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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 주가가 35% 넘게 급등했습니다. 전일 종가가 약 61달러였는데, 프리마켓에서는 71달러 근처까지 뛰었고, 결국 80 달러 넘게 급등했습니다.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4분기 매출과 준비금 수익을 합친 총수익은 7억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습니다. 이 중 7억3천3백만 달러가 준비금에서 발생한 수익이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데, 그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이 핵심 수익원입니다.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이 구조가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순이익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계속 영업 기준 순이익이 1억3천3백만 달러로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 4백만 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체질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조정 EBITDA는 4배 이상 증가해 1억6천7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0.43달러로, 시장 예상치 0.16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게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트리거였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총수익은 27억 달러, 조정 EBITDA는 5억8천2백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수익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USDC 자체의 성장도 눈에 띕니다. 연말 기준 유통량은 75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2% 늘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약 28%입니다. 특히 4분기 온체인 USDC 거래량은 11조9천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7% 급증했습니다. 유통량과 거래량이 동시에 늘어나면 준비금 수익과 네트워크 효과가 함께 강화됩니다. 이 부분이 서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현재 수익의 대부분은 준비금 이자에서 나옵니다. 다시 말해 금리 환경에 상당히 민감한 구조입니다. 만약 향후 금리가 빠르게 내려간다면 이익 성장 속도는 둔화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단순히 거래량 증가만 볼 것이 아니라, 금리 사이클과 준비금 운용 구조도 함께 봐야 합니다.

사업 확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자(Visa)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 발행사와 가맹점이 USDC로 결제 정산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 은행 영업시간에 묶이지 않는 정산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업 고객에게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또 자체 플랫폼 아크(Arc) 테스트넷에는 100곳 이상이 참여 중이며, 하루 평균 거래 230만 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Arc 메인넷 출시 계획과 CPN, 즉 Circle Payments Network의 확장입니다. 현재 55개 금융기관이 참여 중이고, 74개 기관이 심사 중이며, 연환산 거래 규모가 57억 달러까지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이는 USDC가 단순 크립토 생태계 안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 간 결제와 국경 간 정산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실적 발표 자리에서 CEO 제러미 알레어(Jeremy Allaire)는 스테이블코인을 AI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습니다. 앞으로 수십억 개, 수백억 개의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에서 경제 활동을 수행할 거라 주장했는데요. 그리고 그 에이전트들이 자동으로 결제하고, 자산을 이동시키는 구조에서 USDC가 기본 화폐 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테스트넷에서 AI 에이전트가 체인 간 USDC를 거의 0에 가까운 수수료로 자동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공개했다고 했습니다.

자동화된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인데, 다소 미래 지향적인 발언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니라 ‘인터넷 기반 금융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라 컨퍼런스콜 Q&A 시간에 첫 질문이 나왔는데요, 바로 AI 에이전트 경제가 어떤 순서로 커질지였습니다. 제러미 알레어는 정확한 타이밍을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개발자들이 체감하는 ‘전환점’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클로드(Claude) 계열과 오픈클로(OpenClaw) 같은 도구가 나오면서, 일반 개발자도 에이전트를 손쉽게 만들고 실험할 수 있게 됐고, 그 순간부터 “에이전트끼리 거래하려면 안정적이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즉시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에이전트 결제가 이미 블록체인 위에서, 그리고 USDC로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AI 열기가 스테이블코인과 Arc를 넘어 업계 전반의 호재가 될지 묻자, 알레어는 “AI 플랫폼과 블록체인 운영체제는 함께 가는 구조”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에이전트 간 계약, 분쟁, 데이터 증명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암호학적 증명 기반의 인프라가 필요하고, 그게 블록체인이라고 봤습니다. 여기서 서클이 은근히 던진 메시지는 “AI는 결제만 키우는 게 아니라, 온체인 계약과 토큰화 수요까지 키울 수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클래리티 CLARITY 법안에 대해서는 “거의 막바지”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워싱턴 특유의 변수를 인정하며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이 법안을 암호화폐 업계만의 숙제가 아니라 은행, 자본시장, 자산운용까지 이해관계가 얽힌 ‘시장 확장 레버’로 보았다는 점입니다. CLARITY가 통과되면 블록체인 활용 범위가 훨씬 넓어지고, 그 위에서 USDC의 쓰임도 더 커진다는 겁니다.

한편 이번 실적 발표 이후 급등한 서클 주가가 저점 대비 66% 오르면서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클은 작년 중반에 상장한 직후부터 계속 오르면서 '돈 복사기'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300 달러 근처에서 고점을 찍고 80% 이상 떨어졌는데요. 현재는 고점 대비 70% 정도 낮은 상태입니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소리죠.

우선 긍정적인 점은 이번 실적 발표 급등 한방으로 60일선 위로 올라와줬다는 점인데, 거래량도 매우 많았습니다.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여기서 조정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제부터 다시 상승세가 시작되는지를 확인하려면 우선 일봉 기준으로 구름대를 넘겨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구름대 안으로 진입한 상태인데, 작년 11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박스권을 통째로 넘기면 얼추 구름대에서 탈출할 수 있어 보입니다. 구름대 상단이 93 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93 달러에서 넉넉히 100 달러까지 큰 거래량을 동반해서 넘기게 된다면 분위기가 확실히 더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