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8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합니다.

비트코인부터 보죠. 비트코인이 6만6천 달러 아래로 다시 밀렸습니다. 주중에 6만8천 달러 근처까지 올랐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3% 넘게 빠졌고, 지금은 6만5천 달러대입니다. 상승분을 거의 반납한 셈이죠.

이더리움, XRP, 솔라나도 비슷하게 2~3%씩 조정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코인만 조정을 받은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이번 하락은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 그러니까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나온 움직임입니다.

먼저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PPI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왔습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PPI가 전년 대비 3.6% 상승했는데, 시장 예상치 3.0%를 웃돌았습니다. 지난달 3.3%보다도 올라갔고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시장은 연준이 곧 금리를 내리길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면 금리 인하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죠. 현재 시장은 3월 18일 FOMC에서 금리 인하가 없을 확률을 96%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동결 확정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신용시장 스트레스 우려도 겹쳤습니다. 신용 스프레드, 즉 안전한 국채와 위험한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시장이 “위험하다”라고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KKR, 아레스, 아폴로 같은 대형 사모펀드 회사 주가가 6~7%씩 급락했습니다. 이런 종목들이 흔들린다는 건, 금융시장 내부에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지정학 리스크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키기 시작하면서, 미국이 이란을 타격할 가능성에 대한 예측시장 베팅 확률이 올라갔습니다. 전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거론되면, 투자자들은 자동으로 위험 노출을 줄이게 됩니다.

그 결과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전형적인 안전자산으로 이동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금은 온스당 5,230달러를 넘기며 1% 상승했고, 은은 4% 급등했습니다. 유가도 2% 이상 올라 배럴당 67달러를 넘겼습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붙으면 원유가 먼저 반응하죠.

그럼 비트코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한 트레이딩 회사 관계자는 3월 동안 비트코인이 5만4천 달러에서 7만2천~7만4천 달러 사이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위는 막혀 있고, 아래는 5만4천 달러 부근이 지지선이라는 시각입니다. 특히 2월 옵션 만기 이후 트레이더들이 상단을 공격적으로 열어두지 않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3월은 역사적으로도 주요 코인이 썩 강한 달이 아니었다는 통계에도 주목했는데요. 그렇다고 패닉에 빠질 상황은 아니지만, 상단 돌파를 전제로 한 과도한 낙관은 조금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코인 흐름이 지지부진하지만, 전통 금융 대형 은행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암호화폐에 더 크게 베팅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디지털 자산을 직접 보관하고 스테이킹과 거래까지 할 수 있도록 ‘국가 신탁은행’ 인가를 신청했습니다. 정확히는 새로 설립하는 모건스탠리 디지털 트러스트(Morgan Stanley Digital Trust) 명의로 2월 18일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감독기관은 통화감독청, 즉 OCC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단순히 고객에게 비트코인 ETF를 팔아주는 수준이 아니라, 은행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을 직접 커스터디하고 스테이킹까지 제공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스테이킹은 쉽게 말해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는 구조인데, 이제 이걸 월가 대형 은행이 공식 서비스로 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모건스탠리는 과거에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에이미 올덴버그(Amy Oldenburg)를 디지털 자산 전략 총괄로 새로 임명했고, 올해 초에는 현물 비트코인과 솔라나 ETF 상장 신청도 냈습니다. 또 연내 자체 디지털 지갑 출시 계획도 밝혔습니다. 한두 개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정비하는 모습입니다.

모건스탠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OCC는 크립토닷컴(Crypto.com), 스트라이프 자회사 브리지(Bridge) 같은 기업들에 조건부 승인을 내줬고, 지난해 12월에는 리플(Ripple), 서클(Circle), 비트고(BitGo),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s), 팍소스(Paxos)에도 조건부 승인을 했습니다. 이제는 크립토 네이티브 기업뿐 아니라 전통 금융사까지 줄을 서는 구도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몇 가지 포인트가 보입니다.

첫째, 제도권 금융이 더 이상 관망 단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OCC가 은행 인가를 열어주고, 대형 은행이 직접 커스터디와 스테이킹에 나서는 흐름은 분명 구조적인 변화입니다. 단기 유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둘째,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코인베이스 같은 크립토 전문 기업들이 커스터디와 스테이킹을 주도해왔습니다. 그런데 모건스탠리처럼 기존 고객 기반과 신뢰를 가진 은행이 들어오면, 기관 고객 일부는 전통 은행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재편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셋째, 모든 코인에 호재는 아닐 수 있습니다. 은행이 선호할 자산은 규제 리스크가 낮고, 유동성이 충분하고, 제도권에서 다루기 쉬운 자산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상위 메이저 코인과 토큰화 자산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생각해볼 부분은 수익 구조입니다. 금리 환경이 불확실하고 전통 자산 운용 수익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스테이킹 수익이나 디지털 자산 거래 수수료는 은행 입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입니다. 단순한 트렌드 추종이 아니라, 비즈니스 다각화 전략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신청 단계입니다. 인가가 최종 승인되기까지는 시간과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책 기조가 바뀌면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그러니까 SEC의 폴 앳킨스(Paul Atkins) 위원장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앳킨스 위원장은 텍사스대학교 행사에서 전임 위원장이었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과거 SEC가 혁신에 적응하려 하기보다, 규제 집행 중심으로 접근했고 그 결과 미국이 산업 주도권을 충분히 잡지 못했다는 취지였습니다. 표현도 꽤 직설적이었습니다. “미국이 암호화폐에서 큰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 빠르게 만회하려 하고 있다”라고 한 거죠.

겐슬러 시절을 돌아보면, SEC는 많은 디지털 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했고, 등록 의무 위반을 이유로 업계 기업들을 상대로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컸고,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선택을 하기도 했죠.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SEC는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신설했고, 대형 기업들에 대한 여러 집행 소송을 철회했습니다. 또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라는 이름으로 규제 체계 현대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방향 자체가 산업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앳킨스 위원장이 코인 가격 자체보다는 블록체인, 즉 분산원장기술의 구조적 활용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별 암호화폐는 오르고 내릴 수 있지만, 결제 청산 시스템이나 자산 결제 구조에 분산원장을 도입하는 것은 큰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한 거죠. 다시 말해, 투기 자산으로서의 코인보다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을 강조한 겁니다.

실제로 이번 주에 상징적인 승인 사례가 나왔습니다. SEC가 위즈덤트리(WisdomTree)의 디지털 머니마켓 펀드에 대해 24시간 거래와 즉시 결제를 허용하는 예외 승인을 내줬습니다. 미국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준 셈이죠.

앳킨스 위원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미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를 승인했고, 앞으로는 토큰화된 은행 예금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통 금융 자산이 블록체인 위로 올라오는 구조를 공식적으로 밀겠다는 신호입니다.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면 기관 자금이 들어올 명분이 생깁니다. 특히 토큰화된 국채, 예금, 머니마켓펀드 같은 상품은 변동성 높은 코인보다 훨씬 보수적인 투자자층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환경이 “코인 가격 급등”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SEC가 밀고 있는 방향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정책이라기보다, 금융 인프라의 디지털화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코인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모든 토큰이 살아남는 구조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겠는데요. 지금은 친산업 기조지만, 정권이 바뀌면 기조가 또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거 몇 년간의 급격한 정책 스윙을 보면, 규제 환경을 영구적인 우호 환경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튼 현재 미국 정부가 크립토 산업에 진심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이게 코인 가격 흐름에 언제쯤 긍정적인 영향으로 반영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