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긴장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을 "오늘 아주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는 공격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새로운 지역과 집단에 대한 완전한 파괴까지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이 2주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오히려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협상 가능성은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 항복이 아니면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도 "이란은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며 맞불을 놨다. 양측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달 안에 휴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25%에 불과하다. 사실상 이 전쟁이 4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전쟁이 단순히 지정학적 리스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 유가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고, 시장에서는 이달 안에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은 곧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주식과 암호화폐 같은 위험 자산에는 구조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비트코인 시장도 이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이번 주 초 비트코인은 7만 4천 달러까지 반등하며 한 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반등은 오히려 매도 신호로 작용했다. 단기 투자자들이 가격 회복을 수익 실현의 기회로 삼아 빠르게 시장을 빠져나간 것이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들이 거래소로 보낸 비트코인은 2만 7천 개를 넘어섰으며, 이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결국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6만 8천 달러대로 밀려났다.

대형 투자자, 이른바 고래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산티멘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7만 4천 달러에 닿자마자 고래들이 보유 물량을 대거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전쟁이라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단기 반등이 나왔지만, 시장의 큰손들조차 이를 추세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재 수익 구간에 있는 단기 투자자들은 1주일에서 1개월 사이에 매수한 이들로 한정된다. 이들의 평균 매수가는 약 6만 8천 달러 수준이다. 반면 그보다 이전에, 혹은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금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 유가 상승이 촉발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단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리며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