한다면 그 나라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죠.

이 발언은 그냥 군사적 위협이 아닙니다.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동맥을 미국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시장 입장에서는 공급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트럼프는 또한 러시아의 푸틴과도 전쟁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단서도 달았습니다. "이번 주 안에 끝나는 건 아니다"라고 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다시 차단될 경우 상황이 재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였습니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부분에 먼저 반응했지만, 이 단서들은 여전히 유효한 위험 요소로 남아 있죠.

시장 분석 채널로 유명한 '코베이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이 흐름을 "분쟁 플레이북의 7단계"로 설명했습니다. 7단계는 '조건부 긴장 완화 신호가 나타나는 시점'이고, 바로 그 다음인 8단계는 '시장과 정치가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며 스마트머니(대형 기관 투자자나 정보력 있는 전문 투자자들)가 본격적으로 매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했습니다. 즉 지금이 고수들이 슬슬 포지션을 잡기 시작하는 구간이라는 분석인데요. 이 시각이 맞다면 오늘 반등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발언 이후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원유 시장이었습니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 중 하나) 선물은 트럼프 발언 직후 급락해 배럴당 86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장중 고점인 118달러와 비교하면 하루 만에 27% 넘게 빠진 셈이죠. 하루 낙폭만 보면 5% 이상이었습니다.

사실 유가는 트럼프 발언 이전부터 이미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G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 국가들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해 연료 부족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먼저 나왔거든요. 거기에 트럼프의 "전쟁 거의 끝났다" 발언이 겹치면서 낙폭이 극대화됐습니다.

비트코인은 이 흐름을 바로 따라갔습니다. 트럼프 발언 직후 68,000달러 초반에서 69,000달러를 빠르게 회복했고, 이후 추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70,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트레이딩뷰(TradingView) 데이터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70,330달러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70,000달러 위를 유지했습니다.

왜 유가가 내리면 비트코인이 오를까요?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인플레이션)가 오릅니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집니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국채 같은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비트코인이나 주식 같은 위험자산(가격 변동이 크고 경기에 민감한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갑니다. 반대로 유가가 내리면 이 연결고리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거죠.

실제로 원유 가격이 지난 3주 동안 저점 대비 고점까지 약 80% 상승했습니다. 사실 이 수준의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역사적으로 미국 실질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동반했는데, 이 두 가지가 모두 비트코인에 불리한 환경을 만드는 요소입니다. 오늘 유가 급락은 그 압박이 일부 해소됐다는 신호로 해석된 거죠.

이제 비트코인 기술적 지표들을 보겠습니다. 4시간 봉 차트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비트코인은 현재 상승 채널(가격이 두 개의 평행한 추세선 사이에서 오르는 패턴) 안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먼저 MACD(이동평균 수렴확산 지수)는 현재 긍정적인 신호를 내고 있습니다. MACD는 단기 이동평균선과 장기 이동평균선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쉽게 말해 "지금 가격이 오르는 힘이 얼마나 강한가"를 측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히스토그램 막대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강세 크로스오버(단기선이 장기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하는 신호)가 확인됐습니다.

RSI(상대강도지수)는 현재 60 수준입니다. RSI는 0에서 100 사이의 숫자로 과매수(너무 많이 올라 조정이 올 수 있는 상태) 또는 과매도(너무 많이 내려 반등이 올 수 있는 상태)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70 이상이면 과매수, 30 이하면 과매도로 봅니다. 현재 60은 아직 과열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고,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죠.

가격 레벨로 보면 단기 저항선(가격이 오르다 막히는 구간)은 71,000달러와 72,000달러입니다. 72,000달러는 이번 달 초 비트코인이 상승하다 멈추고 조정을 받았던 레벨이기도 합니다. 만약 72,000달러를 돌파하고 그 위에서 안착한다면, 다음 목표는 상승 채널의 상단부인 74,000달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락 시 방어 구간은 69,000달러가 1차 지지선, 68,000달러가 2차 지지선입니다. 비트파이넥스는 더 넓게 보아 63,000달러~72,000달러를 현재의 거래 범위로 설정하고, 60,000달러를 구조적 지지선으로 봤습니다. 78,000달러는 대형 온체인 저항선으로, 이 레벨을 돌파해야 진정한 강세장 재개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3월 9일 하루에만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에 1억 6,700만 달러의 순유입(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많은 상태)이 있었습니다. 그중 블랙록의 IBIT 펀드가 단연 1위였는데, 하루 만에 1억 900만 달러를 끌어들였습니다.

비트파이넥스 분석팀은 이 ETF 자금 흐름을 "기관 심리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라고 표현했습니다. ETF 순유입이 플러스를 유지하는 한 시장의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입니다. 반대로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가격 하락의 전조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일단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죠.

글라스노드(Glassnode)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60,000달러~70,000달러 구간으로 내려왔던 최근 조정 기간 동안 약 600,000 BTC가 이 가격대에서 거래됐습니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425억 달러(약 57조 원)에 달하는 규모죠. 이 중 200,000 BTC 이상이 불과 2주 사이에 새롭게 손바뀜이 일어난 것들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연초에는 60,000달러~70,000달러 구간에서 마지막으로 이동한 비트코인이 약 997,000개였는데, 최근 조정을 거치며 155만 8,000개로 크게 늘었습니다. 전체 유통 공급량의 약 8%가 이 가격대에서 취득됐다는 뜻인데요. 이 구간은 앞으로 강력한 가격 지지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가격에 비트코인을 산 사람들은 최소한 본전은 돼야 팔 이유가 생기니까요.

코인데스크 리서치가 언급한 "에어갭(air gap)"이라는 개념도 주목할 만합니다. 70,000달러에서 80,000달러 사이 구간은 역사적으로 거래량이 매우 적었던 구간입니다. 이 말은 그 구간에 포지션을 잡은 사람이 적다는 뜻이고, 한번 진입하면 비교적 빠르게 80,000달러를 향해 달려갈 수도 있다는 시각이데요. 물론 반대로 말하면, 아직 그 구간에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 방향의 압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체크온체인(Checkonchain)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체 비트코인 보유자의 약 40%가 70,000달러 이상에서 코인을 샀습니다. 즉, 지금 가격 기준으로 보유자의 40%가 손실 상태라는 거죠. 이 사람들은 가격이 70,000달러 근처에서 움직일 때 "이참에 손실을 줄이자" 또는 "본전에 팔자"는 심리로 매도에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게 70,000달러~72,000달러 구간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에 따르면 단기 보유자들(최근에 비트코인을 산 사람들)이 823개의 BTC를 바이낸스로 전송했습니다. 거래소로 코인이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매도를 준비하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반면 고래(대량 보유자)들의 거래소 유입은 22억 달러나 감소했는데요. 큰손들은 팔지 않고 있고, 소규모 투자자들 일부가 이익 실현에 나서는 구조입니다. 이 둘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죠.

한편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의 차트 분석도 눈에 띕니다. 수십 년 경력의 원자재 및 암호화폐 트레이더인 그는 차트 분석에 있어 업계에서 꽤 신뢰받는 인물입니다.

브란트는 최근 X(구 트위터)에 "바나나 스플릿(Banana Split)" 이론을 공개했습니다. 내용인즉슨 이렇습니다. 비트코인은 지금 크게 보면 "빅 바나나(Big Banana)"라는 장기 상승 포물선 채널 안에 있습니다. 포물선 채널이란 가격이 직선이 아니라 곡선을 그리며 점점 가파르게 상승하는 패턴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여러 사이클에 걸쳐 이 거대한 곡선 안에서 움직여 왔다고 브란트는 설명합니다.

그 안에 지금 "리틀 바나나(Little Banana)"라는 단기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비슷한 패턴이 약 52주(1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그의 관찰인데요. 이 두 개의 바나나 패턴이 완성되고 나면 "바나나 스플릿", 즉 급격한 상방 이탈이 나타났다는 게 역사적 관찰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 패턴이 이번에도 작동한다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280,00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브란트의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가격 대비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죠.

재밌는 건 브란트는 불과 얼마 전까지 비트코인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사실인데요. 그런 그가 이 시점에 강세로 완전히 방향을 바꾼 것 자체가 주목할 만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차트 분석도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유가, 전쟁, 금리 같은 외부 변수가 넘쳐나는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죠. 패턴이 성공하면 폭발적 상승이지만, 실패하면 하락이라는 것도 브란트 본인이 명시했습니다.

한편 비트파이넥스 분석팀은 "비트코인의 다음 방향을 결정하는 건 암호화폐 내부 이슈가 아니라 유가와 국채 수익률, 그리고 Fed의 통화정책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유가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합니다. 에너지 비용은 선진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 구성에서 약 9%를 차지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교통비, 난방비, 식료품 운송비가 모두 오르고, 결국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물가가 오르면 Fed는 금리를 내리기 어렵고, 금리가 높으면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보다 채권 같은 안전자산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21Shares의 거시 전략 책임자 스티븐 콜트먼은 한 발 더 나아가 경고를 날립니다.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현재 3.6%로, 장기 평균 6%의 절반 수준이라는 겁니다. 저축률이 낮다는 건 미국 소비자들이 이미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쓰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가계는 필수 지출에 더 많은 돈을 쏟아야 하고,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미국 경제는 "정체 직전(stall speed)"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콜트먼은 경고했데요.

비트파이넥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낙관적 시나리오는 ETF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유가가 안정적으로 내려오면 비트코인이 완만하게 70,000달러 초반을 향해 상승하는 것입니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유가가 다시 오르고 Fed가 금리를 내릴 여지가 줄어들면 60,000달러 지지선을 다시 테스트하러 내려가는 것이죠.


어쨌거나 트럼프의 발언은 여전히 '말'에 불과합니다.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는 검증이 없고, 이란 측의 반응이나 현장 상황에 대한 독립적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본인이 "이번 주 안에는 아니다"라고 했죠. 유가가 86달러로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유가의 실질적인 방향, 연준의 금리 정책 신호가 비트코인의 다음 대형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78,000달러를 제대 넘지 않으면 진정한 강세장 재개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것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