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약 3% 상승해서 2조4천억 달러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역시 비트코인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장중 거의 7만2000달러까지 올라갔는데요. 지난달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반등의 배경에는 지정학적 뉴스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란 정보기관이 미국 중앙정보국, 즉 CIA에 전쟁 종식을 논의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이야기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주 초에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그는 “이미 늦었다”고 말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죠.

이런 뉴스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특히 오늘 시장에서는 숏 포지션, 즉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크게 손실을 보면서 강제 청산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2시간 동안 약 2억21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는데요. 그중 1억7700만 달러가 숏 포지션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갑자기 올라가는 시장에 밀려서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된 상황입니다. 이런 숏 스퀴즈가 발생하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실 비트코인이 이미 하루 전부터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증시는 하락했고 금 가격도 떨어졌는데요. 그 와중에 비트코인은 약 6만8000달러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전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기관 자금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소소밸류(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에는 하루 동안 약 2억2500만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최근 6거래일 중 5일 동안 자금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전통 금융 기관 투자자들이 오히려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는 뜻이죠.

반에크(VanEck)의 CEO 얀 반에크(Jan van Eck)도 흥미로운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이 “바닥 근처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작년 말 이후 비트코인의 하락은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즉 반감기 사이클 때문이라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 국면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조금 더 신중한 시각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거래소로 들어오는 비트코인 물량이 매우 낮다는 점을 보면, 매도 압력이 상당히 약해진 것은 맞다는 분석입니다. 쉽게 말해 “팔 사람은 이미 대부분 팔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명확한 ‘대규모 매집 구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바닥이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한 번 더 하락이 나올 여지도 남아 있다는 의미죠.

또 하나 눈여겨볼 변수는 달러입니다.

최근 긴장이 완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데요. 달러가 약세일 때는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이나 위험자산 가격이 올라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시장 해설가 란 뉴너(Ran Neuner)는 흥미로운 표현을 썼습니다. 그는 “지금이 비트코인의 큰 순간일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비트코인이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의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건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한 가지는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지정학적 뉴스로 움직이는 시장은 방향이 매우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협상 뉴스 하나로 급등했다면, 반대로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뉴스 하나로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죠.

그래서 지금 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리스크 완화 기대와 달러 약세 덕분에 반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클 관점에서는 아직 완전히 추세가 뒤집혔다고 단정하기에는 조금 이른 단계입니다.

투자자라면 지금 시장을 “바닥 확인 과정”으로 보는 시각과 “또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접근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