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연준과 재무부를 향해 “비트코인 폭락을 세금으로 막지 말라”고 공개 경고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인 시장이 많이 흔들리는 시점이라 투자자 입장에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겠죠.
먼저 배경부터 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50% 넘게 하락했고, 2월 6일에는 6만 달러 선까지 밀렸습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청산되면서 낙폭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빚을 내서 투자했던 자금이 강제로 정리되면서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이 상황에서 워런 의원은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와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해 암호화폐 시장을 떠받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금융위기 때처럼 은행이나 기관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권한이 정부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비트코인 시장에까지 확장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워런은 최근 청문회에서 “납세자의 돈이 암호화폐 시장을 구제하는 데 쓰이느냐”는 질문에 베센트 장관이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장관은 “압수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워런은 이것이 현재 정부가 비트코인 매도 국면에 개입할 계획이 있는지 불분명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워런의 핵심 주장은 이렇습니다. 직접 매입이나 보증 같은 방식으로 세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 결국 일부 ‘크립토 억만장자’들만 더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죠. 시장 손실을 세금으로 메운다는 그림은 대중 정서상 부담이 큽니다.
여기에 정치적 맥락도 얹혀 있습니다. 워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암호화폐 사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3천 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이 회사가 약 173개의 래핑 비트코인을 매도했고, 1,175만 달러 규모의 USDC 스테이블코인 부채를 상환해 강제 청산을 피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만약 정부가 시장을 떠받친다면 이런 기업들에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또한 워런은 이 회사 지분 49%를 아랍에미리트가 보유한 구조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024년 대선 이후 투자 시점과의 관계도 따져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시장 문제를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연준이나 재무부가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을 직접 구제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입니다. 전통 금융 시스템과 달리, 암호화폐는 제도권 안전망 밖에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정치적 부담도 크죠.
둘째, 그렇다고 해서 유동성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결국 비트코인 가격에도 간접적으로 작용합니다. 직접 매입이 없더라도,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워런 의원의 이번 발언은 암호화폐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분열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한쪽에서는 제도권 편입과 규제 완화를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세금과 공적 자금의 개입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습니다. 2024년 대선 이후 정치 구도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역설적인 포인트도 봅니다. 코인 시장이 미국 정부가 결국 구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그 기대가 꺾이는 순간 단기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부 개입이 없다는 전제가 확실해지면 레버리지 구조가 정리되고 시장이 더 건강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통 이후의 구조 개선이라는 시나리오죠.
결국 미국 정부가 직접 떠받쳐 줄 것이라는 가정 위에 투자 전략을 세우는 건 위험합니다. 동시에, 정치적 발언 하나에 과도하게 휘둘릴 필요도 없습니다. 구조, 레버리지, 유동성 흐름을 냉정하게 보는 게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습니다. 6만 달러 전저점을 지켜주는지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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