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1,000만 원을 맡기면 연 3%의 이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투자한 기업은, 내 돈을 가져가서 1년에 몇 %의 수익을 내고 있을까요? 기업이 내 돈을 얼마나 똑똑하게 굴리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이자율도 모른 채 은행에 적금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앞서 살펴본 PER과 PBR이 주식의 ‘가격표’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면, 오늘 알아볼 ROE와 EPS는 기업의 진짜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주식가치평가의 핵심 지표입니다. 기업이 실질적으로 돈을 얼마나 잘 벌어들이고 있는지, 내 자산을 불려줄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ROE와 EPS에 대해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기업의 순수익 창출 능력, EPS (주당순이익)
EPS(Earnings Per Share)는 기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전체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즉, ‘주식 1주가 1년 동안 얼마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냅니다. 주식가치평가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뼈대와 같은 지표입니다.
어떤 기업이 1년 동안 100억 원의 순이익을 냈고, 총 발행 주식 수가 100만 주라면, 이 기업의 EPS는 10,000원이 됩니다.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을 때, 그 1주가 10,000원의 이익을 창출해 냈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EPS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것이 긍정적입니다. EPS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것은 기업의 사업이 번창하여 남기는 이윤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곧 주가 상승의 강력한 원동력이 됩니다. 반대로 EPS가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면 기업의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암시하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2. 내 자본의 투자 수익률,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Return On Equity)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 대비 얼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워런 버핏과 같은 가치 투자자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주식가치평가 기준이기도 합니다.
만약 기업이 100억 원의 자본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여 1년에 15억 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면, 이 기업의 ROE는 15%가 됩니다. 이는 은행 이자율과 직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직관적인 수치입니다. 은행 금리가 3%일 때 기업의 ROE가 10%라면,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자본을 불리는 데 유리하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통상적으로 ROE가 꾸준히 10%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은 사업 모델이 탄탄하고 경영진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ROE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성공적인 주식가치평가의 지름길입니다.
3. ROE와 EPS 분석 시 주의해야 할 함정
ROE와 EPS 수치가 높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매수 버튼을 누르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치 이면에 숨겨진 재무적 상황을 반드시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첫째, 과도한 부채로 인한 ROE 착시 현상입니다. ROE는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기업이 빚을 크게 내어 이익을 부풀리면 자본 대비 이익률인 ROE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채비율을 함께 확인하여 빚으로 쌓아 올린 수익률은 아닌지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일회성 이익으로 인한 EPS 급등입니다. 기업이 사업을 잘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나 공장을 매각하여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연도의 EPS는 급격히 높아지지만, 다음 해부터는 본래의 실적으로 돌아가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영업이익이 꾸준히 동반 상승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열어보고 EPS의 성장 추이와 ROE의 꾸준함을 점검하는 습관은, 흔들리는 시장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단단한 투자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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