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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급격히 빨라지고 있음

  • 두산(000150)이 보유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자사주 소각을 적극 추진할 전망

  • 두산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자기주식 320만 1028주(발행주식 총수의 15.2%) 중 임직원 보상 목적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물량인 보통주 63만 2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3%)를 제외한 256만 8528주를 올해 안에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

  • 소각 목적은 ‘주주 환원 강화 및 기업 가치 제고’

  • 두산은 당초 지난해 기준 16%대였던 자사주를 2027년까지 3년간 6% 이상 소각해 10% 안팎을 남기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사실상 전량 소각으로 계획을 틀었음

  • 다른 기업들의 자사주 처리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

  • DS투자증권은 “두산이 자사주 소각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RSU 3%를 제외한 12.2%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면서 “전략적 제휴나 재무구조 등을 핑계로 우회하려는 다른 기업들에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음

  • 발행주식의 24.8%(특수관계자 포함)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SK의 고민도 깊음

  • 상법 개정 취지에 맞춰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음

  • 특히 SK는 2015년 SK C&C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15%가 과세 이연 상태여서 소각시 약 5000억 원(추정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음

  • 현행법상 지주사 전환이나 설립 과정에서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은 처분 전까지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과세가 이연되지만, 소각 시에는 이 혜택이 사라져 미뤄둔 세금을 납부해야 함

  • 금호석유화학(011780)은 단계적 소각 계획을 진행 중

  •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보유 자사주의 50%(262만 4417주)를 3년간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 당시 자사주 비중은 18.4%였으며 2024년 87만5000주, 2025년 42만7845주를 순차 소각했음

  • 현재 자사주 비율은 13.4%로 낮아진 상태로 다음 달 예정된 3차 소각이 완료되면 3개년 소각 계획은 종료됨

  • 회사 측은 “3차 소각 계획 완료 이후에는 상법 개정안 등 정책 변화에 부합하는 추가 계획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조기에 남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옴

  •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해 온 금융회사들도 발걸음이 빨라지게 됐음

  • 자기주식 보유비율이 51.23%로 가장 높은 신영증권(001720)과 42.73%의 부국증권(001270) 역시 향후 소각 계획에 관심이 쏠림

  • 신영증권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0.64%에 그쳐, 50%가 넘는 자사주가 사실상 지배력 유지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음

  • 신영증권 고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음

  •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개정안은 기업이 앞으로 신규 취득하는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반드시 소각하도록 의무화

  • 법 시행 전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역시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규정

<시사점>

오늘 서울경제신문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조명했습니다. 제3차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리 시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내용이 주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단순한 주주환원 확대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작동 원리를 바꾸는 구조적 변곡점이 되고 있습니다. 자사주를 사서 보유하던 시대에서, 사면 원칙적으로 태워 없애야 하는 시대로의 전환인 것입니다.

자사주는 오랫동안 ‘양날의 검’이었습니다. 주가 급락 시 완충장치로 쓰였고, 잉여 현금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우호지분 확보, 인적분할 과정에서의 지배력 강화 등 편법적 활용의 통로로도 기능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 모호한 회색지대를 정면으로 도려냈습니다.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 보유분도 1년 6개월 이내 소각 또는 처분을 의무화했습니다. 자사주를 ‘비상시 옵션’으로 쌓아두는 관행이 제도적으로 차단되었습니다.

소각의 장점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을 끌어올립니다. 동일한 순이익을 기록해도 분모가 줄어들면 주당 가치는 상승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유지된다면 이는 곧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자기자본이 줄어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됩니다. 유보 현금을 과도하게 쌓아두지 않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한다는 신호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재평가(리레이팅)를 촉진합니다.

실제 시장 반응도 두드러집나다. 2월 들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며 급등한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정책 기대가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두산이 3조 원이 넘는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의한 사례는 ‘법에 떠밀린 대응’이 아니라 ‘선제적 결단’이 시장 신뢰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보여줍니다. 삼성전자, HMM, 고려아연 등도 대규모 소각에 나서며 주주환원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의 그늘 또한 작지만은 않습니다. 첫째는 경영권 방어 수단의 상실입니다. 한국은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독소조항, 적대적 M&A 시 기존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여 인수자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경영권 방어전략) 등 글로벌 스탠더드 방어장치가 제한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사주는 사실상 유일한 전략 카드였습니다. 과거 SK와 소버린의 분쟁,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대립 사례에서 보듯 자사주는 의결권 부활을 통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소각 의무화는 이 옵션을 제거하게 됩니다. 적대적 M&A나 단기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대한 불안이 재계에서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둘째는 재무적 부담입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은 소각 과정에서 대규모 세금과 현금 유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SK㈜의 경우 자사주 24.8%를 소각할 때 약 5천억 원대 세금 부담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는 단순한 회계상의 숫자가 아니라 미래 투자 여력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주주환원을 위해 성장 투자 재원을 잠식한다면, 장기적 기업가치는 오히려 훼손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유동성 착시’의 위험입니다. 소각은 분모를 줄이는 재무적 조정입니다. 기업의 본질적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EPS 상승은 일회성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차입에 의존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경우, 이는 주주가치 제고가 아니라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보유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해도 비상금을 영구히 없앤다는 의미). 이자보상배율이 취약한 기업까지 무리하게 소각 경쟁에 뛰어든다면 또 다른 부실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제도 변화의 본질은 ‘자본의 질’을 묻는 데 있습니다. 기업은 이제 단순히 이익 규모가 아니라 자본 배분(capital allocation)의 능력으로 평가받습니다. 잉여 현금을 투자, 배당, 소각 중 어디에 얼마나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기업가치를 좌우합니다.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사적 도구가 아닌 모든 주주의 공동 자산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는 채찍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연착륙하려면 방패도 필요합니다.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제도적 보완 논의—차등의결권, 합리적 범위의 포이즌필 도입 등—을 병행해야 합니다. 동시에 자발적·장기적 소각 계획을 수립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검토할 만합니다. 강제와 유인의 균형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향한 강력한 신호탄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본업 경쟁력 강화 없는 소각은 숫자의 마술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불문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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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94008?date=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